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동백꽃
권말선
겨울바람 앞에 당당한 동백을 두고
누가 꽃은 따슨 봄날에 핀다 했나
누가 꽃을 가을 지나면 시든다 했나
초록 잎사귀에도 붉음 배들 것 같다
저 태양햇살 온 몸에 휘 감고
추위 아금아금 견뎌내는 고고한 미소여
붉디붉은 꽃잎은 겨울 한 철 그대의 자랑인가
환청인 듯 떠도는 여순항쟁 민중의 피울음인가
아직 남해바다 지키고 선 장군의 넋이런가
꽃잎 아래 두 손 보듬고 기다리면
네 붉음 뚝뚝 손바닥에 고일 것만 같아
네 붉음 금새 심장에 스밀 것만 같아
바닷바람 찬 공기 우는 파도에도
거칠 것 없이 피는 동백 꽃무리처럼
우리도 뭉글뭉글 더 붉게 피어야겠네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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