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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미국에 열린 길 그러나 미국이 가려는 길

by 전선에서 2016. 1. 11.

미국에 열린 길 그러나 미국이 가려는 길

<분석과전망>미국의 두 갈래길-평화협정의 길과 한반도 긴장의 길

 


자주통일연구소 한  






북미 평화협정

북한의 4차핵시험이 부상시키고 있는 화두다. 전문가들은 물론 북미대결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할 것 없이 언급을 한다.

 

북한의 4차핵시험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의 4차핵시험이 북미대결전에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게임 체인저로서의 4차핵시험이 북미대결전에서 새롭게 열어놓게 되는 전환적 국면이란 평협이 중심이 되는 북미대결전 국면을 의미한다.

 

북미 평협은 북미관계에서 근본문제다. 평협이 체결되면 북미관계는 정상화의 경로에 곧바로 올라타게 된다. 평협체결이 조국통일의 결정적 조건 중에 하나로 되는 이유다. 이는 북한의 4차핵시험이 평협이 중심이 되는 북미대결전의 새로운 국면을 불러와 종국에는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킬 수 있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평협은 근본에서는 6.25전쟁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북핵문제와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북핵문제가 갖는 특별한 성격 때문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의 대북 핵위협이 없었다면 애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수소폭탄 시험이라는 지금의 4차핵시험도 미국의 핵위협이 지속적으로 가해지지 않았다면 없었을 것이다

적대세력들의 날로 가증되는 핵위협과 공갈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 북한이 4차핵시험을 끝내고 난 직후 발표한 공화국정부 성명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처럼 북한은 자신의 핵개발이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은 대화의 목표도 핵위협 제거에 두고 있다. 미국과의 대화를 강조할 때면 북한은 언제라도 핵위협을 비롯한 대북대결정책 폐기를 주장하는 것이다. 공화국정부성명에 대조선적대시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우리의 핵개발 중단이나 핵 포기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쐐기를 박는 이유다.

 

미국이 북한에 핵위협을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그것은 말로 보증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의 핵무력이 동원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임시 중지한다고 해서 핵위협이 없어진다고 할 수도 없다.


여기에서 답이 평협이다. 핵위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최상에서 가장 확고하게 보장하는 것이 평협인 것이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를 하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이 북한에 핵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평협 말고는 다른 방법은 사실상, 없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국제무대에서 북미평협 체결을 요구했다.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서였다. 이후 평협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북한의 다양한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선 비핵화로 맞섰다. 거절이었다. 거절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리 외상의 평협체결 요구가 있고 난 몇일 지나지 않아 부산항에 미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까지 들여왔던 것이다.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오바마정부에게서 특별히 읽히는 것이 있다. 오바마 정부에게는 북핵정책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는 끊임이 없다. 여기에 미사일 무력의 획기적으로 발전까지도 겹쳐지고 있다. 전략잠수함탄도미사일(SLBM)시험 발사가 지난해 5월에 이어 1221일에도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강화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미국은 아예 손을 놔버린 모양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장관이 오랫동안의 침묵을 깨고 나와 대북대화를 역설했다

지난해 말 미국 핵과학자 회보에 올린 글에서 "나는 1990년대에 북한 비핵화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후임자들도 마찬가지로 실패했다"고 언급을 한 뒤 북한이 수개월 내에 미사일 발사나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었다.

힘이 실린 것은 당연했다. 1993년 국무부장관 당시 북한 영변 폭격론을 주창했었다가 정반대로 돌아와 대화를 통해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페리 프로세스를 만든 인사였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는 대화의 구체적 동인을 제시해주었다

핵에서 양을 늘리지 않으며 성능을 높이지 않으며 밖으로 이전하지 않아야 된다는 이른바 3NO정책을 제시한 것이다. 비핵화가 아니라 핵동결이었다.

 

급기야, 평협에 대한 긍정적 반응까지도 나왔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에게서였다. 지난해 1112일 한 세미나에서 북한에 평협 협상을 비핵화 협상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럴 것이 위트 연구원은 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대북전문가로 명성을 갖고 있다. 전문성이 깊고 높을 뿐 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면모까지 덧붙혀져 만들어진 명성이다.


이번 북한의 4차핵시험에 대해 예측을 가장 정확히 했던 곳도 위트연구원이 운영하는 대북전문사이트 ‘38노스였다.

위트 연구원의 입장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미국 내 또 다른 명성 있는 대북전문가들인 페리 전 장관이나 해커 박사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정세의 이러한 흐름은 미국이 가야할 길이 한 곳 밖에 없다는 것을 대단히 명료하게 보여준다. 평협의 길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정세의 요구대로 과연, 평협의 길로 가게 될 것인가?

그러나 미국이 곧바로 평협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다. 미국은 당장에는 평협의 길로 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길을 만들어 그 길로 가려고 할 것이다. 그 길이 가서는 안되는 길이며 가보았자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것을 미국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갈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으로서는 당분간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그 길로 가서 지지부진한 아시아귀환정책에 성과를 내야 자신이 쇠락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고 무너져가는 한반도 분단체제를 추슬러야 그 잔명기간을 늘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력 발전이 열어주고 있는 평협의 길이 아니라 한반도 긴장과 대립을 높이는 그 길로 미국은 가게 될 것이다

미국은 그 길에서 동북아에서는 한미일3각동맹을 구축하고 한국에서는 보수의 재집권을 해내려는 갖은 도모를 다하게 될 것이다. 실패의 길이다. 다음 글에서 다룰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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