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殮), 연(緣)
권말선
세상에 올 땐
탯줄 끊어주며
어서 오라 하고
세상 떠날 땐
마디마디 꽁꽁 묶으며
돌아보지 말라 하고
묶였다 또
끊어지고
엮으면 또
풀어지고
모였다 또
흩어지는
우리네
연
멀고 먼 길
다시 오지 못할 길
가시더라도
잊지 말라고
풀리지 말라고
연의 끈 동여매 주는
염
아가 같은 울음
마지막 부름
못 들은 척 남기고
입술 꼭 깨물며
차마 뒤돌지 않으며
끝내는
마디마디 훌훌 다 풀고
한 줌 재로
가신
님
저 멀리서 기다리실
언제고 다시 뵈올
님, 고운
우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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