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깃을 펼쳐
권말선
생과 사는 왜 이다지도
한 치 빈틈 없이 단호하게
다른 세계 다른 영역인가
꼭 그래야만 하는가
강물이 한 줄기로 엉켜 흐르듯
생사도 함께일 수는 없는가
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공간 너머 알 수 없는
건너지 못할 아득함
이토록 가혹해야만 하는가
고통은 파동에 실려
끝 간 데 없이 번지는데
생과 사는 왜 서로
넘볼 수도 오갈 수도 없는가
왜 그래야 하는가
울음으로도 세월로도
다독일 수 없는 슬픔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이별이란 말 따위
흙먼지 털듯 툭툭 털어내고
어서 다시 깃을 펼쳐
이리로 날아오려무나
사랑이여 어여쁜 내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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