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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고사문] 2022 임인년 대보름 지신밟기

by 전선에서 2022. 2. 18.

 


세차
임인년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아직은 겨울날의 쌀쌀함이 대지에 가득하고 
몇 년간을 이은 코로나로 지친 몸과 마음이나
도도한 역사를 품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용산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극한 마음을 모-두 담아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코로나 퇴치 그리고 용산구민의 만복을 기원하며
용산구민들과 용산풍물패 미르마루가
꽹과리, 태평소, 징, 장구, 북을 앞세워 
용산의 곳곳을 다니며 지신밟기를 했습니다.

2022년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는 먼저
용산에서 태어나 일제의 심장에 수류탄을 날렸던 이봉창 의사를 기리며 이봉창 광장에서 시작했습니다.
용산행복중심생협 앞에서 이 땅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만복을 빌었고
외세에 맞서 동학농민항쟁을 펼쳤던 녹두장군 전봉준의 뜻을 기렸습니다.
효창공원에서는 독립운동과 민족의 하나됨을 위해 애쓰셨던
김구 선생을 비롯한 선열들을 추모했습니다.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는 일제와 그 부역자들의 만행과 항일의 역사를 기록한
임종국 선생님의 뜻을 받들자고 다짐했습니다.민주인권기념관 앞에서는 박종철 열사를 비롯하여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신 열사들을 추모했습니다.
끝으로 여기 캠프 킴에서 다이옥신을 비롯한 온갖 오염물질로
미군기지를 오염범벅으로 만든 미국이 깨끗이 정화할 것을 요구하며
120여 년 세월 외세에 시달리던 용산이 
자주의 땅, 해방의 땅 용산으로 바뀌기를 염원했습니다.
아울러 이제는 코로나 역병이 깨끗이 사라지기를 
그래서 우리 용산구민 너나없이
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염원하며
한 판 푸진 굿을 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부지런한 손과 발로 온갖 수고를 다 바쳐
짓고, 쌓고, 이루고, 거두고, 지키고 나누면서도
하늘과 땅, 삼라만상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허함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먼 후대의 삶까지 염려하시어
남쪽을 지키는 주작의 형상으로
북쪽을 지키는 현무의 형상으로
동쪽을 지키는 청룡의 형상으로
서쪽을 지키는 백호의 형상으로
자신의 삶이 다하면 혼이 되어서도
후손들의 행복한 삶을 지켜주려 애쓰셨습니다. 
조상들의 끝없는 사랑에 감읍하며
우리도 후대들이 살아갈 용산을 위하여 애쓰겠습니다.

2022년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를 하며
작게는 나와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눈을 들어 이웃과 그 이웃의 안위를 기원하고
나아가 우리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기원하며
전쟁 없는 세상, 주한미군 없는 세상, 모두가 화목한 세상을 기원합니다.
나보다 남을 위해 살다 가신
선열들, 선조들의 사랑과 지혜를 닮고자 합니다.

푸진 굿 속에 푸진 삶이 있다는
용산풍물패 미르마루의 흥성한 지신밟기로
우리의 뜻은 저 높은 용마루에 두고
우리의 흥은 날에 날을 더하라고
고흥-, 고흥-을 외쳐봅니다.
이 땅의 모든 액이 물리쳐지길 바라며
달집을 태우듯 이 염원의 문장을 태우겠습니다.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과
코로나 퇴치, 용산구민의 만복을 빌며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 2월 12일 
임인년 대보름 지신밟기에 참가한
용산주민, 서울대진연 풍물동아리 너울, 용산풍물패 미르마루 일동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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