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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영변 핵기지 불능화 및 남북공동우주프로그램 운용 그리고 북미수교

by 전선에서 2018. 9. 28.

영변 핵기지 불능화 및 남북공동우주프로그램 운용 그리고 북미수교

<분석과전망>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상

 



 

미국의 북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MW) 원자로를 폐쇄한다면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27일 통일연구원이 연세대에서 연 '북한의 핵무기' 특강에서다. 헤커박사는 미국 내의 반트럼프반북진영이 영변핵기지 시설들이 노후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시설들이 더 많다는 말도 했다. 헤커 박사는 그가 한 주장이나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미국인들이 북핵에 갖는 공포가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미국 인사다.

헤커 박사의 주장은 사람들로부터 언제라도 두터운 신뢰를 받는다. 헤커 박사는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 가는 핵물리학자다. 북핵에 관한 한 헤커 박사만큼 잘 아는 미 핵전문가는 없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나 방북을 했었다. 방북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북 영변 핵기지에 직접 들어가 초현대식 우라늄 농축 시설 등 핵심 핵 시설을 다 둘러봤었다.

 

영변핵기지 폐쇄 예고는 북이 더 이상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을 것임을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에 보여줄 수 있는 그 보다 더 확정적인 비핵화 의지는 없다. 구체적으로는 핵 감축의 확고한 행동이다.

미국이 북 비핵화의 목표인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the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에서 가장 핵심으로 여기는 것이 최종적인(the final)’ 것과 더불어 완전한 검증(’fully verified)이다. 북이 풍계리 핵시험장을 불능화한데 이어 동창리 영변핵기지 불능화까지 예고한 것은 최종적인 비핵화 완성에 가깝다. 여기에 북이 검증을 내포시켰을 것은 당연하다. 북의 핵사찰에 대한 간접적 언급에서 확인된다. 이에 따르면 북은 NPT(핵확산금지조약)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재가입 구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미국에게 비핵화 검증과 관련 이 보다 더 좋고 확고한 것은 없다.

 

이렇듯 북의 전격적인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지만 그러나 미국은 대북제재 유지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27일 유엔본부에서 북 비핵화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주재, "새시대의 새벽이 밝았다"고 하면서도 대북제재는 FFVD를 실현할 때까지 반드시 힘차게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폼페오 장관의 그 발언에서 이전과 같은 파괴력이나 무게감은 감지되지 않는다. 언뜻 억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이 비핵화 조처를 하는 상황에 제재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점진적인 군축 조치들에 따라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도 만만치 않았다. "대북 압박이 목표는 아니라는 게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북한의 조치에 따른 제재 수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과 왕이 부장이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 앞에서 작심한 듯 제재완화를 거론한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아베 일본 총리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대북압박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북일관계 정상화를 강조하는 유엔총회연설을 한 것이다. 미국의 고립이 분명해지는 모양새다.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는 이처럼 정세흐름 상 필연이다.

 

북이 NPT에 복귀하고 IAEA에 재가입하게 될 시점을 예상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북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에 상응해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시점이다. 그때, 미국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해보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난리 아닌 난리가 날 것이다. 좋을 때 보일 수 있는 반응말이다. 북으로부터 받았던 핵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에 감응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인들은 우둔하지 않다.

미국인들이 가지게 될 그 안심은 그러나 객관적으로 완전한 것일 수는 없다. 미국인들은 화성-14와 화성-15형 등 가공할만한 능력을 가진 북의 ICBM들에 대해서도 진한 공포를 갖고 있다. 미국의 주류정치세력들은 북에게 미사일 프로그램 파괴를 요구한다. 좋은 표현으로는 정치공세라 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 생억지다. 북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게 파괴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군수산업과 민수산업이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북 미사일프로그램 폐기는 현실적으로 북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민수용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실현된다. 민간용 우주프로그램이 그 전환의 구체다. 그 이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북이 군수용 미사일프로그램을 민수용 우주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데에서 미국과 유엔 더 나아가 한국이 져야할 일정한 역할이 있다. 헤커 박사도 언급하고 있다. "유엔과 한미가 조율해서 군사적 용도를 민수용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한 것이다

여기에서 미사일프로그램 전환 관련해 상정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남북공동우주프로그램이 그것이다. 한국이 러시아의 우주과학 기술을 빌려 발사한 인공위성 나로호가 실패를 거듭하고 북이 지난 2년여 동안 집중적으로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때 회자되었던 사안이다. 매우 현실적이다. 의미도 깊다. 북미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번영, 자주통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남북경제협력의 정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헤커 박사도 강조했듯 게임 체인저다’.

북의 군수용 미사일프로그램이 민간용 미사일프로그램으로 전환되고 남북공동우주프로그램으로 발전되는 순간, 미국인들은 그때서야 북 미사일에 대한 공포에서 완전하게 벗어나게 될 것이다.

 

미국인들의 북핵에 대한 공포는 결국, 영변핵기지 불능화와 남북공동우주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완벽하게 없어지게 된다. 그때, 미 지도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세계비핵화에 결부돼 가는 사변적 현상을 확인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었던 북미수교 작업의 성과들을 세상에 드러내놓게 될 것이다

6.12북미공동성명 1항인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그렇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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