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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2. 유엔사는 평화협정해도 존재한다?

by 전선에서 2018. 10. 17.

2. 유엔사는 미국의 다국적군으로 평화협정으로 해체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분석과 전망> 유엔사는 무엇인가

 


 

1 유엔사는 미국이 운용하는 미국의 다국적군이다.

 

최근 한국의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놓고 불거진 유엔사 논란은 유엔사의 정체성 논란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엔사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내용들은 차고 넘친다. 유엔총회 결의로 195077일 창설된 유엔사에 대해 197530차 유엔총회가 유엔사 해체 결의를 한다. 이어 95629일 부트로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사 해산은 유엔의 책임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권한 내에 있는 문제라고 한다.

 

이것들은 유엔사가 유엔의 기관이 아니라 일단, 사실상 미국이 운용하는 미국 군대 즉, 미국의 다국적군이라는 것을 드러내준다. 유엔사가 미국 군대라는 것은 유엔사령관 임명권자가 미 대통령이라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맥아더장군이 유엔사령관이 되었던 것은 트루먼 대통령이 임명해서였다. 지금은 미 대통령이 미 의회 청문회를 거쳐 주한미군사령관을 임명하는데 그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직하게 된다. 북 리용호 외상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사는 미국의 지휘에만 복종하는 연합군사령부라고 했던 것이 일리 있게 여겨지는 이유다.

 

2 ‘유엔사는 평화협정 체결이 돼도 없어지지 않는다

 

유엔사의 운명은 6.12북미공동성명 1항에 적시돼있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과정이 결정하게 된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종전선언을 입구로 해 평화협정을 거쳐 북미수교로 가는 경로를 갖는다. 이 과정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것이 전작권 환수와 유엔사 해체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다.

그러나 현실과 정세흐름의 일각은 종전선언이 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해도 유엔사 해체가 안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종전선언과 유엔사 해체는 관련이 없다는 발언을 하게 되는 배경이다. 극히 주목되는 것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내정자가 유엔사는 평화협정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달 25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발언이다.

 

주한미군은 유엔사가 유엔으로부터 세 가지의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주장한다. 개전 시기에 부여받은 것으로 북의 남침 격퇴가 기본이다. 또 하나는 정전협정 체결권자로서 부여받은 정전협정 유지.관리 임무다. 주한미군이 유엔사가 유엔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임무 중에 또 하나가 통일되고 독립되고 민주화된 한국 건설이라는 별도의 임무. 전쟁 중 38선 이북으로 진출하는 문제에 봉착해 부여받은 것이라고 했다.

유엔사가 유엔으로부터 북의 남침 격퇴정전협정 유지.관리이외에 통일되고 독립되고 민주화된 한국 건설이라는 별도의 임무까지 부여받았다는 주한미군의 주장에 따르면 종전선언은 물론 평화협정은 유엔사 해체의 충분조건이 될 수가 없다. 주한미군의 논리에 따르면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해도 정전협정 유지.관리임무는 종료되지만 통일되고 독립되고 민주화된 한국 건설이라는 별도의 임무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러한 주장과 논리에 충실한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김동명 박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있던 2011년 서울대 통일과 평화’ 3집에서 법리적으로 정전협정 폐기와 유엔사 해체 문제는 별도 사안으로, 정전협정 폐기만으로 유엔사가 해체될 성질은 결코 아니다라며 유엔사는 공고한 평화체제가 실현될 때까지 존속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사가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할 경우 미군으로 하여금 즉각 개입할 수 있는 명분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종전선언이 되고 평화협정까지 돼도 유엔사는 존재하게 된다는 주한미군의 논리는 이처럼 유엔사에 부여되었다는 별도의 임무통일되고 독립되고 민주화된 한국 건설이라는 것에 근거한 논리다

종전선언이 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유엔사 주둔 명분이 치명적으로 약화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고 해서 유엔사 해체가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과정에서 유엔사가 쉽게 해체될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거나 기간 북미대결전 역사를 잘 모를 경우에 가질 수 있는 입장이다. 유엔사의 본질 그리고 그 역사를 모를 때 가질 수 있는 입장이기도하다.

 

유엔사는 결국, 미국이 운용하는 다국적군으로 평화협정으로 해체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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