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박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수락한 이유
<분석과전망>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한중일정상회의 재개를 관철시킬 것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미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승절 참석을 결단한 박근혜대통령은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박대통령의 방중과 관련, 가장 중요하게 던졌던 화두다.
그러나 그 화두는 당장, 수정되어야한다. 박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 것인가? 그것이다.
박근혜정부가 한중일정상회의 재개에 공을 들인 이유
방중하는 박근혜정부에게 동북아정세와 관련되는 현안은 북핵을 기본으로 대북정책 그리고 한중일정상회의 재개 등이었다.
2일 열린 한중정상회담 발표문에 따르면 한중은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왔다. 북한더러 로켓 발사나 핵시험을 하지 말라는 촉구로 이용될 수 있을 대목이다.
6자회담에 대해서는 재개해야한다는 것을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남북 간 8·25합의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행되어 가속화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합의했다.
특별할 것은 없다. 한중정상회담이 6번이나 있는 동안 중국에서 언제라도 확인해주었던 이른바, 원칙적 입장들이다. 의례껏 나올 법한 외교언사들인 것이다.
한중정상회담에서 박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한중일정상회의 재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익히 준비된 요구였을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 관심을 놓고 있다.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댜오) 국유화 조치를 취하는 2012년 5월 이후 부터였다. 일본과의 영토·과거사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3국정상회의를 계속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중국에게는 없는 것이다.
중국은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대일관계정상화문제를 해결하려했다. 두번이나 열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미국의 동북아전략에서 현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것은 국제정세에서 상식이 되어있다. 한미일3각동맹 구축 때문이다. 미국이 한미일3각동맹을 구축하는 데에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에 이어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이 한일관계 개선인 것이다.
한일관계 개선이나 한일정상회담은 그렇지만 한국의 여론상 만만치 않은 문제다.
한일관계 개선이나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그 무슨 국수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반성이나 사과 없는 과거사문제를 필두로 군사대국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는 일본에 대해 곱게 보는 국민들은 정권의 상층부를 제외하고는 없다.
미국으로부터 한일관계 개선 압박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반일여론을 의식해야하는 박근혜정부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한일관계 개선이다.
박근혜정부로서는 한일정상회담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적절한 외피가 필요했다. 한중일정상회의가 그것일 것이다. 한국에서 한중일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그 공간을 활용하여 일본으로부터 최소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표명을 들으며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박근혜정부는 했을 것이다.
미국도 같은 입장과 견해였을 것은 당연하다. 한일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는 출로를 한중일정상회의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의지는 한미공동행동을 불러왔다.
박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미국이 다양한 방식으로 반발을 하고 이를 언론플레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그 첫 번째 공정이었다. 그것이 한국에 대한 압박이 아닌 것은 당연했다. 박대통령이 방중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미국은 그런 식으로 구사한 것이었다.
박근혜정부도 나섰다. 박대통령이 방중은 하되 열병식은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언론플레이의 중요한 소재로 삼은 것이다.
이를 모르지 않을 중국이다. 중국은 전략적 판단을 했을 것이었다. 박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성사시키되 한중일정상회의 재개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중국은 박근혜정부의 요구대로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시기는 10월 말이나 11월 초, 장소는 한국으로 합의해주었다.
중국으로서 탐탁치 않기는 했을 것이었다. 한중일정상회의 재개 합의가 한중정상회담 중국 측 발표문에 적시되어있지 않다는 것에서 확인된다.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3각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구상은 실현될 것인가?
결국 중국은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전승절에 참석하는 모양새를 취한 박대통령에 대해 그 정치적 댓가로 한중일정상회의 재개를 수용해주었던 것이다.
미국이 박대통령의 방중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도 박근혜정부가 전승절 참석과 열병식 참석은 분리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분리하여 열병식에는 불참할 수도 있다는 것을 부각시켰던 것도 결국 한중일정상회의를 따내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미양국이 구사한 고도의 외교전략이었던 셈이다.
이는 중국이 박대통령에게 한중일정상회의 재개에 대한 보장을 주지 않았다면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 그랬던 것처럼 박대통령의 방중도 수락하지 않았을 것임을 보여준다.
박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한중일정상회의 재개를 따낸 것은 미국으로부터 높이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박대통령의 방중을 수략해주는 댓가로 박대통령이 성과로 가져올 한일관계 개선이나 한일정상회담을 미국은 자신의 뜻대로 한미일3각동맹을 구축하는 데에서 관건적 요소로 온전히 쓸 수 있게 될 것인가?
10월 북한의 로켓발사나 핵시험의 가능성이 줄어든 징후나 정세적 요소는 어디에도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남북 간에 8.25합의가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한국군부와 미국의 움직임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정세는 한국에서의 한중일정상회의를 외피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여 한미일3각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수월하게 관철될 수 없을 것임을 예고해준다.
미국이 장악하기도 관리하기도 쉽지 않은 양상으로 요동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동북아정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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