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북한의 투트랙전략
<분석과전망> 미국, 새로운 ‘북한 계산법’내올 것인가?
-연구원 한 성
북한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 대사들을 통해 핵 포기를 논의하는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보유국임을 상기시키면서다. 이후 핵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우주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 또한 언급했다. 공세적일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횟수 또한 잦았다. 강한 압박이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분석은 적잖게 나와 있다. 그 중에 하나 꼽을 수 있는 것이 ‘이란과 차별화 시도’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를 지낸 에반스 리비어를 들 수가 있다.
리비어는 30일 미국의 소리방송(VOA)에서 ‘이란의 핵 합의를 계기로 일각에서 북한과도 비슷한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역시 같은 분석이었다.
북한이 핵 포기 논의를 부정한 것에 대해 이란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은 그렇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란이 핵개발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북한은 이와 다르다. 미국의 적지 않은 고위관리나 많은 핵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듯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다. 이란핵과 북한핵은 애초부터 차별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차별성을 갖고 있는 범주에 대해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안맞다. 현실적으로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차별화 대상은 이란이 아니다. 북한이 차별화를 시도하는 대상은 과거라고 할 수가 있다. 핵 폐기 대 북미관계정상화를 내용으로 기간에 벌여왔던 북미 간의 핵협상을 그 차별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정확히 간파해낸 전문가는 흥미롭게도 이란과의 차별화를 강조한 리비어다.
리비어는 “북한은 향후 핵 협상에 핵 보유국으로서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핵화가 아닌 평화협정이나 군축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상기시키려 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협정과 핵군축.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새롭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주요국 대사들을 통해 또 다시 미국에 새로운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이 분석들에 동원하고 있는 범주내용에는 짚어 볼만한 대목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6자회담과 관련된 것이다.
리비어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북한과 나머지 5자 간 핵 포기에 대한 입장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그 근거로 삼았다. 스트로브 부소장도 같은 이유로 현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나왔던 6자회담 무용론이다. 하지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틀로서 6자회담이 이미 자신의 운명을 다했다는 것을 미국의 전문가들에게서 확인한다는 것은 나름 흥미롭다.
다음으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는 대책과 관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다, 강경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에 대해 표적 제재를 강화하고 더욱 고립시키면 정권 유지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리비어의 말이 대표적이다. 스트로브도 “진정한 협상을 위한 문을 열어주면서도 북한에 대한 온갖 종류의 압박을 점진적으로 강화해야한다”고 했다.
비핵화를 목표로 압박과 고립을 계속해나가는, 미국의 기존 대북핵정책을 고수하라는 것이었다. 현실이 보여주고 있듯이 미국의 대북핵정책은 익히 실패하고 만 정책이다.
전문가들이 미 행정부에 실패한 기존 정책을 고수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것들은 북한이 새로운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은 6자회담도 없고 대책도 없는 상황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그렇게 수세에 빠져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6자회담도 없고 대책도 없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사실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특히 북한이 자신의 새로운 신호에 답을 내놓지 못하는 미국을 상대로 이후 강한 압박을 구사할 것으로 보여서 더욱 그렇다.
북한이 머지않아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4차핵시험을 한다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되어있다. 북한이 미국에 가하는 압박 중에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만큼 강력하고 치명적인 것은 없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매우 주목할 만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누지는 VOA에서 “과거의 핵 포기 약속을 지키도록 북한을 설득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 “북한이 30년 이상 개발한 핵 프로그램을 생존과 연계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이 주목해야 한다”고 하면서다.
지누지는 이것들에 기초하여 결정적일 듯한 주장 하나를 내놓는다.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한데 모여 북한의 계산법을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한 것이다.
미국이 바꿔야하는 북한의 계산법. 매우 특별하다. 지누지의 주장에 따르면 6자회담은 새롭게 복원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신호를 보내는 북한에 대해 미국이 새로운 ‘북한의 계산법’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된다.
북한이 한편으로는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라는 대미압박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협정과 핵군축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은 과연, 지누지의 주장대로 새로운 ‘북한의 계산법’을 내오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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