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밟기
권말선
돌아서 가려는 사람아
네 그림자 가장 길어지는
떠나려거든
해질녘에 떠나렴
너는 천천히 멀어져 가는데
나는 마치 네가 뛰어 가버리는 듯
가슴이 쿵쾅쿵쾅 울려
맘 못 잡겠다
네가 사라져 간 길에
망연히 서 있다 되돌아오면
스북스북 바래다 주는
네 느린 발자국 소리
나를 놓칠까
조금 더 천천히 걷다가도
네가 더는 따라오지 않을까
두려워
차마 뒤 못 돌아보겠다
돌아서 가는 사람아
가려거든 해 진 후에 떠나렴
달도 흐린 밤
네 그림자 사라져버려
이제 더는 밟지 못하게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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