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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싸락눈

by 전선에서 2024. 12. 10.

싸락눈
- 그날 밤 싸락눈이 날렸다

권말선



축에도 못 끼는
싸락눈
겨울을 핑계로
늦은 밤 틈타
날린다마는
차창에 부딪기도 전에 
제 풀에 녹아 없어진다
누가 용납하랴
저 싸락눈 같은
한 줌도 못 되는 것들의
비상계엄
따위 망동을

인간
축에도 못 끼는
대통령
참, 같지도 않은 놈의
하룻밤 춘몽,
눈 깜짝할 사이,
그보다 짧게 끝난 야욕
감히
준엄한 민중의 가슴에
꽂으려던 칼, 날
거대한 분노에 먼저 닿아
꺾였다
너에게로 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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