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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흥으로 이겼노라

by 전선에서 2024. 12. 21.

흥으로 이겼노라
- 촛불풍물단 헌정시

권말선

"찬성 204표!"
국회의장 방망이 세 번 다 때리기도 전에
우리는 들었노라
꽹과리 먼저 일어나 승리를 고하는 소리
깨갱깽갱갱
그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된 것은
덩실 춤 마음껏 춰 보자는 신호
환호를 내뱉으라는 허락
눈물 웃음 모두 다 쏟자꾸나
풍물소리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
강강술래, 아리아리랑
여기저기 동그라미 어우러져
흥겹구나 소중한 승리로구나

정으로 의지하며 다져온 시간
우리가 오늘의 독립군이라며
오랜 세월을 두고 빼앗겨 왔던
마지막 한 방울 민중의 피까지
다 기억하고 함께 승리하자는
가락마다 어린것은 다짐이었다
촛불풍물단 가는 길 마다
들썩이며 함께 춤추던 시민들
흥에 겨워 주고받던 환한 웃음들
감히 누가 우리를 막아 세우랴
감히 누가 우리 손에서 채를 앗으랴
바짝 마른 가죽 온몸으로 때려
고요에 젖은 심장에 맥박을 더하는
우리는 촛불풍물단
검은 무리여, 아서라
이토록 신나는 발걸음 이기겠다고?
이토록 쉼 없는 강철의지 꺾겠다고?
용광로 보다 뜨거운 사랑이다
뜨거움이 지나쳐 어느 날엔
몸져 드러눕기도 하고
악기를 상하게도 하고
시뻘건 낯으로 울기도 한다만
떡과 술과 노래와 춤과
흥을 나누며 또 일어서는
우리가 바로 촛불풍물단이다

2년 하고도 또 두 달을
부지런히도 두드렸구나
두드렸더니 비로소 탄핵
승리의 첫 문이 열렸구나
그날 우리가 울렸던 풍물의 소리
가슴에서 터친 함성 노래는
저 맑은 하늘에 씨앗으로 꽂아두고
새봄 오는 날 꺼내 심으리라
다시 맨 앞장에 서자
완전 승리의 날까지
계속 두드리자 적폐의 퇴출까지
촛불광장이 우리를 기다린다
멈추지 말자
풍물로 새 날을 열어내자
우리가 바로
촛불풍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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