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북핵을 둘러싼 미중갈등의 본질과 의미

by 전선에서 2016. 1. 29.

북미평화협정의 길 앞에서 제거되는 전략적 인내정책북핵3원칙

<분석과전망>북핵을 둘러싼 미중갈등의 본질과 의미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북핵을 둘러싼 미중의 갈등과 대립

 

북핵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이 심상치가 않다. 단순하게 볼 문제도 그냥 지나치고 말 문제도 아니다.

 

대북제재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 그리고 새로운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을 앞세워 6자회담 무용론을 언급하고 5자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이 6자회담 무용론을 유포하는 것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대한 급 높은 공세다.


미국은 급기야 대북 송유관을 막아야한다는 얘기까지 흘렸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때마다 가장 강조하는 것은 중국역할론이다.

 

중국은 반발했다. 반발의 정도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미국이 가하는 압력 수준에 정비례를 했다. 역공처럼 보일만 했다.

 

미국이 중국역할론을 강조하는 것에 중국은 미국책임론으로 맞섰다. 특히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북한이 핵을 보유하거나 그 능력을 높이는 것과 갖게 되었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이 대미공세를 취할 때 사용하는 논리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자회담에 대해서도 중국은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간의 갈등과 대립은 27일 베이징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것을 끝으로 보는 전문가는 없다. 미 중 간의 갈등과 대립은 이후에도 지속되게 될 것이다.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은 당장에 대북제재의 출발점인 안보리 결의 채택 과정에 진통을 불러오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안보리 결의 채택까지 걸린 기간은 23일이었다. 지금, 그 기간을 이미 넘어섰다. 1차핵시험 때는 5, 2차 때는 18일이 소요됐었다.

 

미중 간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설명해야할 것인가?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의 파산

 

우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의 파산과 관련을 갖는다.

 

전략적 인내정책이 북한의 핵무력 강화를 막아내는 데에서 그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판명이 난 사실이다. 북핵 현실이 웅변한다. 미국 내에 전략적 인내정책에 대한 비판이 비등한 이유다.


하지만 전략적 인내정책은 북한이 핵무력을 강화시킬 때면 대결정책으로서의 본색을 제대로 드러내곤 한다. 대북제재 기제인 셈이다. 전략적 인내정책이 북핵정책으로서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폐기되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4차핵시험은 전략적 인내정책이 그나마 유지하고 있었던 대북제재 기제로서의 실효성마저 상실하고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다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중국의 반발이 갖는 핵심적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그리고 그 체계인 5자회담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반발하는 것은 결국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이제 더 이상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북한의 4차핵시험에 의해 마치, 지뢰처럼 제거되는 모양새다.

 

중국의 북핵3원칙의 파산

 

대북제재 수위와 6자회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의 갈등은 다음으로 중국의 북핵접근법인 북핵3원칙이 파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을 갖는다.

 

중국의 북핵3원칙은 한반도 비핵화, 안정, 대화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기조다.

 

중국의 북핵3원칙은 미국의 북한무시전략과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이때껏 크게 충돌하거나 대립해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북한 4차핵시험 국면에 들어서면서는 확연히 달라졌다.


북한이 핵시험을 한 2일 뒤인 8일 케리 장관은 왕이 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그리고는 중국의 북핵3원칙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공격을 한다.

케리 장관이 중국의 북핵3원칙의 실패를 거론한 것은 미국책임론을 회피하고 중국역할론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케리 장관이 중국의 북핵접근법이 실패했다고 일갈한 것이 갖는 의미는 그리 단순치가 않다.

 

중국의 북핵3원칙은 올바르기는 하다. 하지만 북미핵대결전이 시작되던 초기 시기에만 그랬을 뿐 지금에 와서는 현실부합성이 극도로 약하다.

 

중국도 지적했듯이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으로 인해 한반도에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안정이 보장돼있지 않다. 북핵3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인 한반도 안정과 관련하여 중국이 미국에 그 어떤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다는 것도 간과할 수가 없다.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은 명백히 중국의 북핵3원칙과 충돌하는 것이다.

 

북핵3원칙이 현실과 부합되지 않은 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북핵이 도달해있는 현주소 때문이다. 수소탄까지 보유하게 된 북핵의 능력은 이제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에 조응하는 범주가 아니다. 세계 비핵화 즉, 핵 감축의 범주로 올라서버린 것이 북핵의 위상인 것이다.

박대통령이 북한의 수소탄 시험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4차핵시험에 대해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일갈했던 것은 그런 점에서 북핵의 위상변화에 대한 민감하나 가장 과학적 반응이었다.

 

북핵이 한반도 비핵화를 벗어나 세계의 비핵화와 연동되는 현실은 한반도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의 북핵3원칙이 북핵 해결의 원칙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것을 그대로 반증해준다

이는 아울러 중국이 의장국으로 있는 6자회담도 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의 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해주기도 한다.

 

중국의 북핵3원칙은 이렇듯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로 인해 파산 직전에 내몰려있는 것이다.

 

결국, 북핵을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과 대립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과 중국의 북핵3원칙이 공히 다 파산 직전에 이르른 상태를 보여주는 몸부림이다.

 

평화협정체결의 길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 파산 그리고 중국의 북핵3원칙 파산이 북한의 요구인 평화협정체결과 맞물리게 되면 북핵문제가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를 대단히 명료하게 보여준다.

 

미국에서 최고의 대북전문가로 세 사람이 꼽힌다. 조웰 위트 존스홉킨스대 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 세계최고의 핵물리학자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 그리고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장관이 그들이다.

북한의 핵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에 기초하여 대북대화를 해야하며 구체적으로는 평화협정체결로 나아가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대북제제 수위와 관련해 중국의 반발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던 많은 전문가들에게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 웹사이트 26일자는 상당 주목받았다.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 '최은주' 연구원이 쓴 <평화협정 체결은 '조선북남' 통일의 지름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기 때문이었다. 내용만큼이나 날짜도 돋보였다. 26일은 케리 미 국무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던 날이다.

 

이처럼 길은 평화협정체결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북미대결전도 종식시키게 된다는 것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북미 간 평협체결 문제는 이미 20059.19공동성명에서도 다루어진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 당장에 평화협정체결로 나아가게 될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요소로 동북아 지형의 변화를 들 수가 있다.

 

결정적인 것은 북중역학관계 변화

 

중국의 개혁개방과 한중수교 등을 거친 뒤 북중관계가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양국의 역학관계가 변해 북한이 우위에 서게 됐다

통일뉴스 24일자 기사다. 대북전문기자인 김치관 기자가 썼다. 정부의 한 당국자가 한 말이라고 했다. 익명이고 전언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북중역학관계에서 북한이 중국보다 우위라는 것은 사실 충격적이다

그 정부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을 했을 때 동행했던 당시 김정은 대장이 중국공산당 상무위원 9명 전원을 만나곤 한 파격을 북한이 우위에 서 있는 것을 반영하는 한 사례로 들었다.

 

북중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해서 북한 우위로 변했는지 그 동인에 대한 설명을 기사는 물론 해주지 않는다.


북중역관계가 북한 우위로 변화되는 동인과 관련해 먼저 들 수 있는 것이 북한이 표방하는 사상강국이다. 

중국은 자본주의의 경제질서와 체계를 일정 받아들이고 한국과 수교를 하는 등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는 과정에서 사상중심성의 약화를 동반했다. 이와는 달리 북한의 사회주의로서의 사상성에는 그 어떤 수정도 약화도 없었다. 이른바 사상적 우위인 셈이다.


아울러 북한의 군사강국으로서의 면모 역시도 북한의 우위를 보장해주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핵무력 강화다.

북한의 핵보유는 영국이나 프랑스 그리고 인도나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인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단순히 군사무기가 아니다. 반세기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미대결전의 핵심적인 전선이 북한의 핵무력 강화인 것이다. 중국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1964년에 첫 원자탄 시험을 하고 67년에 수소탄 시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70년에 첫 인공위성을 올리게 되자 2년 뒤인 72년에 미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중이 있었고 미중정상화의 길로 진입할 수 있었다.

 

북중역학관계가 북한 우위로 바뀌어진 것에 이처럼 북한의 사상강국에 기초한 핵무력 강화 이 외에 단서가 될 만한 다른 것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대장이 방중 과정에 중국공산당 상무위원 9명 전원을 만나곤 했던 것도 이것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결국, 현시기 북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 간의 갈등과 대립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과 중국의 북핵3원칙이 필요없는 것들로 되어버렸으며 이후 정세는 그리 머지않아 북미 평화협정의 국면이 열리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풍경으로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