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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전쟁 날 뻔 했던 9월 23일

by 전선에서 2017. 9. 26.

전쟁 날 뻔 했던 923

<분석과전망>전쟁은 조금 연기된 것인가? 

 

 

 

923. 그날 사실, 전쟁이 날 뻔 했었다. 미 전략폭격기 B-1B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에 출격했던 그날, 그 깊은 밤에 말이다.

그 무슨 국지전이 아니다. 미본토를 전장터로 하는 북미전쟁이다. 이른바 세계3차대전이 923일 일어날 뻔 한 것이다.

 

이를 알고 있었던 몇몇 사람들은 25일 밤 1150분에 있었던 북 외무상 리용호의 기자회견에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미국이 이후 또 다시 한반도에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킨다면 그때는 쏴 떨어뜨릴 수 있다는 리용호의 기자회견은 미국에 대한 겁박이 아니었다. 923일 밤 조성되었던 전쟁위기에서 전쟁개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북이 리용호를 통해 세계에 알린 것이었다.

 

랜서가 태평양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어둠을 뚫고 한반도에 도착했을 때 동해에는 조기경보기, 헬기, 수송기, 공중급유기(KC-135)까지 10여 대에 달하는 세계 최강의 미군 공중 전력이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언론보도에 의한 주한미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일각에선 후방 지원 전력까지 감안하면 무려 3050대가 동원된 대규모 작전이었다는 관측도 있다그 주한미군 소식통은 “B-1B가 대북 무력시위나 지형 숙지 훈련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역사상 가장 많은 미군 공중 전력이 투입됐다는 말도 흘렸다.


랜서가 찍은 좌표는 강원도 고성 동쪽 200동해 국제공역이었다. 

랜서가 찍었다는 좌표, 고성 동쪽 200는 극히 주목할 대목이다. 북이 원산의 한 해안가에 배치해둔 지대공미사일 포대 때문이다. SA5이다. SA5 레이더가 갖고 있는 최대 추적 감시 거리는 250.

그때, 랜서의 조종사는 긴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장비를 통해 기체가 북 레이더에 잡혔다는 것을 바로 알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종사가 더 긴장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은 지난 5월 북이 내보낸 기사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북이 신형 반항공요격 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 성공을 했다는 기사다.

 

북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지역이 북 영해가 아니라 국제공역이라는 것에 대해 그다지 많은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 리용호의 24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아예 쐐기를 박아버린다. "앞으로 전략폭격기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더라도 쏘아 떨어뜨릴 것을 포함해 자위적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한 것이다. 1969414일 대북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미 정찰기 EC-121기를 북이 격추해 떨어뜨렸을 때도 좌표는 청진 동남쪽 공해상이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이 북 영공 밖에서 미군 전력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현 조건에서 사실, 중요한 문제가 전혀 아니다. 특히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의 유엔기조연설을 선전포고로 규정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전포고가 된 조건에서 영공 안이냐 바깥이냐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결국, 23일 랜서를 향해 북으로서는 여차하면 SA5를 쏠 수도 있었던 셈이다. 평상시 북이 미국의 공중무력을 격추한 예는 적지가 않다. 19694월에 있었던 미 정찰기 EC-121기 격추사건은 북 미그기의 미사일로 격추한 것으로 그때 미 군인 승무원 31명 전원이 사망했었다.

1994년에도 미 육군 헬리콥터를 격추해 조종사 1명을 숨지게 하고 나머지 1명을 억류한 적이 있다.

 

이것들에 따르면 이후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관건은 트럼프에게서 나오게 된다. 일단, 트럼프가 이후 한반도에서 B-1B를 비롯한 전략폭격기를 안 띄우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과연 전략폭격기를 더 이상은 한반도에 출격시키지 않을 것인가?

그 답과 관련해 과거와 지금을 냉철히 바라보는 일이 중요하다. 19694월 정찰기 EC-121기 격추 사건 당시 닉슨은 북에 대해 핵공격까지 검토했었다. 하지만 보복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었다. 트럼프가 헤아려야할 것은 당시 닉슨의 심경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냉철히 바라볼 일은 그때의 북미관계와 지금의 북미관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북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다.


리용호 외무상의 뉴욕 기자회견 이후 전 세계의 눈은 지금,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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