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에게
권말선
지금 너는
단풍은
마지막 발산發散
고-웁다
아침나절
하나 둘...
툭 툭 떨어지는 잎은
제 몸에서 떠나보내려
입술 잘근잘근 물고
눈시울 비벼가며
긴 밤 앓아낸
핏기 어린 고뇌일까
어제보다 조금 더
해쓱하다
찬연했으니 됐다고
떨어지고
말라가고
밟히고
바스라짐도 괜찮다고
어느 차거운 날을 앞두고
마침내 텅 빈
미소만 남아도
정말이지 괜찮다고
그러다 담담히
흰 눈꽃을 이고 설
나무여
고-옵다
헛헛한 마음 대신
연두빛 새봄을 꿈꾸자고
발그레 웃으며
하나 둘
또 셋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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