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75 포장마차 연가 포장마차 연가 권말선 그대여 오늘은 단둘이서 호젓한 강가 포장마차에 앉아 우동 한 그릇에 소주 서너 잔 나눠 마시자 달님과 별님들의 노래에 귀를 맡기고 맑은 소주잔 가볍게 부딪히면서 사랑도 마시고 꿈도 마시자 술 한 잔에 취하고 그윽히 바라보는 그대 눈길에 또한 흠뻑 취하고 싶어라 강물에 잠든 어린 고기는 내일의 여정을 앞에 두고 설레이며 뒤척이겠지 마지막 술잔을 모두 비우면 우리도 손잡고 함께 떠나자 아무도 모르는 동굴속으로 그대여 우리 오늘은 천막으로 지은 자그만 별장에서 입술이 앵두처럼 보일때 까지만 술을 마시자 2014. 3. 17. 어비리 저수지 어비리 저수지 권말선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 어비리 저수지 푸른 바람따라 물결 일렁이네 걸음을 멈추고 그 작은 바다를 보네. 마을을 한바퀴 쓰다듬고서 바다야 너는 어디로 흘러 가니 갈릴리 바닷가 고기낚던 어부는 그물을 버려 두고 몸만 떠났네 어비리 저수지 푸른 바람 푸른 비린내 손짓하는 물결은 지나는 행인마다 불러 세우고 낡은 저 그물을 던지라 하네 던져 보라 하네 2014. 3. 17.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권말선 사랑을 시작함에 있어 먼저 오가야 할 것은 미소 혹은 웃음. 어느날 뜻하지 않게 아름다운 사람을 발견하였다면 그를 향해 살며시 아니면 환하게 웃어 보기를 그 순간에 그와 눈이 마주칠 수 있다면 더없는 행운이겠지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들 어떠리 그 찰나, 그대가 아름다운 한 사람을 향해 환히 웃었던 순간은 그대 영혼이 순수에 가득차 빛나던 때 별보다 꽃보다 아름다운 미소로 인해! 사랑을 끝내고 돌아설 때도 그처럼 환히 웃어 보일 수 있으면 이별도 그리 슬프지만은 않으리 사랑을 시작함에 있어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따뜻한 가슴 어느날 누군가 그대 향해 환한 웃음을 짓는다면 그 웃음을 전부 가슴에 껴안아라 2014. 3. 17. 떠날 시간 떠날 시간 권말선 이제 갈 시간 떠나야 할 시간 추억을 접어 서랍에 넣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발길 옮길 시간 떠날 수 있음에 대한 행복 그대와 나누었던 사랑과 눈물에 고마움을 전하고 그대와 함께 꾸었던 여린 꿈과 그대 가슴에 자리한 오랜 기억들 모두 지우길 바라며 그대 가슴에 기대어 울었던 짧은 행복을 두고 이제 갈 시간 떠나야 할 시간 그대와 나의 사랑이 비로소 자유로와지는 시간 2014. 3. 17. 완행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완행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권말선 나는 떠날 수 있을까 - 완행버스 창가 자리에 앉아 햇살 얼굴가득 받으며 햇살에 취해 깜빡 잠이 들기도 했다가... 낯설은 이름의 정류장에서 내리는 사람들. '화산리'라는 이름의 동네에도 알고보면 나같은 모양을 한 사람들이 살 거라고 그들 모습도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이 하나 안은 중년부부 좁은 길로 멀어지는 모습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이 다시 완행버스는 움직이고 '화산리'에는 화산이 있는 걸까 옛날에 화산이 분출한 곳이었을까? 아까내린 중년부부는 늦게 아이를 낳았나보다. 남자는 키가 크고 더벅머리였으나 온순해 보였고 여자는 뚱뚱하고 이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내려요"하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 있었지. 작은 아이를 걸쳐 안은 남자와 무거운 짐을.. 2014. 3. 17. 이별에 관하여 이별에 관하여 권말선 1. 그대 눈물을 닦아 줄 성숙을 위하여 이별을 기뻐하자 슬픔이나 고독은 이미 이별 이전에도 함께 있었던 사랑의 친구가 아니었던가 창틈으로 새어드는 차가운 바람 그보다 몇 배 시린 아픔이라야 이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으리 오늘이 우리 생애의 끝이 아니라면 어둠에 주저앉아 울지 말고 희망을 안고 일어나 걸어야하리 단 한순간 만이라도 친구여, 그대 사랑이 정열에 불타올랐었다면, 그의 눈빛에 휘감기는 그대 영혼의 떨림 그것이 있었다면 더 이상의 미련은 남기지 않아도 좋으리 2. 이별은 슬며시 곁으로 와서 먼나라로 가자고 손을 이끄네 이별이 내게로 와서 먼나라로 가자고 손을 잡는데 무어 그리 고마운 일이라고 슬며시 손 잡은 이별을 덥석 안았네 사랑하는 순간부터 헤어짐을 기다렸네 3. 사랑.. 2014. 3. 17. 겨울, 잃어버린 이야기 겨울, 잃어버린 이야기 권말선 사랑이여 어디로 갔는가 아궁이 속 장작불처럼 활활 타오르던 너는 제단위에 꽃을 두고 가던 소망 가득하던 여자의 발길은 어디로 떠나고 말았는가 내 지나 온 길위엔 회한만 가득하다 꿈이여 어느 산길을 헤메이는가 오늘, 저 겨울의 눈밭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는 어린 사슴같은 사랑을 본다 바람부는 언덕에 꽃을 든 그 여자가 서 있다 어깨를 떨고 있는가 내 막연했던 그리움은 저 꽃을 감싼 여린 손 그 온기보다 더 가늘었던가 그대, 내 쓸쓸한 한숨을 못본 척 두고 떠나는가 아궁이 속 장작불처럼 뜨겁게 타오르던 사랑이여 2014. 3. 17. 비 비 권말선 오호라, 창밖에 비 내리네요 툭 투둑 툭 투둑 정답게 떨어지는 빗소리 나도 빗방울되어 즐거이 노래하며 그대 창에 부서지고파 그대여 창을 열고 들어 보세요 툭 투둑 툭 투둑 그대 향한 사랑의 노래 2014. 3. 17. 새들은 새장에서 새들은 새장에서 권말선 새들은 새장에서 행복할까 끊어지지 않는 먹이와 물 오로지 그것으로 만족할까 둘이 나누는 사랑의 속삭임은 언제나 달콤할까 날개는 힘을 잃고 알은 깨어나질 않는데 새들은 새장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봄이 오면 떠나 보내야지 따뜻해지면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너무 늦지 않기를 2014. 3. 17. 떠돌이 떠돌이 권말선 나는 자꾸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정해진 어디도 없이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생각을 잃고 창밖만 응시하고 싶다. 내게 말 걸어 오는 이도 없는 외로운 여행길에 던져지고 싶다. 한달이 가고 일년이 가고 끝나지도 않는 흙바람 돌길에서 그대로 사라지고 싶다. 전생에 나는 떠돌이였을 것이다. 2014. 3. 17. 엄마 엄마 권말선 엄마, 세월의 강을 힘겹게 건너 왔는데 아직 그대로네요 엄마의 무게. 딸 아들 아직도 엄마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우릴 버리고 가버리지 않은 것 감사해요 힘겨운 가난에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을텐데 이렇게 다 자라도록 엄마라는 이름의 든든한 배경이 돼 주셨죠. 너무 많은 짐을 지운 나도 그중 한사람이었던 것에 정말로 미안해요.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지만 어릴적 엄마 치맛자락 잡고 흔들던 기억 아직도 향기로와요. 엄마, 자랄때는 어설픈 반항기로 가슴 아프게 했었지요 그 깊은 마음속을 몰랐었으니까 대학졸업식날 괜한 반발심에 엄마를 초대하지 않았던 것 두고두고 서운해 하셨지요. 결혼하면서도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한 것 정말로 죄송해요 엄마의 눈물... 둘째아이 낳고 아들이라고 안심하시며.. 2014. 3. 17. 여자 2 여자 2 권말선 저녁이 내리도록 여자는 종일 쓸쓸해 창문을 열면 싸- 한 공기 그리움마저 숨어 버리고 하늘엔 별 한 둘... 구름은 노을을 건너고 바람은 어디론가 떠나는데 여자는 쓸쓸해 아무래도 울고 있나봐 창가에 그 여자 2014. 3. 17. 친구에게 친구에게 권말선 친구, 오늘은 네 편안한 미소가 그립다 순대볶음 한 접시 앞에다 놓고 동그란 소주잔 마주 부딪고 느리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술기운 발갛게 가슴가득 번지면 넌 말을 잃고 난 그냥 웃기만 하겠지. 늦은 밤의 전화도 반갑게 받아주며 술취한 내 웃음은 영 틀리다 했었지, 스물 몇의 그 어리던 시절에. 친구, 빛나는 회색목소리 음악처럼 들으며 즐겁던 그날의 동그란 술잔 오늘도 부지런히 부딪고 싶다 취한 걸음을 집앞에 두고 공중전화로 너를 찾아 네가 기억하는 그 웃음 아마 그건 특별한 그리움이었으리라 말해주고 싶어라 2014. 3. 17. 연가 연가 권말선 "거저 우리가 서로에게 바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사히 안녕하는 것 뿐.." 삶은 사랑은 혼자 굴러가는 바퀴처럼 그렇게도 쓸쓸한 것일까 우리 사는 뜻은 어디에 매여 있어 발길은 마음따라 떠나질 못하나 오늘은 내 그리움에 향긋한 꽃칠을 하고 그대 지나는 길목에 걸어두고파 삶이 사랑이 먼 길을 돌아가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라면 쉼없는 이 길을 즐거이 걸어가리 이 세상 사는 동안 우리가 서로에게 바랄 것이 거저 무사히 안녕하는 것 오로지 그 뿐이라 할지라도 감미로운 천성의 그대로 인한 이 아름다운 충격에서 나 떠나지 않으리. 2014. 3. 17. 그리움 3 그리움 3 권말선 나 이렇게 눈물 흘리네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아픔에 그대가 주는 외로움 내가 엮어낸 그리움 다 감당 못한 채 울고 있네 빈 밭을 뒹구는 돌멩이처럼 취해 무너진 모습으로 앉아 있네 소리쳐 부르고 싶은 이름 가슴에 끌어 안고 그대, 아름다운 눈빛 눈부시게 하얀 미소 이마에 깃든 따뜻한 내음 쓸어 넘기는 손가락 따라 밀려가던 머리칼 혼자 걷던 걸음 뒤로 흠뻑 묻어나던 외로움이여 사랑하는 그대 깊숙한 어둠속에서 눈을 감고 있노라면 가슴가득 밀려오는 그리운 사람 그대가 보이네 그대를 느끼네 그대를 느끼네 2014. 3. 17. 이전 1 ··· 100 101 102 103 104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