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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갱년기

by 전선에서 2021. 11. 16.

갱년기

권말선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 언니들께
말씀은 많이 들었어요

언제 오실까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머무르실까
두루 궁금했는데
막상 뵈니 초면이라 그런지
살짝 당황스럽군요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친해지면 좋겠어요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
때때로 당신 탓을 하더라도
또 때로 당신을 외면하더라도
너무 서운해 마셔요
시나브로 생겨난
마음의 여백에 움찔 놀라
긴장과 적응을 반복하며
익숙해지려 애쓰는 중이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즐겁고 뜨겁고 아픈 시간 지나오며
나이 오십을 맞은 덕분인 듯해서
뿌듯한 마음도 없지 않답니다
우습겠지만..., 정말이에요

이리 오셨으니
계시는 동안
모쪼록 편히 지내셔요
뜨거움도 아픔도 눈물도
뭉글뭉글 녹여가며
잘 지내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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