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권말선
왔나
마이 늦었네
밥은 먹었나
힘들었재
맨날 서서 일하이 얼마나 다리가 아푸겠노
퍼뜩 여 좀 앉아 쉬라
아이고, 야야
몸이 천근 같을 낀데 일 좀 덜하마 안 되나
다 잘할라꼬 백지로 용 안 써도 된다
힘들면 다음에 해도 되고
천처이 해도 마 괘안타
니 몸이 젤 중하다카이
와, 하마 일랄라꼬
앉은 짐에 좀 더 쉬지
야야…, 니가 고생이 많다
밥 꼭 챙겨 먹음서 하그라, 에이
지난해 가을
낯설은 먼바다에 뿌려드리고 난 뒤
무시로 허전하였는데
어느 날부턴가
밤늦어 돌아와 등짐 벗고
빈 의자에 앉으면
곁에 계시던 그때처럼 말 걸어주시는
낯익은 어머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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