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위기로 치닫는 북미군사대결전
<분석과전망>북한의 ‘보복적 핵타격력’과 미국의 '제한적 전쟁' 준비
미국이 북미군사대결전과 관련, 충격적인 내용들을 연이어 드러내고 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과 헤리티지재단 그리고 밴 잭슨 신안보센터 객원연구원 등을 통해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능력에 연동되는 내용들이다. 훈련 차원이기는 하지만 북미 간 군사대결전이 치열해져 있는 가운데 나온 것들이라 정세분석가들을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을 비롯 전반 정세분석가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도화되어있다.
조웰 위트와 헤리티지 재단 그리고 밴 잭슨
위트 연구원은 24일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자리에서 북한이 2020년까지 핵무기를 최대 100개까지 그리고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최대 20∼30개까지 확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추정이기는 하다. 그래도 충격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 대북전문가로서 이름값을 하고 있는 인사가 내놓은 추정이라 그 신뢰도가 낮지가 않다. 그가 국무부에서 북한 담당관으로 일했다는 경력은 그 충격을 더 키운다.
충격적인 것은 더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그렇게 강화되는 과정이 새로운 핵 시험이나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없이도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인공위성 발사 그리고 핵 시험에 대해 국제제재 등 대북압박을 해왔던 것이 북핵문제 해결책의 다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수 성향인 해리티지 재단은 북한이 비핵화에 뜻이 전혀 없으며 이후 핵무기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자료를 통해서였다.
최근, 북한과 ‘탐색적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중러일 5개 국가의 행보를 뻘쭘하게 할만도 하다.
밴 잭슨.
지금, 정세분석가들에게 너무나도 강렬하게 각인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전문가이다.
2009년부터 5년간 미국 국방장관실 자문역을 맡았다. 그가 갖고 있을 정보력이 얼마나 월등할 것인지를 가늠케 해주는 경력들이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이라고 했다. 26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청문회에 앞서 25일 제출한 서면증언에서 그렇게 언급했다.
잭슨 연구원은 "북한의 핵보유국화를 막겠다는 목표는 명확하고 가시적으로 실패했다"고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를 실패로 규정하기도 했다.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 실패’ 등은 그러나 별 중요하지 않았다. 잭슨 연구원의 증언이 핵보유에 대한 것을 주요 논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북한이 보유한 핵 능력과 관련된 것들이 증언의 주 내용이었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보복적 핵 타격력’을 들 수가 있다.
잭슨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선제적 핵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곧바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핵능력에 근접하고 있다.
‘보복적 핵 타격력’은 이처럼 선제 핵공격에 버티고 난 뒤 핵으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잭슨 연구원의 지적이나 주장은 매우 구체적이다. 예컨대 KN-08을 언급하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동식이어서 “미국 정보자산들이 물리적으로 이를 찾아내 선제타격하기 힘들다"며 "이것은 미국의 기지들과 미국 영토를 잠재적으로 취약하게 만든다"고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보복적 핵 타격력’이 핵무기 개수를 밝힌 위트 연구원의 주장 그리고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헤리티지재단의 주장보다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지난해 10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을 때의 충격에 맞먹는 것이라 할 만했다.
그렇듯 구체적으로 실감나는 충격은 계속 이어졌다.
부상하는 ‘제한적 전쟁’
“북한의 다양한 형태의 위협적 폭력과 군사모험주의”
잭슨 연구원의 증언에서 전문가들이 주목해야되는 또 하나의 대목이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것이 갖는 구체적인 의미와 관련된다.
핵 사용은 인류 재앙이다. 핵의 역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핵 보유는 그 전쟁을 억제해주는 순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기초한 잭슨 연구원의 주장은 북한의 핵 억제력이 대형전쟁을 막아주는 상황에서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위협적 폭력”이나 “군사모험주의”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잭슨 연구원은 이를 두고 ‘제한적 전쟁’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국지전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 볼만했다.
당연하게도 주목된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명분만 마련된다면 그 국지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 국지전에 한반도든 미 본토든 미군기지에 대한 타격까지를 포함할 수도 있다.
“북한이 다양한 핵위협을 가해올 경우에 대비해 '제한적 전쟁' 가능성도 준비해야 한다”
잭슨 연구원의 서면 증언에 담겨있는 대책이다. 미국에게 그렇게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최근에 확인되는 예사롭지 않은 군사적 풍경 두 가지를 다시 한번 상기할 수밖에 없게 하는 대목이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해에서 최근 섬 타격.점령훈련을 직접 발기하여 진행한 것이 그 하나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21일이었으니 훈련일은 20일 정도로 추정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한껏 주시했던 중요한 정세지점이었다.
명백히 서해5도 점령훈련이었다. 2010년 연평도포격전을 했던 부대들이 벌인 훈련이었으며 조선중앙통신은 화염에 휩싸인 섬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연동될 듯한 또 하나의 군사적 풍경은 23일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키 리졸브 훈련 시 북한의 서해5도 점령이나 아군 함정 공격 등의 상황을 가정한 연합 대함, 대잠 훈련을 벌이는 미국의 7함대 기함인 블루리지 함이 이번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연이어 확인되는 두 가지 군사적 풍경 간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연동되어있는 것으로 보면 서해5도를 둘러싼 훈련대결에서 미국이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물론 알 수가 없다.
아울러 알 수 없는 것은 두 가지의 군사적 풍경이 잭슨 연구원이 말하는 ‘제한적 전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북미군사대결전이 전혀 다른 차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을 조성시키면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 계획으로 조성되고 있는 북미 간의 긴장은 기간에 있어왔던 군사충돌을 뛰어넘는 국지전에 대한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잭슨 연구원이 주장한 ‘제한적 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북한의 2015년 한반도의 봄은 이렇듯, 북한의 ‘보복적 핵타격력’강화와 미국의 ‘제한적 전쟁’ 준비가 맞서며 위태롭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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