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미국을 제압하기 위해 더 공세화되고 더 강화되는 북의 핵무력 정책
북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가 북 정권 수립 하루를 앞둔 8일,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해 북핵이 더 이상 협상 대상이 아니며 비핵화도 없다는 걸 그리고 이후 핵강화를 하게 될 것임을 선포했다. 전 세계에 알린 선포였다. 모든 전시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번 핵무력 법제화는 2013년 4월 1일에 채택된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에 이은 두 번째다.
세계는 화들짝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 반북국가들이 받았을 충격은 계량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7차 핵시험을 예상했었는데 7차 핵시험 보다 더 위력적인 핵폭탄을 맞은 격이다.
1.핵무력 정책의 법제화
최고인민회의가 법령으로 채택한 핵무력 정책은 총 11항으로 구성됐다. 법령 3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다고 했다. 이어 핵무력은 "국무위원장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는 내용도 적시돼 있다. 당연한 것이되 수령을 정점으로 하는 북 주체사회주의 원리에 정확히 부합한다.
"국가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
법령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자동적으로 즉시'라는 말에 방점을 찍었다. 지휘부가 유사시 타격을 받게 되면, 핵공격 작전계획이 '자동으로 즉시' 시행된다 걸 밝힌 것이다. 북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륙무기 공격이 감행됐을 경우는 물론, 사전에 그 상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아울러 "유사시 전쟁의 확대와 장기화를 막고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도 핵무기를 쓰게된다고 했다. 거침이 없다. 또한 "기타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도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매우 공세적이다. 미국을 비롯해 미국과 함께 하는 동맹국들에게 가하는 최고 높이의 정치군사적 공세인 것이다.
법령은 핵무력에 대해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 공격으로부터 국가주권과 영토 완정, 인민의 생명안전을 수호하는 국가방위의 기본 역량"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그 기본사명이 "적대세력으로 하여금 군사적 대결이 파멸을 초래한다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고 침략과 공격 기도를 포기하게 함으로써 전쟁을 억제하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법령은 이어 "전쟁 억제가 실패하는 경우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을 격퇴하고 전쟁의 결정적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적 사명을 수행한다"고도 덧붙였다.
법령은 비핵국가라 하더라도 핵보유국과 결탁해 공격을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도 내비쳤다. 한국과 일본 등이 비핵국이지만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한, 핵무기 사용 범주에 예외가 아니란 걸 분명히 한 것이다.
2.포기도 협상도 없을 북핵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위원회 시정연설을 통해 핵무력 법제화와 강화문제에 대한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설명을 주었다.
미국이 북에 사상 최대의 제재와 봉쇄를 가 하는 건 핵 포기를 강제하기 위해서이며 핵포기는 북을 붕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내려놓고 있는 결론이다. 가히 쐐기를 박았다. 미국의 대북적대와 대북붕괴 기도에 맞서자면 핵폐기는 물론 비핵화 협상도 없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다.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로 '핵적수국인 미국을 전망적으로 견제'하는 것도 들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력 법제화가 갖는 의의에 대해 "핵을 놓고 더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동시에, 법제화한 핵정책을 바꿀 수 있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상이 변해야 하고 조선반도의 정치군사적 환경이 변한다면" 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요하다. 핵포기도 비핵화 협상도 없다며 대미공세를 한껏 끌어올려 예각화하면서도 다른 한 쪽에는 미국이 빠져 나갈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핵무력 강화를 미 한반도지배전략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직결시키는 전략적 태세이다. 그것엔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규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있다.
3.강화될 핵무력
"미국과 그 추종무리들의 반공화국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의 핵 무력 강화노정은 끝나지 않을 것"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은 우리의 국위이고 국체이며 공화국의 절대적 힘이고 조선인민의 크나큰 자랑"이라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 또한 깊게 박은 쐐기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인한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는데 비례해 북의 절대적 힘은 계속 가속적으로 강화되고 미국이 부닥치게 될 안보 위협도 정비례하게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미의 대북 군사압박 동향을 거론하며 "공화국의 국방성과 국방공업은 조성된 국면을 군력강화의 더없는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핵무력의 전투적 신뢰성과 작전운용의 효과성을 높일수 있게 전술핵운용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수단의 다양화를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하여 핵전투 태세를 백방으로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전술핵무기를 한반도 유사시 동원되는 미군 증원세력이나 주한미군의 핵심시설 등을 타격할 수 있도록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울러 "공화국 핵무력은 우리 국가에 대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을 억제하고 전망적인 위협을 관리하는데서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해 핵무력 강화가 당장엔 미국의 도발 억제와 위협 관리에 작동하게 된다는 것도 알렸다.
4.핵보유 전략국가다운 위용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핵무기를 다른 나라 영토에 배비하거나 공유하지 않으며 핵무기 관련 기술·설비·무기급 핵물질을 이전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렇게 '전파 방지' 입장을 밝혔다. 특별치 않다. 비록,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는 했지만 세계 4대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취하고 있는 책임적인 태세다.
핵선제타격론에 이어 핵무력 정책 법제화로 북핵에 대해 흥정대상이 아니고 비핵화도 없다고 쐐기를 박고 또 한편으론 핵무력 강화 입장도 분명히 하는 등 공세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북의 핵무력 정책은 이후 세계정세와 정치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과학적인 전문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서둘러 심층적으로 분석해야할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중앙위원장의 입장과 견해는 주목할만하다. 주가노프 위원장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낸 정권수립 축전에서 "우리는 당신의 정력적 영도 밑에 최근 조선인민이 미제와 그 주구들의 도전적이며 무분별한 도발 책동을 성과적으로 물리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핵무기와 효과적 운반수단과 같은 인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민족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잠재력을 보유한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끊임없는 노력과 과감한 전진은 경탄을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북의 핵무력 정책 법제화와 강화에 대해 밝히고 있는 공개적인 '고무 찬양'이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획득하고 있는 위용은 그렇게 높이 그리고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5.북핵은 우리민족에게 그리고 세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미국의 대북적대에 맞서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 핵무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북의 핵폭탄급 선포는 북핵이 우리 민족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야말로 과학적 분석가들이 현 시기 심층적으로 벌여야할 최고 중요한 분석작업이다.
'북한 비핵화'. 그동안 반북세력들이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해왔던 반북단골소재이다. 족히 30년이 넘는다. '북한 비핵화'는 아울러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을 동맹국으로 묶어내는 데에서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반북보수세력들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확장시키는 데에서 주구장창 사용하곤 했던 위력한 정치기제였다. 사실, '북한 비핵화!' 하면 모든 게 다, 통했다.
그러나 북의 이번 핵무력 정책 법제화와 강화 조치 이후 그것들은 순식간에 그 정치적 효용성을 잃게 될 수 밖에 없다. 북의 '핵무력 법제화' 그리고 핵무력 강화가 한미일 등 반북세력들의 '북한 비핵화'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그 정치적 기능을 밑둥에서부터 허물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는 이제 더 이상 반북 소재도 미국이 동맹을 동여매는 정치기제일 수도 없다. 미국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비핵화를 언급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도 귀 담아 듣지 않는 '흰소리'일 뿐이다.
더 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보여주고 있듯 자본주의 국가의 핵은 전쟁과 패권을 위한 핵이지만 주체주의 국가인 북의 핵은 그 성격과 위상이 완전 다르다.
분단체제 하에서 우리 민족의 전쟁 억지력은 그 자체로는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평화 또한 통일을 곧바로 보장해주지 않는다. 전쟁억지력에서 더 나아가 평화를 공고히 체제화하고 그에 기반해 통일을 추진하는 게 통일의 합법칙적 공정이다.
북핵은 일단, 전쟁 억지력을 확보했다. 원자탄과 수소탄 그리고 ICBM 즉, 양탄일성을 가진 북은 SLBM에 이어 올 들어선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세계가 북을 핵보유 전략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다. 사실상, 북은 세계4대 군사강국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미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옳다.
전쟁 억지력을 확보한 북핵이 구상하고 있을 것은 당연하게도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 수립이다. 그러나 북핵은 평화 체제 수립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 북핵은 평화체제 수립에 기반해 통일을 담보하는 물리력으로 작동하게 된다.
전쟁 억지와 공고한 평화체제 수립 그리고 통일 실현. 북핵이 객관적으로 담보하고 있는 위력한 역할이다. 원리가 그렇고 현실이 그렇다. 북핵이 전쟁과 패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북핵은 결코 북엣 것만이 아니다. 북핵은 민족적 관점에서 우리민족이 보유한 전략자산인 것이다. '불가역적 핵보유 전략국가' 북이 보유하고 있는 핵은 결국, 우리 민족에게 평화와 통일의 핵으로서의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북핵과 우리민족의 자주통일역량으로 평화와 통일을 실현한다는 건 미국의 70여년 한반도지배전략을 파탄낸다는 걸 의미한다. 북핵은 예나 지금이나 북미대결전에서 최전선이다.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에 맞서 30여년 가까이 핵 개발과 완성 노정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북이 94년 10월 제네바합의를 시작으로 2018년 싱가포르북미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북미대결전의 평화적 종식을 도모했지만 그러나 미국은 그 어떤 것도 이행하지 않았고 그 합의를 깨기 위해 적극 책동했다. 제국주의다운 행보이다.
그 과정은 대화를 통한 북미합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뼈에 사무치도록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북이 조선로동당 8차 대회에서 '대외 정치활동을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한 것은 북미대결전을 새롭게 총화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 또 하나의 실천적 귀결이 이번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와 강화 결정이다. 미국을 제압.굴복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하려는 북의 '새로운 북미대결전'은 그렇듯 본격화되고 있다.
전쟁억지력을 달성한 북핵은 새로운 북미대결전에서 현 시기 미국 발 신냉전 구도를 정면에서 겨냥하게 된다. 필연이고 합법칙적이다. 미국의 70여년 한반도지배전략을 총 파산시키는 세기적 공정이다.
북핵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자주통일 실현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을 파탄시킨다는 점에서 우리민족이 보유하게 된 전략자산이다. 이것이 북핵이 세계에서 갖는 의미다.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의 파산은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다. 제국주의 미국의 쇠퇴를 결정적으로 촉진시키는 공정이 미 한반도 지배전략의 파탄인 것이다. 이는 북핵이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자주와 평화, 친선을 촉진할 정치안보기제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정해준다.
이렇듯, 세계는 격동하고 있다. 세계를 격변시켜 자주화된 세계로 이끌어가려는 거대한 흐름이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북의 이번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와 핵무력 강화 조치를 통해 세기적 정세흐름의 한 복판에 우리 민족이 우뚝 서있음을 경이롭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 어느 누가 보아도 객관적으로,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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