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 세계패권 유지전략을 제압하기 위한 북한의 총공세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 12일, 신형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현지지도장에서 한 이야기다. 북한이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동력으로 설정했다는 것을 확정해 밝히고 있다. 대북군사적대성을 그 어느 정권보다도 최고조로 높이고 있는 미국의 조 바이든 정권 그리고 그에 이승만 정권 이래 최고 최대의 수준으로 의탁.종속돼 가고 있는 한국의 윤석열 정권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공세’로 대하게 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는 익히 예고됐던 것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20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했다.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상시적 수준으로 전개하겠다고 한 것 등을 계기로 삼아 미국 앞바다를 향해 ICBM 실각 발사 훈련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와 예고를 한 것이다. 강력한 대미 위협이었다. 지난 2017년 북미대결전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즈음인 8월 김락겸 당시 전략군사령관이 ‘괌포위 사격훈련’을, 9월 리용호 외무상이 ‘태평양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시험’ 언급했을 때만큼이나 정치적 무게가 큰 것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7월 17일, ‘강력한 군사적 공세’의 시작을 공식화했다. 역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서였다. “현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적실한 방도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아 오손도손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실력행사로 그들의 강권과 전횡을 억제하는 것”이라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적 공세는 시작됐다”고 한 것이다. 명쾌하고 선명하다.
현 시기 북미대결전과 한반도 정세에서 이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올해 중하반기 정세를 관통하게 될 것이며 내년 4월 한국의 총선 특히 11월 미 대선 정세까지도 포괄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미 대선 이후 들어설 정부에 대한 규정력까지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현 시기 북미대결전과 한반도 정세에서 종심은 북한의 ‘강력한 군사적 공세’인 것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로 인해 현 시기 북미대결전은 새로운 국면으로 돌입해 있다. 북의 ‘군사적 공세’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북미군사대결전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를 단념시킬 때까지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간다고 하는 것은 현 시기 북미대결전과 한반도 정세에서 어떤 정치안보적 의미를 갖는가? 그리고 그 ‘강력한 군사적 공세’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 것인가?
향후 정세를 전망하고 그에 걸맞는 태세를 갖추는 데 있어서 파악해야할 기본적 문제이다.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실력 있는 군사전문가나 정세분석가가 아니어도 현 시기 북미대결전 정세 흐름을 있는 그대로 따라가면서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접근한다면 누구할 것 없이 능히 간파할 수 있다.
1.미국의 대북군사적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제압하려는 북한의 정치안보적 대응은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현 시기 구사하고 있는 대북군사공세는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다. 수위는 높고 강도는 세다. 미국은 최근 들어 장거리 핵전략폭격기 ‘B-52H’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들을 연속적으로 벌였다. 전략정찰자산들을 동원해 고강도의 대북정찰활동도 쉼 없이 벌였다. 이어 18일엔 서울에서 한미동맹 역사상 최초인 한미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으며 부산엔 42년 만에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들였다.
이 중 미군의 대북공중정찰은 선을 넘는 것이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월 2일부터 9일까지 연 8일간에 걸쳐 전략정찰기들인 《RC-135》와 《U-2S》, 무인정찰기 《RQ-4B》를 동해와 서해상공에 띄워 북한의 전략적 종심지역에 대한 공중정탐행위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북한 동해 영공 수십㎞를 수차례나 침범하기도 했다.
전례 없는 고강도 대북군사공세에서 SSBN 켄터기함 부산 기항도 빼놓을 수 없다. SSBN은 ICBM, 장거리 폭격기(B-52H·B-2A)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이다. 켄터키함은 사거리 1만3천㎞에 달하는 SLBM을 무려 20기나 탑재하고 있다. 그 위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1천 600배나 된다. 북한을 초토화시키고도 남을 전력이다.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들인 폭격기와 정찰기, 전략핵잠수함과 핵항모를 상시수준으로 전개하는 것은 사실, 전쟁을 예고한다. 전쟁 선포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곳곳에서, ‘지금 당장 전쟁이 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 돌고 있는 건 그에 대한 반영이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같은 경우, 22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는 며칠 내로 전쟁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을 높이는 미 대북군사활동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강력했다. 먼저, 미국의 대북정찰활동을 타격대상으로 꼭 집었다. 국방성이 10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1969년 《EC-121》간첩비행기와 1994년 군사분계선 우리측 지역에 침입한 자국정찰직승기가 어떤 비극적 운명을 당하였는지 그리고 2003년 3월 전략정찰기 《RC-135》가 어떤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지를 다시한번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미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화들짝했을 것이다. 예컨대, 1969년 4월 15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북상해 소련 태평양함대의 동태를 탐지한 후 동해를 따라 남하하면서 북한 연안을 정탐하고 있었던 미 정찰기 EC-121이 북한에 격추당해 미군 31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을 고통스럽게 떠올렸을 수도 있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이 나섰다. 10일 담화로 “우리측 군사경계선수역은 물론 경제수역상공도 미군정찰자산들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미국의 군사연습마당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경제수역상공 그 문제의 20~40㎞ 구간에서는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11일엔 미국과 한국을 직격하는 담화도 발표했다. ”해당 공역과 관련한 문제는 우리 군과 미군사이의 문제”라고 한 뒤 “《대한민국》의 군부가 또다시 미군의 도발적 행동과 관련하여 중뿔나게 앞장에 나섰“다면서 ”《대한민국》의 군부깡패들은 주제넘게 놀지 말고 당장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미국에 “반복되는 무단침범 시에는 미군이 매우 위태로운 비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다.
미국의 반북군사공세에 대한 북한의 가장 수위 높은 대응은 신형 고체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였다.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쏴 올린 것으로 최대 정점고도가 6천648.4㎞였으며 거리는 1천1.2㎞, 총 비행 시간은 4천491초(74분51초)였다. 신형 ICBM 화성-18형에 대해 미국의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통상 액체연료 미사일이 추진력이 더 강해 고체연료 미사일보다 고도와 사거리가 더 많이 나오지만 화성-18형은 역대 가장 높은 정점 고도를 기록했다”며 “더 발전된 기술의 대형 고체연료 미사일로 고난도의 궤도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씨어도어 포스톨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기술·국가안보정책 명예교수 같은 경우, 최대 3개의 핵탄두와 여러 개의 요격 미사일 교란용 디코이(유인물)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ICBM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전문가들 거의가, 고도가 높고 비행 또한 장시간이어서 사거리가 1만5천㎞를 넘어 미국 전역을 포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체연료에다가 다탄두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까지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후인 14일 김여정 부부장이 또 다시 나서 쐐기를 박았다. 담화를 발표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이라며 "가장 적대적이며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반공화국 핵 대결 정책을 철저히 제압, 분쇄“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어 19일 이른 새벽에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다. 일본 언론들은 최고 고도가 50㎞, 비행거리는 약 550∼600㎞라면서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부산에 기항한 SSBN 켄터키 함을 겨냥했을 것이다. 북한은 20일엔 또 다시 국방성을 내세워 대미군사공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강순남 국방상이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가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이어 22일엔 순항미사일 여러 기를 한꺼번에 기습발사했다. 수십m~수백m 초저고도로 궤도를 이리저리 바꿔 비행해 레이더 등으로 탐지·추적이 힘들고 한반도 전역은 물론 미 증원전력이 배치된 주일미군 기지를 언제든 핵으로 때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순항미사일이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군사적대 강화에 전략적 대응을 이렇듯 또 다시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미 대북적대 제압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정치안보적 공세이다.
2.북의 ’강력한 군사적 공세‘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제압하고 더 나아가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과 세계패권 유지전략을 파탄시키려는 반제평화전략의 일환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공세’를 미 대북적대정책 제압에 국한된 것으로 보는 분석가들은 없다.
미국이 고강도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벌이는 가운데 대북정찰활동을 전시 수준으로 벌이며 SSBN까지 한반도 전개하는 등 대북군사공세를 높이고 있는 목적은 또렷하다. 기본적으로는 한반도지배전략을 관철하기 위해서이지만 현 시기에서는 미 동북아패권전략에서 중추인 한미일군사동맹을 구축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대북군사적대 강화로 한반도정세를 긴장시켜 북중러 간 연대와 협력에 맞서 신냉전을 한층 첨예화시키기 위해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 지는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것이다. 미 합참의장에 지명된 찰스 브라운 미 공군참모총장이 11일 상원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취임하면 한미일 3국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공중 및 미사일 통합 방어, 정보 공유, 합동 훈련과 연습, 사이버보안과 전자전을 포함한 기술 협력 분야에서 3자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설명도 했다. 바이든 정부는 14일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해상미사일방어훈련, 대잠전훈련, 해양차단훈련을 포함한 3국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라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군은 이를 위해 16일, 존핀함을 위시로 한국의 율곡이이함과 일본의 마야함 등 이지스구축함을 동원해 북한의 핵과 ICBM 발사에 대응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는 8월 18일엔 한국과 일본의 정상들을 불러 미국에서 ‘한미일정상회의’를 열게 된다.
미국이 대북군사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종국적으로는 세계패권 몰락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이다. 하루가 멀다하게 가속화되고 있는 세계패권 몰락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에 사활을 걸고 대북군사공세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공세‘는 바이든 정부가 대북군사공세를 강화하는 그 목적들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군사적대가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의 일환인만큼 ’군사적 공세‘로 미국의 대북적대를 ’단념‘시키는 것은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을 파탄시키는 것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공세‘는 아울러,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이 미 세계패권의 몰락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인 만큼 미국의 세계패권 유지전략을 파탄시키는 결정적 동력이기도 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공세‘는 미국의 대북적대를 단념시키는 정치안보적 기제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을 파탄시키고 이를 통해 미국의 세계패권 유지전략을 파탄내는 결정적 정치안보기제인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대결전에서 구사하고 있는 전반의 대미전략들에 대해 세계의 수많은 정세분석가들이 ‘김정은의 반제평화전략’이라고 명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바이든 정부는 대북적대정책 완전 폐기 말고는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저지할 수 있는 방도를 갖고 있지 않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적 공세‘가 미국의 대북적대를 단념시키고 그를 통해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과 세계패권 유지전략을 파탄내는 결정적 정치안보기제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에게 현 시기 대북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는 것이 된다.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는 일이 바이든 정부에겐 최고의 정치안보현안으로 돼 있는 것이다.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 6월 22일 공개한 「북한:2030년까지 핵무기 활용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국가정보평가서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3가지 경로로 분석하고 있는데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공격이나 단순 방어로 사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하면서 ‘강압적 목적’에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강압적 목적’의 정점에 있을 것이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이다.
미국이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을 방법을 갖고 있기는 하다. 실질적인 북미대화 즉, 북미정상회담이 그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수가 없다. 북한이 미 대북적대정책의 완전한 폐기를 북미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북미대화의 선결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한반도 전략 무기 반입 금지, 대조선 제재 해제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를 내세워 놓고 있는 것이다. 이후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수정할 리 없는 대원칙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을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못한다는 것은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 저지를 포기한다는 것과 등치되지는 않는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어떻게 해서라도 막을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미연에 막는 문제와 관련해 흥미로운 정세흐름이 있다. 두 가지다.
일본 후미오 기시다 총리가 만들어내고 있는 북일정상회담 흐름이 그 하나이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직후 느닷없이 ‘조건 없는 북일정상회담’을 들고 나왔다. 바이든 정부가 사용하는 ‘조건 없는 북미대화‘를 차용한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는 지난 해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는 물론 지난 5월 27일에도 북일정상회담을 연이어 언급했다. 북한이 내보인 반응이 일정하게 작동을 했을 수도 있다. 5월 29일 박상길 외무성 부상이 담화를 통해 “조일관계 개선의 출로를 모색하려 한다면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6월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까지 했다.
기시다 총리가 북일정상회담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분석가들이 미 국무부가 개입.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저지해야하는 바이든 정부의 이해관계가 기시다의 북일정상회담 제기에 투사됐다는 것이다. 그럴 것이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북일정상회담을 제기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북한을 대화에 관여시키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었다. 분석가들은 북일관계 개선 흐름으로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저지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외교전이라고 분석을 한 것이다. 그럴듯하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과 관련해 또 하나 흥미로운 흐름이 최근 방중을 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행보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월 19일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하고,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게 압박할 ‘특수한 위치’에 있다”라는 말을 했다. 앵무새처럼 읊는 외교적 수사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에 ‘북한의 위험한 행동’ 즉, ‘강력한 군사공세’를 만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기시다의 북일정상회담 흐름 조성과 블링컨의 행보는 이렇듯,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으려는 바이든 정부의 외교전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바이든 정부의 외교전은 무망할 수밖에 없다. 기시다 총리의 북일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은 박길상 부상을 통해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대국적 자세에서 새로운 결단을 내린다면”이라는 기시다 총리가 수용할 수 없는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한반도 정세 안정에서 미국이 역할을 높일 것을 적극 주문했다. 기시다의 북일정상회담 흐름 조성도 블링컨의 행보도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막을 수 있는 기제가 아닌 것이다.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에 대한 외교전이 무망한 상황에서 미국이 또 다른 범주인 군사영역에서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 저지에 집중할 것은 당연하다. 예컨대, 북한의 미사일을 사전에 탐지는 못해도 공중에서 파괴할 준비를 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요격이다. 미국은 본토를 미사일 위협에서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지상 기반 대기권 밖 방어'(GMD)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 GMD에 장착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이 기술적 한계가 있어 이를 대체할 차세대 요격미사일(NGI)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브라운 합참 내정자는 북한의 ICBM 공격에 대한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GBI에 이후 NGI를 업그레이드해 보강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처한 현실은 브라운 합참 내정자의 입장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바로 보여주었다. 포스톨 교수가 북한의 신형 화성-18형은 다탄두 ICBM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미군은 다탄두 ICBM을 요격할 체계를 아직까지는 완비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미국은 이처럼 외교전이나 군사전으로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사전에 저지할 수가 없다. 북미대결전 정세는 결국, 북한이 의도하고 있는대로 미국이 북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그대로 허용하느냐 아니면 대북적대정책을 완전히 폐기하느냐 하는 국면에로 치달아가고 있다.
4.미국의 앞바다는 떨고 있을 것인가
바이든 정부가 대북군사적대를 지속할 경우 북미군사대결전이 이전과는 성격도 양상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은 당연하다. 북한은 군사적 공세를 중심으로 새로운 북미군사대결전을 주동하면서 체계적인 경로를 밟아가며 그 경로마다에 새로운 내용을 채우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경로일지 또 그 경로마다에 어떤 내용이 채워질지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친절하게도 익히, 풍부하고도 세세하게 알려줬기 때문이다.
북한은 첫째, 미국의 대북전략정찰활동을 타격할 수가 있다. 미군이 고강도의 대북정찰활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이다. 국방성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둘째, 한반도에 전개된 미 전략자산을 타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그 징후는 지난해 가을 그리고 최근엔 부산의 SSBN 켄터키함에 대해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날린 것 등에서 기히 확인이 됐다. 북한은 셋째,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강도 높은 타격을 할 수 있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로우 키’로 하지 않았을 경우이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공세적 대응을 했다는 것을 상기하면 바로 알 수가 있다.
새로운 북미군사대결전 하에서 북한이 구사할 군사적 공세는 이것들이 다가 아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7.17담화에서 “우리는 윤석열이나 바이든과 같은 그 어떤 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전략을 구사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특등앞잡이인 《대한민국》과 세계악의 제국인 미합중국을 상대로 장기전략을 세워야 하며 압도적인 억제력에 기초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망적인 안전담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정세에서 특별히 부각되는 전략적 지점이 둘 있다. 김여정 부부장의 2.20담화에 언급돼 있는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라는 것 그리고 7월 12일 있었던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이다.
미국은 한반도를 70여년 넘게 미국의 해외군사훈련장으로 삼아왔다. 김여정 부부장이 북한의 군사경계선수역과 경제수역상공에 대해 “미군정찰자산들이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미국의 군사연습마당이 아니다”라고 한 언급을 특별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정세 격돌시, 미국이 한반도를 군사훈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등가로 정비례시켜 미국의 앞바다를 군사연습마당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군사전문가들이 2017년 중하반기 조미대결전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 북한이 공언한 것들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주목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김락겸 전략사령관이 언급했던 ‘괌포위 사격훈련’과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했던 ’태평양 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들은 지나간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북미군사대결전이 첨예화할수록 더 부각되고 있는 중이다.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는 기본적으로는 핵보유 전략국가의 일반적인 핵무력 고도화 사업이다. 하지만 북미군사대결전 정세 흐름상에 있어서는 ICBM 실각 발사 훈련을 시사한 김여정 부부장의 2.20담화와 연계돼 있다. 김여정 부부장의 2.20담화가 나왔을 때 미국의 일부 사람들은 1941년 12월 7일 아침에 있었던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떠올렸을 지도 모른다. 당시, 일본 해군의 공격으로 미국은 12척의 미 해군 함선이 피해를 입거나 침몰했고, 188대의 비행기가 격추되거나 손상을 입었으며, 2,335명의 군인과 68명의 민간인이 죽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태평양으로의 ICBM 실각 발사훈련’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 시기 세계정세는 미국의 세계패권이 무너지고 있음을 생중계하듯 보여주고 있다. 아프칸에서의 패퇴는 당연하고 복잡할 듯이 보이는 우크라사태도 본질적으로는 미국의 패권 몰락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특히 미 우방들이 하나둘씩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마저 중국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태평양으로의 ICBM 실각발사 훈련’을 실제로 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미국이 떠안게 될 정치안보적 위기는 계량하기 어렵다. 북한의 ICBM이 미국 앞바다에 떨어지는 즉시 미국의 군사안보패권은 물 먹은 담벼락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곧 빛의 속도로 허물어져 내리게 될 것이다. 더불어 정치안보도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안보는 물론 정치까지도 단숨에 ‘패닉’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북한의 ‘태평양으로의 ICBM 실각발사 훈련’은 미국 패권을 단숨에 붕괴시킬 결정적 정치안보기제인 것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에겐 사활적 문제이다. 만일 북한이 미 대선을 몇 개월 앞두고 미 앞바다에 ICBM 실각발사를 하게 된다면 다른 것은 다 차지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희망은 미사일에 맞아 하늘로 솟구쳤다가 바다로 떨어질 물기둥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2.20담화에서 태평양을 군사연습마당으로 하게 될지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계속해 대북군사공세를 높이게 된다면 이에 맞서 북한은 마침내, 가장 적절한 날짜를 잡아 세 번째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 혹은 네 번째 ICBM 화성-18형을 태평양의 미국 앞바다를 향해 실각으로 발사할 수도 있다. 그 이전의 모든 ‘군사적 공세’를 총화하는 위상을 갖게 될 최대.최고의 ‘강력한 군사공세’이다. 물론, 그 어떤 군사전문가들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양태의 ‘강력한 군사공세’를 결행할 수도 있다.
그때, 세계는 미국의 70여년 대북적대정책이 ’김정은의 반제평화전략‘에 의해 어떻게 제압을 당하고 그로 인해 미 동북아패권전략의 중추인 한미일군사동맹 구축전략 더 나아가 미 세계패권 유지전략이 어떻게 파탄되는 지를 놀라움 속에서 지켜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현 시기 북미대결전 흐름에 기반해 상정해본 추정일 뿐이다. 그 추정보다 더 분명해진 것이 있다. 북미대결전과 한반도 정세가 미 대북적대정책에 대한 북한의 제압을 중심에 놓고 전개되고 있는만큼 북한이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결행하느냐 아니면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완전히 폐기하느냐 하는 새로운 북미대결전에 진입해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전후 이래 최고의 긴장과 위기를 동반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종국적으론 승리로 가는 공정이다. 그리 멀지 않은 날에 차려질 승리를 준비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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