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457 커피를 마시며 커피를 마시며 권말선 고요하던 마음에 불현듯 어둔 그림자 밀려올 때는 무엇보다 미운 것이 야물지 못한 내 마음이라. 달고 진하게 커피 한 잔 타서 방 한 쪽에 쪼그리고 앉아 한 모금, 한 모금씩 나의 어리석음 삼켜본다 지나고 보면 모두 한 번의 헛웃음으로 끝날 수 있는 그리 큰 일은 아니었던 것들, 커피잔이 빌 때쯤엔 내 황량한 뱃속도 포만감으로 채워지고 아, 이젠 눈물 보이지 말자 돌아보면 후회만 쌓일 뿐이지 빈 커피잔 앞에 두고 조용히 돌아 보는 눈물 흘리며 후회도 하고 분노하고 실망하고 울며 웃었던 철없는 나의 하루, 하루여. 2014. 3. 17. 亡年之交를 꿈꾸며 亡年之交를 꿈꾸며 권말선 님이여,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른 세계에 살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깝지만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 생각들 오래도록 주고 받으며 님에겐 착한 친구 나에겐 현명한 선배이시길 바랍니다. 님이여, 세상에는 말하지 못할 사랑도 있다는 것을 가슴에만 품어야 할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아프게 배웠습니다. 사랑이, 그리움이, 우리 곁을 떠나 먼나라로 가버리고 따뜻하고 희미한 미소만으로 가슴 느꺼울 수 있는 친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2014. 3. 17. 이별예감 이별예감 권말선 그대 오지 않는 시간이 하루 이틀 쌓이고 늘 만나던 그 자리에 텅 빈 공허함만 남아 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그대가 나를 사랑한 적이 있었던가? 그대는 침묵하고 나는 잠 못 이루며 시를 쓰는 밤. 그대 없는 내 쓸쓸한 마음밭엔 푸른 달빛도 애처롭고 오가는 이 없는 좁은 길을 서성이며 하루 이틀 사흘을 하염없이 그대만 기다린다. 2014. 3. 17. 돌 돌 권말선 - 내 가슴에 커다란 돌 하나 놓여 있다 바위같이 커다란 돌. 무겁게 가슴을 내리 누를 때는 나는 그만 꼼짝할 수도 없다. 길을 걸을 때도, 누군가와 얘기할 때도 그 돌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커다란, 그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 누가 내 가슴에 이 돌을 심었을까. - 이 돌을 들어 저 강 한가운데 놓고선 생각나면 찾아가 돌위에 나를 얹고 흐르는 강물을 쳐다보면서 잠시 생활을 잊고 쉬었다 오면 참 좋으련만. 돌은 나를 떠나지 않고 나조차도 그를 버릴 수가 없네. 이렇게 내 가슴에 남아 내가 눈물 흘리고 웃고 떠드는 내 세월을 지켜 보면서 어느날, 초라하게 늙어진 내 가슴안으로 정답게 웃으며 녹아들겠지. 내 가슴 속 한자리를 아프게 차지하고선 고독이 되었다가 친구도 되었다가 원망도 되고 편.. 2014. 3. 17. 잊으려 잊으려 권말선 나도 구름 되어 떠나면 어떨까 - 먼 산, 너른 바다, 정글의 한가운데 낯설은 세상에서 외로와질 때까지 떠다니면 어떨까 나도 강물 되어 흐르면 어떨까 - 나도 물이고 너도 물이고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그래서 모두 하나가 되고 마는 눈물로 흐른다면 흐르고 흐르고 흘러가 버리면 그 때는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차라리, 새가 되면 어떨까 - 밤 새워 너의 창을 지키다 아침이면 설운 가슴 노래를 쏟고 태양 속으로 까맣게 사라져 버리면 그 때엔 하얗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2014. 3. 17. 그대의 편지 그대의 편지 권말선 어느날 뜻밖에 받은 그대 긴 편지 쓸쓸하고도 정다운 그대 말씀들 무심코 찍으신 점 하나, 쉼표 하나도 모두 어여뻐 이른 아침과 한가로운 오후 그리고 꿈결에도 그대 목소리, 귓가에 일렁인다. 2014. 3. 17. 낙서 낙서 권말선 어린 딸아이가 새로 산 노트에 비뚤비뚤 커다랗게 적어 둔 글씨, 엄마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저희들끼리 뛰놀다 간 자리에 온통 늘어 놓은 놀잇감들 언제 자라 엄마를 좀 편하게 해 주나 싶다가도 고녀석 기특도하지 어쩌면 그런 말을 적었을까 그만 배시시 웃음이 난다. 2014. 3. 17. 행복 행복 권말선 그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철없이 행복해져 버렸습니다. 이 행복이 꿈처럼 깨어져 헤어날 수 없는 아픔에 빠질수도 있겠지만 아, 이토록 푸르른 내 마음은 오늘도 그대향해 달려갑니다. 2014. 3. 17. 사랑, 그리고 사랑, 그리고 권말선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사랑이라 한다면 그대가 보내시는 편지들은 행복이겠지 그대에게 아무 줄 것이 없는 내 가난은 슬픔이라 하자 잡을 수 없는 공간 너머 먼 그대는 그리움이 되고 언젠가 강물처럼 떠나실 그대는 이별이겠지 그리고 해후... 세월지나 다시 그대를 만날 수 있을까? 2014. 3. 17.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