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合)
권말선
1.
심장과 등은
서로 떨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서로 반대편에 있는 듯 보이지만
너를 안으면
네 등에 닿은 손이
네 심장을 느끼지
심장과 등은 떨어져 있지 않아
심장과 등은 반대편에 있지 않아
서로를 느끼고
감싸주는
심장과 등은
하나
2.
나의 가로와
너의 세로가
울퉁불퉁 흐트러진
굴곡들을 헤치고
뗄 수 없는 부드러움으로
맺어져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우리
하나
3.
심장이 일으킨 전율
손가락
발가락
온 몸 군데군데 돌다
정수리 끝에 모여
와르르 터지는
해맑은
우리
환희
4.
네 등에서
네 심장에서
익숙한 향기 느껴지고
팔 벌려 안음이
낯설지 않은
너
나
우리
5.
서로 둘이지 않은
등과
심장
하나의 살 부빔
하나의 붙안음
흠뻑 젖은 땀
끈적한 눈물로
비로소 찾은
너
나
우리
그렇게
하나
6.
백두
한라
2013-07-15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눈 속에 (0) | 2014.03.20 |
---|---|
지하철과 댓통령 (0) | 2014.03.20 |
된장찌개 (0) | 2014.03.20 |
청년예찬 (0) | 2014.03.20 |
행복한 수박 (0) | 2014.03.19 |
찢겨진 허수아비 (0) | 2014.03.19 |
높이 들리라, 촛불! (0) | 2014.03.19 |
동지라는 이름의 그대 (1) | 2014.03.19 |
빵을 두고 갔어요 (0) | 2014.03.19 |
로케트와 달팽이의 시간 (0) | 2014.03.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