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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로케트와 달팽이의 시간

by 전선에서 2014. 3. 19.

 

 

 

로케트와 달팽이의 시간


      권말선


그대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의
꽁무니에
로케트를 달아 발사 시키고 싶어
그대가 내게 오는
그 순간까지만 날아가는
로케트 말이야

그대가 나에게 오고나면
달팽이의 꽁무니에 시간을
매달아야지
세상에서 제일 느리게 기는
하릴없는
달팽이에게

허나 야박한 시간은
로케트도 달팽이도
다 무시해 버리고
제 나름의 규칙대로 째깍대더니
기다림에 애타던 순간도
함께 있어 꿈같던 순간도
모두 날려 버리고

지금은 다시 혼자...

그래도 투정처럼
또 주문을 걸어 봐야지

시간의 꽁무니에 로케트를 달아
그대가 오는 순간까지
날려버릴래
그대가 오면 로케트는 사라지고 이번엔
달팽이의 꽁무니에
시간을 매달아야지

로케트보다 빠른
달팽이보다 느린
마법의 시간인거야!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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