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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전두환이 죽었다

by 전선에서 2021. 11. 23.

전두환이 죽었다

권말선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설령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죽음 앞에서는
잠시 명복을 빌어주는게
우리네 순전한 마음이건만

아니다
지금은

왜 끌고갔느냐
왜 죽였느냐
왜 짓밟았느냐
물음에 대답도 없이
무릎꿇는 죄닦음도 없이
고개 빳빳이 들고
벼락도 맞지 않고
왜 지금껏 멀쩡히 살아왔느냐고
소리질러 본다
화를 내본다

왜 저놈을 사면해줬는가
마지막 분, 초까지 감옥안에서 살며
부끄러움이 뭔지 알게했어야 했는데
저것도 인간이라고 경호를 해 주고
착취와 은닉의 재산으로 
대대로 뻔뻔하게 잘 살게 하느냐고
삿대질 하며 따지고 싶다

광주의 영령들이시여
독재의 희생자들이여
놈이 묻힐 땅이라면
놈이 베고 누울 땅이라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물길하나
돋아나게 마시라, 허락하지 마시라
살아 사죄 한마디 없었던 놈
죽어서나마 목마르게
죽어서나마 외면당하게
지탄받게 하시라
놈의 권력에 기생한 자들도
몽땅 다 응징하시라
놈을 닮은 대통령, 권력자
다시는 없게 하시라

전두환이 죽었다
죽어버렸다
놈의 죽음 앞에서
우리 뜨거운 결심은 하나
“독재타도! 살인마 처단!”
지금도 왕왕한 그 외침 이어받아
“적폐청산, 민중이 주인인 세상!”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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