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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여수 동백꽃

by 전선에서 2014. 3. 20.

 

 

여수 동백꽃


            권말선



겨울바람 앞에 당당한 동백을 두고
누가 꽃은 따슨 봄날에 핀다 했나
누가 꽃을 가을 지나면 시든다 했나

초록 잎사귀에도 붉음 배들 것 같다
저 태양햇살 온 몸에 휘 감고
추위 아금아금 견뎌내는 고고한 미소여

붉디붉은 꽃잎은 겨울 한 철 그대의 자랑인가
환청인 듯 떠도는 여순항쟁 민중의 피울음인가
아직 남해바다 지키고 선 장군의 넋이런가

꽃잎 아래 두 손 보듬고 기다리면
네 붉음 뚝뚝 손바닥에 고일 것만 같아
네 붉음 금새 심장에 스밀 것만 같아

바닷바람 찬 공기 우는 파도에도
거칠 것 없이 피는 동백 꽃무리처럼
우리도 뭉글뭉글 더 붉게 피어야겠네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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