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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총알받이

by 전선에서 2024. 12. 23.

총알받이
- 촛불풍물단 '마마'님의 소회를 받아 적다

권말선

아들아계엄이터졌단다비상계엄이그염병할인간이드디어미쳤나보다얼렁국회로가야것다사람들이거기로모이고있단다넌집에있거라나오지말어총소리가나도모른척해국회앞에서총맞아죽은사람있다고해도당장은엄마를찾지말어괜히빨갱이자식이란소리들으면어쩌냐너까지잡혀가면어쩌냐나중에나중에엄마가영집에안돌아오면나중에실종자신고나해놔라

급히택시잡아타고국회로가는데
다리못건너길은막히고
걸어서라도가자싶어한강다리건너는데
웬젊은사람들이이렇게나많이
듣자하니국회로간다고

아니젊은너들이거길왜장갑차가깔리고헬기가떴다는데군인들이총을잡았다는데새파란너희들이어쩔라고거길나이많은우리가가면되는데
광주에서살아난목숨여태죄스런마음으로살아왔는데그때그총소리아직도들리는데그한오늘에나씻을라고살만치산목숨이제사총알받이라도할라는데젊은너들이어쩔라고이다리를건넌다냐

어머니, 걱정 마셔요
함께 손잡고 가요
우리도 미안한 마음으로 가는 거예요
영화에서나 보던 계엄
학교에서 배웠던 광주항쟁
실제로 터질 줄 몰랐어요
그분들이 피 흘려 물려주신 민주주의잖아요
빚진 마음으로 가는 거예요
고마운 마음으로 가는 거예요
못 가게 하실까 봐 부모님 몰래 나왔지만
같이 걸으니 참 든든해요
그러니 함께 손잡고 가요
이번엔 우리가 지켜야죠
함께 힘 합쳐 몰아내요
어머니, 우리 같이 손잡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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