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권말선
엄마, 세월의 강을 힘겹게 건너 왔는데 아직 그대로네요
엄마의 무게.
딸 아들 아직도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우릴 버리고 가버리지 않은 것 감사해요
힘겨운 가난에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다 자라도록 엄마라는 이름의 든든한 배경이 돼 주셨죠.
너무 많은 짐을 지운
나도 그중 한사람이었던 것에
정말로 미안해요.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지만
어릴적 엄마 치맛자락 잡고 흔들던 기억
아직도 향기로와요.
엄마, 자랄때는 어설픈 반항기로 가슴 아프게 했었지요
그 깊은 마음속을 몰랐었으니까
대학졸업식날 괜한 반발심에 엄마를 초대하지 않았던 것
두고두고 서운해 하셨지요.
결혼하면서도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한 것
정말로 죄송해요
엄마의 눈물...
둘째아이 낳고 아들이라고 안심하시며
정성스레 미역국 끓여주셨던 것
고마왔어요.
그런데도 난 아직 다 못자라
가끔 엄마에게 투정부리죠.
언니만 이뻐한다고 내 아이들 야단친다고
너무 간섭한다고
엄마가 도와주지 않아도 잘 살 것처럼 큰소리치지만
그래도 아쉬우면 생각나는 첫 얼굴인데
엄마...
생각해보면 언제나 내 편이었고
날 안스러워 해주셨지요.
내가 흔들릴때 나를 잡아준 건
엄마의 작은 손. 따뜻한 가슴.
그 안의 사랑!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라 말했었지만
과연 난 엄마처럼 살 수 있을까?
엄마.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내가 부를 때 대답해 줘서
정말로 고마와요.
존경하고 사랑해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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