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는
권말선
올 추석에는
올 새해에는
다가올 모든 명절에 나는
달 보고도
해 보고도
소원을 빌지 않겠습니다
떠오른 달 보며
떠오른 해 보며
자연의 순리, 경이로움
웅장함에 감탄할지언정
사랑스런 가족 친지 이웃과
더불어 함빡 웃을지언정
소원을 빌지 않겠습니다
내가 빌어야 할 소원 대신
내가 들어야 할 촛불을 생각하겠습니다
나라를 외놈과 왜놈에게 넘기려들면서
조상과 민중과 후세들
가슴에 대못 쾅쾅 박으면서
한 점 부끄럼도 모르는 놈들
대가리 깨 줄 꽹과리를 생각하겠습니다
양심 깨울, 종아리 후려칠
징소리 북소리 장구소리를 생각하겠습니다
고래적부터 이 땅에 살면서
가진 놈들에게 짓밟히느라
울분의 삶 살아온 민중
그들의 한과 그들의 혼을 생각하겠습니다
올 추석에는
올 새해에는
앞으로 다가올 모든 명절에는
우리들 가슴속 평안의 웃음꽃 살아나도록
우리들 목소리 우리들 권리 우리들 힘 실린
촛불, 들불, 횃불만 생각하겠습니다.
(2023 추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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