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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구례를 생각하며

by 전선에서 2020. 11. 1.


(사진 : 한국농정)




구례를 생각하며

 

권말선 



지난여름 구례는

어설픈 댐 방류 탓에

마을이 강물에 잠겼었다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

수해복구를 도왔지만

아직 태부족

주민들은

피해조사와 배상을 요구하며

수자원공사 감사원 국회 청와대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벌써 서리가 내렸고

곧 겨울 오는데

내가 다 책임지겠소,

나서는 놈 하나 없고

임시주택 마저도 불량이라니

애먼 수재민들만 이중삼중고

 

황해도 금천군도 그 무렵

태풍, 홍수로 마을이 무너졌다가

한 달여 만에 뚝딱 새집들을 짓고

살림살이 다 갖춰진 집에 들어간다는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 들으며

집들이를 기쁘게 축하하다가도

섬진강 사람들

구례 사람들

애타게 뛰어다니는

발걸음소리에

심장이 쿵 내려앉고

맘 자꾸 아리는 것은

우리도 그렇게 수해지역에

온 나라가 한 몸처럼 왁짝 달려들어

오는 겨울 추위를 막아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어서

 

 

(2020. 11. 1)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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