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권말선
친구,
오늘은 네 편안한 미소가
그립다
순대볶음 한 접시 앞에다 놓고
동그란 소주잔 마주 부딪고
느리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술기운 발갛게 가슴가득 번지면
넌 말을 잃고
난 그냥 웃기만 하겠지.
늦은 밤의 전화도 반갑게 받아주며
술취한 내 웃음은 영 틀리다 했었지,
스물 몇의 그
어리던 시절에.
친구,
빛나는 회색목소리 음악처럼 들으며
즐겁던 그날의 동그란 술잔
오늘도 부지런히 부딪고 싶다
취한 걸음을 집앞에 두고
공중전화로 너를 찾아
네가 기억하는 그 웃음
아마 그건 특별한 그리움이었으리라
말해주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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