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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미국의 ‘중국 대북압박론’의 실체

by 전선에서 2014. 11. 6.

미국의 중국 대북압박론의 실체

<분석과전망>중국이 북한을 압박해주기를 바라는 미국의 주관적 열망




 

미국의 일단의 분석가들은 중국과 북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말을 자주 하곤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북한 보다 우리나라와 먼저 한 것에 방점을 찍으면서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에게서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는 말까지도 나온다. 그들은 북중 간의 무역에서 중국의 대북원유 수출 수치가 몇 개월째 ‘0’으로 잡힌다는 것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하는가?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갖는 비현실성

우리나라와 일본이 정상회담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 누구할 것 없이 한일관계가 소원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을 한다. 정확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사용하는 논거와 논리들은 북중관계에 그대로 대입시킨다는 것은 치명적인 오류로 된다.

 

북한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정치체제와 다른 특성으로부터 다른 나라 정상 간의 회담이 그리 잦은 편이 아니다. 성격 또한 다르다. 김일성 주석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순방 활동에서 확인된다. 사실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시시때때로 하는 한중정상회담과 극히 전략적인 차원에서 성사되게 될 북중정상회담을 동일선상에 놓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은 극히 비현실적인 것으로 된다.

 

중국의 대북 원유수출량이 중단된 것을 두고 중국의 대북압박이라는 견해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비현실적인 견해이다.

 

중국이 한해 북한에 수출하는 원유는 보통 50t 가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수치가 정확한지는 물론 알 수가 없다.

올해 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 1분기에 대북 원유 수송을 중단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 보고서에는 같은 기간 북·중 무역이 지난해와 비교해 2.83% 줄어들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2월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도 전월보다 26%, 철광석은 23% 줄었다고 했다. 북한경제관찰(NKEconWatch)이라는 북한 연구 블로그에 따르면 전년 대비 2월의 북·중 무역은 46%까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몇몇 전문가들이 나서서 북한의 장성택 처형에 대해 중국이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도록 북한을 압박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응답을 하고 있다는 분석까지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극히 비현실적이다.

북중 간의 무역통계를 다른 나라들끼리의 관계에서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애초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대북전문가는 없다. 중국은 북한에 제트 연료유나 석유를 수출할 때 무역 장부에 기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무역장부에 기입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에너지원을 북한에 제공한다는 것도 대북경제전문가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들이다.

 

북중무역관계가 불규칙하다는 것을 모르는 전문가 또한 마찬가지로 없다. 지난 해 2월과 6월 그리고 7월에도 중국은 대북원유수출을 중단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12월에는 무더기로 원유수출을 재개하기도 했던 것이다.

2007년과 2011, 20122월에도 중국이 북한에 원유를 수출한 실적이 없는 것이 확인된 적이 있었다. 몇몇 전문가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중국의 원유 수출 중단을 대북제재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가 자연스럽게 부각하기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였다.

 

미국이 중국에게 대북압박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주관적 열망

 

이 모든 것들은 비현실을 현실인양 강조하고 부각하고 있는 데에 미국의 특별한 정치적 동기가 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이 자신의 대북압박이 효과가 없는 데로부터 비롯되는 조바심을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주기를 바라는 주관적 열망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미국의 주관적 열망은 최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서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이 지난 1년 전보다 북한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압박조치를 취하고 있다

케리 장관이 지난달 31일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인 알 헌트와의 인터뷰에서 한 얘기이다.

언론들은 케리 장관이 말한 중국의 대북압박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

 

케리 장관은 4일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학에서 한 강연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지금의 접근법으로는 막다른 골목(dead end)에 이른다는 점을 깨닫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야한다는 케리 장관의 그 주관적 열망에 대해 중국이 해주는 답변은 그러나 매우 흥미롭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6일 인터넷판인 환구망의 메인 페이지에 북한이 탈북자의 실체를 폭로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을 게재하고 북한 측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제작한 영상 '거짓과 진실'을 올린 것이다.

환구시보는 기사에서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이 환구시보와 환구망에 단독으로 영상을 제공해 중국사회에 탈북자의 진면목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언론뿐이 아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또한 전면에 나섰다. 추이 대사는 지난 4일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실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움직임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추이 대사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북한의 내정(domestic affairs)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했다.

 

케리 장관으로서는 극히 당황해 할 일이다. 특히 미국 한 복판인 주미대사에게서 중국의 대북 압박을 주문해온 미국에 대해 오히려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불편해할 일로 된다.

 

중국의 대북압박 실체는 없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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