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말이 아니며 진보정치는 마켓팅이 아니다.
<분석과전망>4개정치세력의 연대, 움직이기 시작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왼쪽
집결 모색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왼쪽
정치를 권력소유의 일환으로 여기는 정치세력에게서 역사적 소명의식이나 진보 실현의 가능성을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정치를 권력으로 등치시킨 정치세력에게 정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정치를 하든 조직화된 대중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대중들을 상대로 일정한 공간에서 정치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에 불과한 것이다.
사람들은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정치에서 그것들을 수도 없이 그리고 풍부하게 경험해왔다.
정의당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이 4일 '진보정당 결집(재편) 대표자 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돌입하기로 한데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또 다시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 개 단체의 대표들 명의로 발표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공동 선언'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자유・평등・생태・평화・연대의 가치가 실현되는 노동존중의 대안사회 건설"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진보정치의 재도약을 위해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겠다"며 "올해 안에 더 크고 더 강력한 진보정당을 가시화하겠다“고 밝혔다. 시기도 제시했다. 9월까지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들은 ▲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 ▲ 비정규직 문제 해결 ▲ 보편복지 확대와 조세정의 실현 ▲ 노동자 경영참여제 도입과 재벌체제 개혁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 과제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등 분단체제 극복과 평화체제 구축"도 포함되어있었다.
그들은 언제라도 그러했듯 항상, 말 끝마다 ‘진보’를 언급한다. 그러나 그들이 즐겨 쓰는 ‘진보’는 한국사회가 역사적 전환기를 통해 새롭게 정립해놓고 있는 ‘진보’라는 역사적 개념과는 의미가 다르다.
한국사회는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과 87년 6월항쟁을 거쳐 김대중 노무현 정부 그리고 현 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동안 한국사회의 진보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주었다.
6월항쟁 이후 김대중 노무현정부의 등장은 ‘민주’의 성과물이었다. 그러나 그 두 정부는 ‘민주’가 통일 그리고 자주에 기반하지않거나 최소한, 그에 연계되지 않는 이상 ‘절차적 민주주의’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노무현 정부 이후 이명박 정부 그리고 현 박근혜정부가 들어섰다는 현실이 이를 과학적으로 실증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자주’와 반대되는 ‘친미’를, ‘통일’과 반대되는 ‘반북’을 모든 정치행위의 근간으로 삼는다. ‘친미’와 ‘반북’이라는 정치적 카테고리에서 ‘민주’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만다는 것은 특별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또렷하다.
국가기관인 국가정보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국정원장의 구속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유지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그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다.
진보정당이었던 통합진보당이 하루아침에 해산당해 버린 것 역시 사상 초유의 일로서 한국사회에서 민주가 어디까지 유린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다.
‘자주’와 ‘민주’ 그리고 ‘통일’은 이 시대의 진정한 진보이자 분단체제와의 최전선
이것들은 한국사회의 진보가 이전과 같이 ‘민주’의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것을 실증해주는 정치적 현상들이다.
4개정치세력들이 즐겨 쓰는 ‘진보’라는 개념이 6월항쟁 즈음에 제기되었던 ‘민주’의 영역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이 즐겨 쓰는 진보는 대단히 낡은 진보인 셈이다. 그들이 쓰는 진보는 따라서 객관적으로 진보가 아니다.
통합진보당이 하루 아침에 날아갔던 것은 그들이 진정한 진보여서였다. 진정한 진보에 대해 국가권력이 모든 정치적 법적 제도적 사회적 기재를 총동원하여 압살하려 했던 것에 따르는 결과였던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은 이시대의 진정한 진보가 맞닥뜨리고 있는 최전선이 분단체제라는 것을 명확하게 드러내준다.
4개정치세력에게서 진보는 역사적 소명의식과는 별 인연이 없는 그저 입에서만 오르내리는 것일 뿐이다.
그들의 진보는 아울러 조직화된 민중에 기반하지 않는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한국사회의 진보 실현을 책임 질 조직적 주체인 노동자 농민 청년 학생 등의 진영에서 4개정치세력이 사용하는 ‘진보’라는 개념에 고개를 돌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입에는 언제라도 ‘진보’를 달지만 그들의 행동은 보수정치세력들이 매우 선호하는 정치마켓팅에 집중되어있다. 이른바, 양비론으로 구체화된다.
"무능과 야합으로 스스로 무너진 제1야당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들이 기자회견에서한 말이다. "보수정치세력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발전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두고 ‘새누리당의 2중대’라는 말도 그들은 공공연하게 한다.
그들은 아울러 ”진보정치 역시 분열과 침체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패권주의 등 진보정치의 낡은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그들이 말한 진보정치의 낡은 잔재와 관련된 설명은 정의당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이 맡아 나섰다. 심 원내대표는 그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적 상식에서 벗어난 대북관이나 패권주의 등 낡은 진보를 과감히 혁신해서 이제 진보정당이 민생책임정당으로 신뢰를 얻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최근 울산의 한 정치인이 6.15민족공동행사 성사를 위한 광화문 정부청사 농성장에서 한 발언과 극히 대비된다.
그 정치인은 진보정치의 분열과 통합진보당 해산의 원인을 권력좇기에 매몰되 ‘자주통일’을 굳건히 하지 못한 것에서 찾아야한다고 했다.
결국, 4개정치세력이 즐겨 사용하는 진보는 역사적인 진보가 아니다. 조직화된 민중에 기반하는 진보 또한 아니다. 정치마켓팅에서 사용하는 그럴듯한 포장일 뿐인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4개정치세력에 대해서 가져야할 기본입장과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그들의 정체성은 중도정치세력의 한 부류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왼쪽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면되는 것이다. 진정한 진보정치가 탄압을 받아 약화되어있는 조건에서 중도정치세력들의 재편움직임인 것이다.
나쁜 것이 결코 아니다. 넓게 보면 좋은 것이기도 하다. 이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지금의 한국정치현실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른바 ‘자주’와 ‘민주’ 그리고 ‘통일’을 지향하는 진정한 진보정치가 분단체제에서 약화되어있을 뿐 결코 죽지 않았다는 것을 수많게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소명의식을 걸머지고 조직화된 대중 속에서 한국사회의 진정한 ‘진보’를 담보하는 참 진보정치가 다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은 필연이다.
30인 분의 김밥이 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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