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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중국은 미국에게 퇴로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6. 2. 5.

새로운 중국역할론-미국에게 퇴로를

<분석과전망>북한 ICBM은 북미평화협정 체결에 불을 당길 수 있는가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충격의 정점- 소형 수소탄 시험


북한 4차핵시험은 2016년 동북아지형을 뒤 흔들어놓고 있는 역사적 사변이다. 소형 수소탄 시험이라고 했다. 핵시험 상식으로 설명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많은 핵물리학자들이 실패라고 했던 이유다. 북한이 최근 핵폭발력을 조절통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을 때에야 그 의문은 풀릴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받게 되는 충격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2010년 미국의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견학했을 때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했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충격에 빠진 미국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이 중국이다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다. 미국은 중국 북핵3원칙이 실패했다며 중국역할론을 강조했다. 석유수출 금지 등 실질적인 경제제재를 가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중국은 반발했다. 반발이 다가 아니었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빚어낸 결과라면서 미국책임론으로 맞서기까지 했던 것이다. 전례 없는 일이다.

 

동북아지형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미중갈등만큼이나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은 아직까지 없다. 미중갈등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도 중국의 북핵3원칙도 이제 더 이상 북핵접근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동북아지형이 흔들리고 난 뒤 어떻게 정립될지를 가늠케 해주는 단서다.

 

북한의 4차핵시험에 대해 전문가들이 게임체인저로 규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쉼 없는 연속 공세- ICBM 발사 예고

 

그런데 미국이 맞닥뜨리게 되는 불행한 상황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북한이 광명성 발사까지 예고해나선 것이다.

 

북한의 위성에 대해 미국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간단히 규정해버린다.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 과학적이다.

일본이 패트리엇미사일(PAC-3)과 해상 요격미사일(SM-3)을 배치해 요격도 불사하겠다고 한 것은 그래서 타당한 조치다. PAC-2를 동원해 요격하겠다고 한 우리 국방부의 호언도 그럴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배꼽을 잡기는 했다. 북한의 ICBM은 일본으로 향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방부가 언급한 PAC-2는 요격고도가 20를 채 넘지 않는다. 비행기 날아가는데 갖은 법석을 떨며 새총을 쏘는 것에 대해 웃지 않을 사람들은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과 우리 국방부의 조치가 갖는 특별한 정치적 의의에 대해 폭넓게 이해를 했다. 북한 위성 발사로 생기는 긴장 국면을 그렇게 활용을 하는 것이 반북정치의 속성이라는 것을 잘 알아서였다. 반북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런저런 이익을 많이 봐왔던 반북정치의 전형들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당연하게도 미국에게로 쏠렸다. 미국은 대책이 없다.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 애초 미국의 의도는 북한의 핵시험을 계기로 한미일3각동맹 구축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물론 러시아의 반발에 부딪혀 한 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북한이 ICBM발사를 한다고 했을 때 중국과 러시아가 보인 반응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미일3각동맹 구축의 빌미로 삼으려는 미국의 의도에 힘을 뺀다.

 

조선의 신중한 행동을 희망하지만 조선이 기어코 위성발사를 하려 한다면 우리는 제지할 수 없다

3일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러시아 소리방송(스푸트니크)4일 기사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결의는 모든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우주개발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스푸트니크는 핵시험과 달리 북한 로켓 발사는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고 한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동방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의 발언도 소개를 했다.





 

전격과 파격의 융합-우다웨이의 방북

 

이 정도면 사실, 수렁이다. 미국으로서는 스스로 헤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 처지에 내몰린 셈이다.

 

전문가들이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에 대해 특별히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우 대표의 방북에는 줄곧 전격적이라는 수사가 따라다녔다. 20143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이루어졌으며 핵시험의 중요국면을 관통하는 정세라는 의미였다. 연합뉴스는 우 대표의 방북이 북핵시험 국면에서 중대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촉각은 우대표가 상체에 걸친 커다란 빨간 목도리와 머리에 쓴 가죽모자에 먼저 가 닿았다. 파격이었다. 외교관의 일반적인 행보와는 모양새가 많이 달랐다.

 

북한의 파격도 만만치가 않았다. 우 대표가 평양을 온 날 광명성 발사를 예고하는 매우 희한한 손님치레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지난해 1212일 방중했던 모란봉 악단이 철수하듯이 우 대표도 돌아가야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네티즌 사이에서 일순 돌았다. 우대표가 방북하기 전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 담당 부국장이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연신 정겹게 말하고 친근하게 웃으며 자유분방하게 걷는 우 대표의 모습을 TV를 통해 방영해주는 것도 우대표의 옷차림만큼이나 파격적으로 돋보였다.

 

"할 말을 다했고 할 일도 다 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

방북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간 우 대표가 4일 한 말이다. 또 하나의 파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무슨 선문답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집히는 것이 있다. 미국을 제대로 의식한 극히 계산된 정치적 발언처럼 읽히는 것이다. ‘신중한 행동을 희망하지만 위성발사를 하려 한다면 제지할 수 없다고 한 루캉 대변인의 발언과도 많이 닮아 있다.

 

이와 관련 민중의 소리 4일자 기사는 아무래도 흥미롭다. 북한의 위성 발사문제로 인해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는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견해를 소개하는 기사였다. 조 연구원은 북한은 군사강국을 완성하고 다음 단계로 뛰려고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발사를 둘러싼 국면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새로운 중국역할론-미국에게 퇴로를

 

북한이 위성발사국면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와 관련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에는 무엇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던지고 있는 화두다. 그동안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중국이다. 그러다가 핵시험 국면에서는 북핵3원칙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때 아닌 공격을 받기도 했다.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적극적으로 대립을 치는 중국에게 핵과 미사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북미대결전에서 중국이 역할을 새롭게 찾고 있는 징후가 읽힌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구체적으로는 북한 위성발사문제를 가지고 북미 간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역할을 모색할 수도 있다.

 

중국이 미국의 퇴로를 만드려는 것은 아닐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는 전망이다. 중국이 미국에 보장해주는 퇴로란 북한에 위성발사 중지나 일시 연기를 하게 하고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핵 관련 대북제재를 극히 형식화하는 것으로 조응을 하게 하는 상황을 말한다. 대화와 협상의 출발점이다.


확고한 근거에 기반한 전망은 물론 아니다. 핵시험에 이어 위성발사 예고 그리고 우 대표의 전격적인 방북 등 정세적 정황에 따른 추론인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위성발사문제를 협상카드로 삼는다는 것은 북한의 성격상 만만치 않은 문제다.

북한 언론에 따르면 위성 발사가 북한에서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정치사상적 의미이다. 김정일국방위원장 생일과 결부되고 3개월 앞으로 다가온 7차노동당대회에 대한 축포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 예다. 이는 핵경제병진노선과 결부되면서 실제 위력성을 갖게 된다.

북한의 위성발사는 아울러 북미대결전이 첨예하고 벌어지고 있는 조건과 결부되면 정치안보적 의미 또한 크게 갖는다. 북한의 위성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되는 이유다.

북한의 위성발사는 우주에 대한 북한의 평화적 이용력을 높이는 차원이기도 한만큼 그 자체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나 아시아정책을 협상 카드화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녹록한 일이 아니다.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 그리고 한미일3각동맹 구축을 근간으로 하는 아시아 귀환정책에 대해 둘 다 공히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사안인 것이다.

 




북한 ICBM-북미평화협정 체결에 점화를

 

어쨋건 북한 ICBM은 과연, 중국에 의해 북미 대화와 협상의 단초를 열어젖혀 줄 수 있을 것인가?

부인할 수 없는 두 가지의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오바마 대통령의 처지로 표현되고 있는 북미대결전의 현주소다.

흔히 북한의 핵미사일과 오바마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 및 아시아귀환정책이 강 대 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 아니다. 그 구도가 무너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전략적 인내정책도 아시아귀환정책도 오바마 집권기간 동안 실제 이루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중국이 북미대화로 미국에게 퇴로를 마련해주는 문제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을 돌려야 될 현실은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다.

북한이 미국에 동원시켜놓은 접근법은 현재 두 가지다. 작년 초에 제안했던 것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일시 중단하면 핵시험도 일시 중단한다는 것이 그 하나다. 북한은 최근에 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이는 특히 머지않아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훈련이 시작된다는 것 때문에 극히 주목받고 있다.

또 하나의 접근법은 지난해 10월 유엔총회를 통해 제안했던 북미평화협정이다.

 

태세를 보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는 미국의 방해도 중국의 눈치도 볼 것 없이 오직 일직선을 그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는 모양새다.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라는 것을 이보다 더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중국은 미국의 퇴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오바마정부는 이를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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