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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한국사회에서 진보정치운동이란

by 전선에서 2015. 6. 27.

한국사회에서 진보정치운동이란

<분석과전망>의회영역에서 분단체제와 맞짱을 뜨는 일


 




사민주의세력에게는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자주와 통일이 없다.

 

내년 총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각 정치세력들은 총선을 위한 정치행보를 보다 또렷이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개정안을 거부하면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려는 것도 새정치민주연합에 여전히 내홍과 분란이 잦아들지 않는 것도 내년 총선과 관련되는 정치현상들이다.

 

다른 한편, 사회민주주의자들의 정치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내년 총선을 위한 것이다.

노동당과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정의당 등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을 선언한 '진보 4자모임' 대표단이 지난 25일 대전을 방문 기자회견을 갖고, 9월 진보정당을 창당하고 총선에서 절반 이상 후보 낼 것을 밝힌 것이 그것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서민, 그리고 빼앗긴 자들과 함께하고, 그들이 대중적 토대가 될 수 있도록 하며, 그들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정당이다"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 나선 양경규 노동정치연대 대표가 한 말이다.

 

양 대표는 이어 "특히 그러한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의실에서 정당을 만드는 게 아니라, 광장과 거리에서 그들과 호흡하면서 그들이 주체가 된 정당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진보정치세력의 통합 내지는 재결합은 과거 진보정당의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치열한 반성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운동권적 문화에서 벗어난 철저히 민주적인 정당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천 대표는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시민이라면 어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도 "그러나 통합진보당을 주도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세력과 세력으로서 같이 하는 것은 부정적 입장"이라는 것도 밝혔다.

 

두 대표의 발언은 현 시기 진보정치와 관련해 적지 않은 것을 시사해준다.

 

양 대표의 말에는 노동자가 언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노동자와 농민의 현장에 대한 내용은 없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에게서는 사민주의 세력들이 통합진보당 세력과 선을 긋고 있음이 확인된다.

 

두 대표의 발언 공히, 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양 대표는 노동운동가 출신이기는 하지만 현재 조직화된 노동자를 온전히 대표하고 있지는 않다.

천 대표가 통합진보당세력들과 선을 긋고 있는 것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에 대해 통합진보당 세력과는 전혀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준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한국사회가 최 근년에 발생시켜 놓은 가장 중요한 정치현상 중에 하나다. 그런 만큼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매우 중차대한 정치사건으로 된다.

 

이후, 정당운동의 역사는 발전하고 진보하면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을 두고두고 올려 세워서는 중요한 화두로 다루곤 할 것이다. 비록 부정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정의당 천 대표가 대전 기자회견에서 통합진보당 관련 발언을 한 것도 이를 보여준다.

 

통합진보당은 친미반북을 근간으로 하는 분단체제를 둘러싼 투쟁전선

 

통합진보당 해산사건은 분단체제가 분단체제에 맞서거나 이를 극복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정치사건이었다분단체제가 용인할 수 있는 정치범주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정권은 분단체제를 용인하는 정치세력만을 의회정치에 허용하겠다는 것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을 통해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세월호 참사 그리고 황교안을 통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으로만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 이외의 정치적 사안이야 다른 분단정권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것이 박근혜정권이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사건은 비록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일정, 예고된 것이었다.

박근혜는 이명박에 이어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공격을 가했었다.

권력을 장악하고 난 뒤에도 그 공격은 멎지 않았다. 수 없이 많지만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부관참시 수준의 공격도 주저하지 않았다. ‘성완종 대선자금 폭로사건과 관련 노건평씨를 소환한 것도 그 한 사례가 된다.

 

단순히 정적을 반대하고 공격적으로 소탕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본질적으로는 분단체제제에서의 정치범주를 사수하려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 정치범주가 행여라도 분단체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안간힘이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 정권은 야권연대에 대해 사활적으로 민감해했다. 통합진보당의 적극적인 국회진출을 가능하게 했던 동력 중에 하나인 야권연대에 대해 그들이 보여주었던 감정은 공포와 두려움 그 자체였다. 혹자는 중국공산당 건설과정에 있었던 국공합작에 대한 한국판 트라우마였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통합진보당이 기반하고 있는 세력은 단순한 대중들이 아니었다. 사상문화적으로 공고하게 단련되고 조직화된, 투쟁하는 대중이었던 것이다. 특히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이 그 주요세력이었다.

 

자주통일진영이 기존 정치세력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사람들 속에 깊숙이 들어간 것이었다.

 

사상문화적으로 조직화된 대중이 중요한 것은 그것에서 분단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동력이 나온다는 점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이 사상문화적으로 조직화된 대중에 근거한다는 것은 통합진보당이 분단체제를 뛰어넘는 강령, 그에 걸 맞는 노선과 정책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강령 노선과 정책은 친미가 아니라 반미였다. 또한 반북이 아니라 친북이었다.

 

반미와 친북은 분단체제에서 사회정치적으로 결정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 시기 분단체제에서 진보의 실체가 그것이다. 현 시기 분단체제에서의 진보는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자주와 통일인 것이다.

 

현 시기 분단체제에서 민주영역은 사실, 그리 중요치가 않다. 6월항쟁이라는 전민항쟁을 통해 비록 절차적인 범주에서나마 민주를 성취해서이다. 민주의 영역은 6월항쟁 시기 이전에나 사회발전의 동력이 되었던 것이었다.

 

6월항쟁이라는 사회역사의 변화는 현 시기 분단체제가 오직 친미 반북을 근간으로 해서 유지되는 것이라는 것을 역설해준다.

 

이는 분단체제가 김대중 노무현을 허용했던 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매우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분단체제가 위태롭게나마 김대중 노무현을 허용했던 것은 그 두 정치인이 친북이기는 하되 반미가 아니라 친미였기 때문이었다. 그 말고는 다른 이유가 더는 없다.

 

반미와 친북을 가지고 의회정치 영역을 개척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회발전의 합법칙성에 근거한 극히 의미 있는 정치활동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분단체제는 분단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분단체제가 수립시켜놓고 있는 모든 법적 제도적 사회적 기제를 총동원하여 자주통일진영의 의회정치영역에로의 진출을 원천적으로 가로막았다.

 

당시 진보정치 영역의 한 축을 구성했던 사회민주주의자들은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되기 전 일찍이 분단체제 하의 정치영역으로 발 빠르게 진입해들었다. 정의당으로 대표된다.

 

그냥 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실, 위험한 일이었다. 그들에게로 여전히 향해있을 분단체제의 예봉을 어떻게 해서든 피할 필요가 생존권적으로 요구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헌법 밖 진보는 안된다라고 했다. ‘국민정서와 반하는 대북관또한 아니라고 했다. 둘 다 국회의원 심상정이 했던 말이다.

 

결국 자주통일진영이 현실정치에 진출해 자주통일진영의 한 영역인 의회정치영역을 개척하려던 시도는 일단, 참혹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패배라는 말은 통합진보당이 강제해산 되는 날 당시 대표였던 정치인 이정희가 사용한 말이었다. 극히 과학적인 규정이었다. 이는 물론 의회정치영역에서 벌어졌던 전투에서의 패배를 의미한다. 한국사회에 자주와 통일이 실현되는 전 과정에서 있을 법한 일이다.

 

자주와 통일은 현 시기 분단체제에 맞서는 진정한 진보

 

통합진보당은 비록 강제 해산되었지만 통합진보당이 내세웠던 강령. 노선과 정책은 여전히 옳으며 유효하다. 분단체제가 유지되는 한 그렇다. 전략으로서의 자주와 통일은 패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진보정치를 표방하면서 분단체제하의 의회정치에 순응해들어간 사회민주주의 세력 역시 지금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대표되는 개혁진영의 왼쪽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지만 정세의 발전에 따라 자주통일진영이 통합진보당을 통해 표방했던 현 시기의 진보인 자주와 통일의 거대한 흐름에 필연적으로 합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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