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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440

새들은 새장에서 새들은 새장에서 권말선 새들은 새장에서 행복할까 끊어지지 않는 먹이와 물 오로지 그것으로 만족할까 둘이 나누는 사랑의 속삭임은 언제나 달콤할까 날개는 힘을 잃고 알은 깨어나질 않는데 새들은 새장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봄이 오면 떠나 보내야지 따뜻해지면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너무 늦지 않기를 2014. 3. 17.
떠돌이 떠돌이 권말선 나는 자꾸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정해진 어디도 없이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생각을 잃고 창밖만 응시하고 싶다. 내게 말 걸어 오는 이도 없는 외로운 여행길에 던져지고 싶다. 한달이 가고 일년이 가고 끝나지도 않는 흙바람 돌길에서 그대로 사라지고 싶다. 전생에 나는 떠돌이였을 것이다. 2014. 3. 17.
엄마 엄마 권말선 엄마, 세월의 강을 힘겹게 건너 왔는데 아직 그대로네요 엄마의 무게. 딸 아들 아직도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우릴 버리고 가버리지 않은 것 감사해요 힘겨운 가난에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다 자라도록 엄마라는 이름의 든든한 배경이 돼 주셨죠. 너무 많은 짐을 지운 나도 그중 한사람이었던 것에 정말로 미안해요.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지만 어릴적 엄마 치맛자락 잡고 흔들던 기억 아직도 향기로와요. 엄마, 자랄때는 어설픈 반항기로 가슴 아프게 했었지요 그 깊은 마음속을 몰랐었으니까 대학졸업식날 괜한 반발심에 엄마를 초대하지 않았던 것 두고두고 서운해 하셨지요. 결혼하면서도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한 것 정말로 죄송해요 엄마의 눈물... 둘째아이 낳고 아들이라고 안심하시며.. 2014. 3. 17.
여자 2 여자 2 권말선 저녁이 내리도록 여자는 종일 쓸쓸해 창문을 열면 싸- 한 공기 그리움마저 숨어 버리고 하늘엔 별 한 둘... 구름은 노을을 건너고 바람은 어디론가 떠나는데 여자는 쓸쓸해 아무래도 울고 있나봐 창가에 그 여자 2014. 3. 17.
친구에게 친구에게 권말선 친구, 오늘은 네 편안한 미소가 그립다 순대볶음 한 접시 앞에다 놓고 동그란 소주잔 마주 부딪고 느리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술기운 발갛게 가슴가득 번지면 넌 말을 잃고 난 그냥 웃기만 하겠지. 늦은 밤의 전화도 반갑게 받아주며 술취한 내 웃음은 영 틀리다 했었지, 스물 몇의 그 어리던 시절에. 친구, 빛나는 회색목소리 음악처럼 들으며 즐겁던 그날의 동그란 술잔 오늘도 부지런히 부딪고 싶다 취한 걸음을 집앞에 두고 공중전화로 너를 찾아 네가 기억하는 그 웃음 아마 그건 특별한 그리움이었으리라 말해주고 싶어라 2014. 3. 17.
연가 연가 권말선 "거저 우리가 서로에게 바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사히 안녕하는 것 뿐.." 삶은 사랑은 혼자 굴러가는 바퀴처럼 그렇게도 쓸쓸한 것일까 우리 사는 뜻은 어디에 매여 있어 발길은 마음따라 떠나질 못하나 오늘은 내 그리움에 향긋한 꽃칠을 하고 그대 지나는 길목에 걸어두고파 삶이 사랑이 먼 길을 돌아가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라면 쉼없는 이 길을 즐거이 걸어가리 이 세상 사는 동안 우리가 서로에게 바랄 것이 거저 무사히 안녕하는 것 오로지 그 뿐이라 할지라도 감미로운 천성의 그대로 인한 이 아름다운 충격에서 나 떠나지 않으리. 2014. 3. 17.
그리움 3 그리움 3 권말선 나 이렇게 눈물 흘리네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아픔에 그대가 주는 외로움 내가 엮어낸 그리움 다 감당 못한 채 울고 있네 빈 밭을 뒹구는 돌멩이처럼 취해 무너진 모습으로 앉아 있네 소리쳐 부르고 싶은 이름 가슴에 끌어 안고 그대, 아름다운 눈빛 눈부시게 하얀 미소 이마에 깃든 따뜻한 내음 쓸어 넘기는 손가락 따라 밀려가던 머리칼 혼자 걷던 걸음 뒤로 흠뻑 묻어나던 외로움이여 사랑하는 그대 깊숙한 어둠속에서 눈을 감고 있노라면 가슴가득 밀려오는 그리운 사람 그대가 보이네 그대를 느끼네 그대를 느끼네 2014. 3. 17.
외로운 날 외로운 날 권말선 쓸쓸한 마음보다 쓸쓸함에 대한 이유없음이 더욱 견디기 어렵다 무심한 그대때문도 아니고 계절이 멋대로 찬란해진 때문도 아닌데 고만 깊은 외로움에 빠져 움직일 수가 없다 보이는 모든 사물이 흔들리고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은 질서를 잃었다 오로지 내 것이 아닌듯한 마음만 싸아한 아픔으로 울고 있다. 2014. 3. 17.
안동가는 길 안동가는 길 권말선 중앙선 열차에 몸을 싣고 깜깜한 밤을 달려 꿈에도 못잊어 헤메던 곳 고향으로 갑니다. 객실 의자마다 사람들 눈빛은 모두 그리움에 젖어 있어 말이 없습니다. 나도 말을 잃었습니다. 도대체 십년세월을 무엇이 두려워 두려워 망설였는지 거기에 가면 무엇이 있을지 누가 나를 반길지 혹은 아무도 몰래 어디에 갈건지 분명히 정한 바도 없으면서 오늘 내가 못가면 이제 다시는 두번 다시는 못 갈 것만 같아서 떨리는 마음으로 찾아 갑니다. 가기는 하되 부디 이방인처럼 구경꾼처럼 방랑자처럼 그냥 돌아만 볼 뿐 그립던 그 모든 것에도 - 향기에도, 흔적에도 - 혹은 기억을 붙잡고서도 울지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고향에 갑니다. 2014.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