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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동지의 낡은 운동화

by 전선에서 2014. 3. 20.

 

 

 

 

동지의 낡은 운동화

              권말선


감옥 간 동지 대신
분주히 일하던 그녀
초여름 어느 촛불집회 때
낡은 운동화 대신
선물 받은 새 신발 자랑
신발바닥 닳도록 더 뛰겠다며
햇살처럼 환히 웃었지

광주로 향하던 5월 17일
느닷없이 듣게 된 체포 소식
몇 달을 억울하게 갇혀 있다가
옥문 열고 나오던 그에게
동지들이 신겨 준 새 신발
투쟁의 길 다시 뛰자는 듯
운동화 끈 단단히 묶여 있었지

촛불집회 가면서
거리 행진 하면서
운동화 슬쩍 내려다보면
그가 내게 물어오네
너는 얼마나 걸었는가?
너는 얼마나 뛰었는가?

누가 내 이름 불러주지 않아도
누가 내 수고 알아주지 않아도
티 나지 않는 작은 일
결국엔 큰 흐름 됨을 알기에
흔들리며 밝히는 하나의 초
넘실거리는 촛불바다 되라고
좁은 거리 누비며
넓은 광장 채우는

그대, 동지여!

투쟁과 모범의 선봉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휘날리는 깃발 아래
하나로 모이자

낡아진 동지의 운동화
거리거리 무수히 찍었을
발자욱, 수 많은 사연
가슴에 품고

가자, 달리자
저기 저 통일동산
새 세상으로!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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