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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미 대선 이후와 북의 핵전력 강화

by 전선에서 2020. 11. 2.

게임은 끝났고, 북한은 이겼다"

<분석과 전망> 트럼프이든 바이든이든 미 대선 후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필연


 





113~1214일은 피 튀기는 승부기간

 

미국 사회의 주류정치세력을 대변하는 주류언론에 의하면 113일 미 대선의 승자는 조 바이든 후보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2자리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분석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다. 미국의 주류언론과 같은 궤에 있는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같은 경우 1, 당선 가능성에서 바이든이 95% 도널드 트럼프가 5%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그러나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그 언론들이 다 반트럼프라면서 113일 이후에서 선거인단 투표가 있는 1214일까지의 기간에 더 주목을 하고 있다. WP와 퓨 리서치센터 등은 113일이 승부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피 튀기는 승부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했다. 우편투표 등 1000만명에 육박하는 사전투표가 건드리면 터지는 폭탄일 수 있다고 하면서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었을 때 대중투표에서 50만 표를 더 얻었으나 선거인단에서 밀리고 있었던 고어는 재검표 소송을 제기했다. 그 과정에서 플로리다주에서는 부시 지지자들이 선거사무소를 습격하기도 했다. 그때, 연방 대법원은 재검표를 불허하는 결정을 내려 부시의 손을 들어줬고, 고어는 패배를 인정했다.

혼란이 벌어질 것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우편투표 문제를 거론하며 매우 나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게 말했다. 우편투표가 선거부정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주장을 또 다시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사전투표를 하면서도 그런 말을 했었다.

연방법에 따르면 미국 모든 주는 128일까지 재검표 소송을 모두 끝내야 한다. 같은 달 14일 각 주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llege Act)에 따르면 선거소송은 다 끝나지 않아도 1214일 당시 개표수로 결정을 한다. 이를 총괄할 부서가 연방대법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민주당의 강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연방대법원장에 에이미 배럿 판사를 지명했고 그 달 26일 임명됐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내전 수준의 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총기 판매율이 급증하고 극단세력이 모이는 온라인 포럼에선 대화 중 내전에 대한 언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만일 WP의 표현대로 내전 수준의 소란을 겪는다면 그것은 제도상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변화 욕구를 반영하는 정치현상이다. 사회의 양극화 정치의 양당제 등 모순이 폭발한 것으로 서술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미 제국주의가 패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인 것이다. 미국은 내전 수준의 소란을 거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대선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확정될 게 피투성이 승자이다. 트럼프냐 바이든이냐.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결정적 추동력은 북의 핵전력 강화

 

트럼프와 바이든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120일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이 땅을 통치할 것이며, 오늘부터는 오로지 미국이 우선이다고 했다. America First. 트럼프 대통령은 America First에 따라 국방비를 늘려 본토 미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주둔 미군 규모는 축소했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는 물론 독일에서 미군을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동맹국들에 대해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대해서도 수시로 공격을 했다. 미국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앞세워 국제 동맹 관계를 흔들며 국제기구들에 부정적으로 대한 것이다. 그 대상에 한미동맹도 당연히 포함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와 달리 외교 정책 계획의 상당 부분을 동맹과의 관계 복구와 국제기구와의 협력에 할애하고 있다. Globalism에 기반한 정책들이다.

트럼프가 America First에 입각해 동맹을 홀시하며 신고립주의적 성향을 보인다면 바이든은 Globalism에 입각해 동맹 복원에 중점을 두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리더 역할을 회복하려는 대외정책을 갖고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차이는 그러나 제국주의 미국의 본질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리 크지가 않다. 미국의 세계패권을 중심에 놓고 봤을 때 트럼프의 America First가 미 세계패권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실용주의적 조응이라면 바이든의 Globalism은 미 패권의 하락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는 체계적 반발이기 때문이다. 특별하지 않다. 제국주의 정치운영에서 흔히 있는 일반적 양태들이다. 트럼프의 America First도 바이든의 Globalism도 둘 다 미국다운 것이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외정책에 차이가 있다는 것에 착목한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북미관계가 잘 풀릴 것이고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북미대결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하다. 허나 깊게 들여다 보면 별 의미 없는 전망이다. 북미대결전은 이제, 미국의 상황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정세흐름과 북미간 형성돼 있는 정치지형이 미국이 북미대결전을 좌지우지하던 걸 과거로 밀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됐다.

북미대결전 주동은 북이다. 20186.12북미정상회담이 단적으로 반증해주고 있다. 20171129일 북의 핵무력 완성이 6.12북미정상회담의 결정적 동력이었던 것이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 등극하지 않았다면 6.12북미정상회담은 물론 그에 이어진 다음 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그 뒤 판문점 북미정상회담도 없었을 것이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의 위력으로 세 차례 걸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뤄낸 최고의 성과는 6.12북미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합의해냈다는 점이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의 위력으로 북미대결전의 경로와 방향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으로 확정해낸 셈이다. 북이 미국의 전반 상황을 고려해 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북미대결전의 경로와 방향은 이후 어떤 정세 하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갖고 있는 위력은 그렇지만 북미교착상태인 북미협상의 현 주소가 보여주고 있듯 북미대결전의 경로와 방향을 결정한 것에만 작동을 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이루는 데에 어떤 동력이 작동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금새 그리고 또렷이 알 수가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이다. 지난 1010일 북 노동당 열병식은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이뤄내는 데에 작동하게 될 북의 핵전력 강화가 어떤 면모를 갖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높이에 도달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었다. 신형 ICBM과 신형 SLBM 그리고 단거리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한 이른바 주체무기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신형 ICBM에 대해 괴물로 신형 SLBM에 대해선 게임 체인저로 그리고 주체무기들에 대해선 주한미군기지를 무력화할 정치안보기제로 묘사했다.


세 종의 새로운 전략무기로 표현되고 있는 북의 핵전력 강화는 이번 미 대선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와 전혀 상관없이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추동하는 결정적 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70여년 북미대결전에서 북이 쟁취한 핵전력 강화는 미 제국주의정치의 서로 다른 양태인 트럼프의 America First와 바이든의 Globalism 둘 다를 포괄하고 제압할 수 있는 위력한 정치안보기제인 것이다. 단정해도 된다. 그 무슨 대단하거나 비밀스러운 주장이 아니다. 냉엄한 국제관계란 철저히 역관계에 의해 형성된다는 정치 상식에 기초한 주장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의 그것들과 달리 사상강국 군사강국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세상에 있어본 적 없이 강력한 정치안보기제이다. 미국이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은 2017728일 북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하자,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미국의 저명한 핵군사전문가 제프리 루이스의 기고문을 통해 게임은 끝났고, 북한은 이겼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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