‘이산가족상봉’ 대 ‘5.24조치’
<분석과전망>남북관계로까지 그 범주를 넓히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
북한이 핵 시험 중단 조건을 걸어 미국에게 한미연합훈련을 중단 요구를 줄기차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우리정부에게 이산가족 상봉 사업과 결부시켜 5.24조치 해제를 강조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리산가족 상봉을 떠드는 자들이 왜 그를 위해 가장 먼저 없애야 할 5·24 조치 같은 것을 계속 끼고 있느냐”
연합뉴스가 18일자로 보도한 것으로 '우리민족끼리' 18일자에 확인되는 내용이다.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바란다면 무엇이 선차이고 무엇이 후차인가를 똑똑히 알고 그를 위한 조건과 환경부터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한 말이다.
북한 정부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물론 아니다. 개인필명의 글인 것이다. 그렇지만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작년 말 우리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에 남북 당국회담을 제의하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자고 밝혔으나 북한이 지금껏 그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확인되는 첫 반응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정부가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북한이 5·24 조치 해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단일조건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정까지 하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민족끼리’는 남한 당국이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대북전단 살포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며 "총포성이 울부짖는 속에서 가족, 친척들이 뜨거운 형제의 정을 나눌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언급하는 등 다른 핵심적인 사안들도 여전히 강조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박근혜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설 이산가족상봉을 언급하는 것이 현실화되느냐하는 문제 때문인 것이 기본이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의 현실화 여부만큼이나 관심을 끄는 것은 더 있다. 북한이 우리정부가 강조하는 이산가족 상봉에 5.24조치 해제를 조응시키는 전술구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이 미국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을 요구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핵 시험 중단을 제시했을 때 전문가들이 가졌던 관심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에 핵 시험을 조응시키는 그것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곧바로 9.19공동성명을 상기했다. 특히 북미관계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다 그랬고 더 그랬다.
9.19공동성명은 2005년 북미가 합의한 북미관계정상화의 경로와 과정에 대한 문서이다. 9.19공동성명이 가장 크게 부각시킨 개념이 하나 있다. 행동 대 행동이라는 개념이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대 핵 시험을 1 대 1로 조응시킨 것은 북한이 제시하는 행동 대 행동의 전형적인 2015년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는 북한이 북미 간의 대화나 더 나아가 정상화를 강조하게 될 때 9.19공동성명을 언급한다는 것을 자주 보여준다.
중국의 지지까지도 바로 끌어내는 북한의 전술구사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놀라워했다. 한미연합훈련에 핵 시험을 1대 1로 연동하는 그 제안에 대해 그러나 미국은 거절했다. 3월초에 ‘키 리졸브’훈련을 시작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애초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것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수세를 읽었다. 그 수세의 모양새는 중국이 북한의 제안에 대해서는 지지를 하고 미국의 거절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것에서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한미연합훈련에 핵 시험을 조응시킨데 이어 이산가족 상봉에 5.24조치해제를 조응시키는 북한의 전술구사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한꺼번에 그리고 동시적으로 진행하려는 북한의 강력한 의지를 읽게 된다.
월 초에 남북대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들이 남과 북에서 동시에 확인하게 되었을 때 북한은 우리정부에 대한 비방을 자제할 대신에 대미 비판공세를 적극화했다. ‘통미봉남’의 반대의 예라며 ‘통남봉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남북대화의 흐름이 미국의 방해로 중단되곤 했던 과거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어쨋건 북한의 대미 대남 대화공세가 본격적이되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다른 때와 매우 다른 것은 북미 9.19공동성명의 원칙을 준용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행동’ 대 ‘행동’의 양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반의 정세흐름이나 현실은 관건이 미국 그리고 우리정부의 의지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미연합사훈련 중단요구에 일단 거절로 답한 미국에게서 그리고 이산가족상봉과 5.24조치 해제를 연동한 북한의 입장에 대해 우리정부에게서 그 어떤 전향적인 입장의 변화가 있게 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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