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농정)
구례를 생각하며
권말선
지난여름 구례는
어설픈 댐 방류 탓에
마을이 강물에 잠겼었다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
수해복구를 도왔지만
아직 태부족
주민들은
피해조사와 배상을 요구하며
수자원공사 감사원 국회 청와대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벌써 서리가 내렸고
곧 겨울 오는데
내가 다 책임지겠소,
나서는 놈 하나 없고
임시주택 마저도 불량이라니
애먼 수재민들만 이중삼중고…
황해도 금천군도 그 무렵
태풍, 홍수로 마을이 무너졌다가
한 달여 만에 뚝딱 새집들을 짓고
살림살이 다 갖춰진 집에 들어간다는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 들으며
집들이를 기쁘게 축하하다가도
섬진강 사람들
구례 사람들
애타게 뛰어다니는
발걸음소리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맘 자꾸 아리는 것은
우리도 그렇게 수해지역에
온 나라가 한 몸처럼 왁짝 달려들어
오는 겨울 추위를 막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어서…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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