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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성 김 대표의 대북대화 메시지의 의미

by 전선에서 2015. 9. 24.

변함 없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분석과전망>성 김 대표의 대북대화 메시지의 의미


 




재등장한 탐색적 대화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의 대화테이블에 앉겠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 말이다. 9.19공동성명 10년을 맞는 19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다.

 

상당히 선정적이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의 메시지를 직설적인 방식으로 던졌다면서 많은 언론들이 대서특필을 한 이유다.

김 대표가 장소로 평양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식의 언급을 한 것이 관심을 더 촉발시켰다. 1월 북한이 김 대표에게 평양방문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는 설과 연동되면서다.

 

김 대표의 대북대화 제의에 대해 그렇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시큰둥했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그 선정성이 곧바로 허구로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을 북한으로부터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대화의 목적을 “9·19 공동성명의 핵심인 비핵화의 목표에 북한이 여전히 동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의미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한 것이다.

 

익숙한 수사다. '탐색적 대화'.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도하는 대화를 미국은 '탐색적 대화'라고 명명했었다.

올 초 북핵 외교가에 한동안 회자되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말았던 그 개념을 김 대표를 통해 다시 확인한다는 것은 전문가들에게 결코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식상한 것이다.

 

의례적인 언사라는 평가가 곧바로 나왔다. 현 시기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자가 9·19 공동성명 10주년을 맞아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한 마디 거든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악평인 셈이다.

 

그럴듯하다. 김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북핵통이다. 김 대표가 북핵관련 업무에 종사한 것은 지난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된 이후부터였다. 대북특사임무를 맡았었다. 북한을 10차례 넘게 방문했었다.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등 불능화 과정을 직접 지켜본 몇 사람 중에 한사람이기도 하다.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와 추가 핵시험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저지하는 정치적 제스쳐라도 해야하는 관료들의 특성이 발현된 것이라는 비아냥도 함께 따라 나왔다.

그에 따르면 김 대표가 "우리가 대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는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한 것이나 "공허한 약속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 등은 오히려 진정성이 더 없어 보이며 더 공허하게 들리게 된다.

 

성 김 대표의 대북대화 제의는 대북대결정책의 표현

 

하지만 김 대표의 인터뷰는 새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 미국이 9.19공동성명을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왜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지를 비롯하여 북핵정책의 진수가 잘 담겨져 있는 것이 김 대표의 인터뷰여서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계속할 책임이 있다

김 대표의 발언에서 집중해볼 만한 대목이다. 북핵문제를 대하는 미국의 원칙이 그대로 빗겨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들 중에는 북한비핵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한이 비핵화를 주제로 미국과 대화하는 데 대해 아무런 관심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비관론이 상당부분 퍼져있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이 중에서 미국 내에 퍼져있는 비핵화 비관론은 미국의 대북대화파들에게 전략적 인내정책의 폐기나 수정을 요구하는 근거로 사용되곤한다.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극히 합리적이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이를 단호하게 일축한다. 김 대표는 미국 내에 존재하는 비핵화 비관론을 오히려 비핵화 사업을 계속해야할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심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것 역시 김 대표는 미국이 비핵화 사업을 계속해야하는 명분으로 설정하고 있다.

 

언뜻 모순될 듯이 보인다. 그렇지만 이 모순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의 본질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갖는 안보적 의미를 알게 되면 이 모순은 해소되게 되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을 훑어보면 미국이 북핵을 비핵화하는 것에 실질적인 관심이 없다는 것이 오롯이 드러난다.

미국은 다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사업에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 ‘유효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성취하려는 지속적 노력을 하는 것에 부여하는 그 정치적 의미란 다름 아니라 반북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통해 반북을 해왔던 것이다. 아울러 미국 내 북한 비핵화 비관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내기도 한 것이 북한 비핵화 사업이다.

애초, 미국의 북한 비핵화 사업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도가 없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오직, 반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의 인터뷰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의 진수를 담지하고 있는 대표적 인사가 김 대표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충돌하게 될 오바마의 대북대결정책

 

그렇지만 인터뷰에서 확인되는 김 대표의 입장은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다. 그 입장에 9.19공동성명 이후 북한이 도달해있는 고도화된 핵 능력에 대한 고려가 전혀 담겨있지 않다는 것이 그것이다.

 

9.19공동성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북한은 6자회담에 대한 기대를 접고 핵 미사일 능력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길을 걸었다.

 

북한이 헌법에 미사일 제조발사국이고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적시한 것은 단순한 것이 결코 아니다. 북미대결전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차지하는 위상이 9.19공동성명 발표 시기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이것은 과학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김 대표의 입장 그리고 대북대화 제안이 9.19공동성명 이후 북한이 획득한 핵 능력에 대한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극히 비현실적인 것임을 보여준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사실상 이미 오래 전에 파산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해주는 것이기도하다.

 

전략적 인내정책 파산에 대해 그리고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해 김 대표를 비롯해 오바마 행정부는 그러나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다. 임기 내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차기 정부가 어떻게 접근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오바마 행정부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원래 그랬다.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할 몫을 자신들이 나서서 질 정도로 미국 정치인들은 애국적이지가 않다. 그저 누구할 것 없이 정치적이면 즉, 반북이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고도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고도화와 정면에서 충돌하는 순간을 머지 않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히, 필연적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북미대결전의 종식은 그렇게 시작되게 될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그리고 4차핵시험을 줄기차게 시사하고 있는 10월을 전문가들이 주시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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