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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한 비핵화', 언제까지 외칠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5. 2. 26.

'북한 비핵화', 언제까지 외칠 것인가?

<논평>비현실적인 북한 비핵화’, 북핵 능력 고도화에 기여할 것






 

북한 비핵화를 언제까지 외칠 것인가. 비현실적인, 구호다. 정치공세로서의 허울만 둘러쓰고 있을 뿐이다. 그 허울을 벗겨내면 공허하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문제는 북한 비핵화가 공허한 것에 그쳐 있지 않다는 것에서 더 심각해진다.

 

현 시기 북핵문제의 성격- 비핵화문제가 아니라 능력 고도화 저지문제

 

북핵은 현실이다. 그리고 구체다. 북핵문제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해야할 결정적 이유다. 현실적이지 않은 북핵 접근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아니면 북핵에 그대로 이용당하고 만다.

 

현 시기 북핵문제의 성격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북핵문제는 비핵화 문제에서 핵능력 고도화 저지문제로 전변되어있는 상태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가 불러온 결과이다.

 

북한이 2020년까지 핵무기를 최대 100개까지 제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이 24일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그렇게 밝혔다. 연합뉴스가 25일 보도한 내용이다.

 

위트 연구원이 미국에서 받고 있는 신뢰는 높은 편이다.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이어서 더욱 그렇다. 위트 연구원의 주장이 충격적인 것은 그래서다.

 

위트 연구원은 더 큰 충격도 확인해준다. 2020년까지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KN-08을 최대 2030개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위트 연구원은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북한이 새로운 핵시험을 하는 문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북한이 새로운 핵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에 따라 얼마든지 핵무기를 개발하고 그 능력을 높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4차 핵시험을 못하게 하면 다 일 것이라는 미국의 일반적 입장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지를 꾸짖고 있는 셈이다.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위트 연구원은 같은 논리를 구사했다.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미사일 개발과 실전배치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위트 연구원이 충격적인 주장을 하고 난 뒤 확정적으로 규정해준 것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이대로 북한의 핵개발을 용인한다면 2020년에 가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도 국방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양과 질, 양 측면에서 또렷하게 확인되는 북 핵 능력 고도화의 실 내용들이다.

위트 연구원 그리고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주장들을 부정할 특별한 이유를 사람들은 갖고 있지않다.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현실은 북핵문제가 어느 사이엔가 비핵화 문제가 아니라 핵능력 고도화 저지 문제로 확고하게 전환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 비핵화는 구호이자 북한 핵 능력 고도화의 객관적 요인

 

많은 전문가들이 북핵문제가 비핵화에서 핵능력 고도화 저지로 전환되게 된 책임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에 돌리고 있다. 북한이 붕괴하기만 기다리는 것으로 핵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정책이 비핵화를 실현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북핵 능력 고도화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더 이상 원칙이 아니다. 현실이지 않은 공허한 구호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전략적 인내정책은 북핵의 정치적 가치를 높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은 24(현지시간) 공개한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자료에서 북한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에도 복귀할 뜻이 없으며 앞으로 계속 핵무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핵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해서 높아져가고 있는 북핵의 정치적 가치를 실감케 해주는 지표다.

 

북핵의 정치적 가치라는 말은 의미심장한 개념이다.

북한의 핵능력 발전이 최고조에 도달하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는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북한의 비핵화가 사라지고 만 그 자리에 핵 강국들이 추진하는 핵군축 의제가 들어서게 될 것은 필연이다. 북핵이 갖는 정치적 가치의 정점이다.

 

현실을 외면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무조건 외치게 될 때 북핵의 고도화가 미국에게 가져다 줄 구체적 재앙이 이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다른 한편으로 우리정부의 남북대화 의지와 노력을 파탄나게 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미국은 최근 들어 국무부의 고위관리들을 연이어 한국에 보냈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최고위급회담을 언급하고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화답을 한 것 등과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방한한 미 고위관리들은 한결같이 다들 두 가지를 강조했다.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 것이 그 하나였다. 그리고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서 한미공조는 빛 샐 틈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또 하나였다.

 

그 이후, 연초 박근혜대통령이 통일에 대한 갖가지의 담론과 남북대화에 대한 의욕에 실었던 그럴듯한 무게는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말았다.

 

구호가 아니라 대화만이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

 

이 모든 것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는 핵능력을 높혀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려는 북한의 의도에 정확히 말려들고 적극적으로 복무하게 되는 것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북핵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나 구호처럼 외칠 때가 아니다. 북한의 멈출 것 같지 않는 핵능력 고도화를 막을 구체적인 방법을 만들어가야한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대화 밖에 없다.

미국의 대화파들이 강조할 법한 주장이 아니다. 북핵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벌어졌던 북미대결역사 그리고 그것의 연장인 지금의 현실이 증거해는 사실이다.

 

대화를 하면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핵능력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기만 할 것이다.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나오는 북핵 관련 그 모든 견해나 입장 주장들은 다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북한을 제외한 한미중러일 5개국 6자회담 대표들이 이른바 탐색적 대화에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이는 극히 공허하다. 미국이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면서 시도하는 탐색적 대화가 실효성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대책이 앞서 확인했듯이 공허한 것에 그치지 않다는 데에 있다. 공허하고 비현실적인 구호만 외치는 동안 북한은 위트연구원이 지적했듯이 미국과 한국 일본이 매우 심각해지는 상황을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가게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북핵은 매우 구체적 현실인 것이다.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는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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