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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국정원, 또 다시 정치의 전면에 나서다.

by 전선에서 2015. 7. 21.

국정원, 또 다시 정치의 전면에 나서다.

<분석과전망>국정원 해킹 사건의 본질-국내용인가 대북용인가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국정원 직원 임 모 과장이 18일 자살 직전 작성했다는 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임과장은 지난 2012년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운용한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 해킹 사건과 관련하여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는 없다.

 

해킹사건이 불거지자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밝혔던 입장도 그것이었다. 임과장 자살 하루 전 날인 17<해킹 프로그램 논란 관련 국정원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서였다. '국정원이 왜 무엇 때문에 우리 국민을 사찰하겠습니까?' 임과장의 유서에 실릴 내용과 같은 것이었다. 

 

국정원의 공식 입장과 자살한 임과장 입장은 그처럼 일사분란하다. 해킹이 국내용이 아니라는 국정원의 입장에서의 그 일사분란함은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 어떤 전문가도 정치인들도 예상치 못했던 전혀 새로운 방식이 국정원에게서 또 하나 나왔다.

19일 국정원 직원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이 그것이었다. '동료 직원을 보내며'가 그 제목이었다.

 

이 직원은 유서에서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공동성명에 있는 구절이다. “국정원이 보호해야 할 기밀이 훼손되고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자기 희생으로 막아보고자 했던 것이라는 구절도 있었다

공동성명이 주장한 핵심 내용은 고인의 죽음으로 증언한 이 유서 내용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라는 것이었다.

 

국정원이 직원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매우 특기할 만한 일이다. 일단, 실정법을 어기는 것일 수도 있다. 공동성명발표는 공무원의 집단행동이다. 공무원은 공무원법상 집단행동을 할 수가 없다.

 

국정원 해킹 사건과 관련, 17일 국정원의 공식 입장과 18일 자살한 직원의 유서 그리고 19일 국정원 전직원의 성명에서는 이렇듯 국내사찰 선거사찰이 아니라는 것이 일관되게 강조되고 있다.

해킹 프로그램이 국내사찰용 선거사찰용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국정원이 공식적으로는 보도 자료를 통해서 그리고 직원 임과장의 자살을 통해 아울러 국정원 전 직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치조직이나 사회단체들이 벌이는 정치활동과 특별한 차별성을 갖지 않는다. 사실상 정치활동이다. 그 정치활동은 극히 일사분란하며 체계적이기까지 하다. 이병호 국정원장의 지휘력일 것이다. 국정원이 이후에 또 어떤 정치활동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하고 있는 사람도 적지가 않다. 

 

국정원의 일사분란한 정치활동이 한 가장 먼저 해준 역할은 이 사건의 본질을 또렷하게 해준 것이었다.

국내용인가 대북용인가

국정원은 그동안 해킹이 국내사찰용도 선거사찰용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만큼 해킹프로그램 구입 목적이 대북공작을 위한 기술분석과 전략수립을 위한 연구개발에 있다는 설명을 줄곧 해왔었다.

 

국정원 해킹 사건이 국내용인지 대북용인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

언론보도를 따라 가보면 주목할 만한 대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19<노컷뉴스>의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정원 관계자가 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살한 임씨가 대북 분야에서 근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이 대북용이라고 했던 것과 상충되는 증언이다.

 

물론 결정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인사의 인터뷰에서 어디까지를 뉴스 상의 팩트로 볼 것인가 하는 새로운 문제가 있어서다. 국정원은 이미 정보기관으로서의 본연인 정보활동에서 한 참 더 나아가 있는 상태다. 정치의 전면에 나서서 탄탄한 정치활동을 국정원은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비극적인 일이다. 정보활동에 전념해야할 정보기관이 정치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은 나라에 '망쪼'가 든 것이라는 험한 말도 있다. '나라꼴이 개판이다'라는 말이 또 다시 나오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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