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전망>북한의 전방위적 공세,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은 버틸 수 있을까?
리수용 외무상에 이어 외교거물,강석주 비서가 움직인다.
강석주가 유럽을 간다.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 북핵·대미외교를 포함한 북한의 외교정책을 주도하는 제 1인자이다. 북한의 외교거물로 불리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1994 북미관계 정상화 로드맵을 담았던, 그 유명한 제네바합의를 이루어냈던 인사이다. 그 뒤 그가 내미는 모든 외교행보는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왜 유럽을 가는 것일까. 지금 당장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강석주가 이번 주 후반부터 유럽행보를 시작하게 되면 세계의 언론들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상세하게 보도를 해줄 것이다.
그러나 일찍이 선방을 날리는 언론도 있다.
‘속도는 빠르게 폭은 넓게’
연합뉴스가 2일 보도에서, 강석주의 유럽방문을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를 하게 되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의 행보와 연동해서 묘사한 표현이다. 놀랍다. 북한에 대한 고무.찬양이어서다. 수준이 꽤 높다. 실정법으로 걸려면 얼마든지 걸 수가 있다.
그렇지만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을 것이다. 언론권력의 맨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연합뉴스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의 동정보도를 하고 군사력에 대한 분석기사를 써서 경찰로부터 기사를 내리라는 수모를 당했던 서울신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우리정부의 그 어떤 공안기관도 감히 대들 수는 없는 것이 연합뉴스인 것이다.
강석주의 이번 유럽방문은 형식적으로는 방문국 정당과의 당 대 당 교류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그럴 뿐 그러나 이는 중요한 대목이 아니다. 북한에서의 당과 서방에서의 정당은 그 위상이 같지가 않다. 서방국가들을 비롯한 세계 거의 대부분의 정당들은 정부 아래에 있거나 정부와 병렬적으로 위치하는 것이지만 북한은 다르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국가 위에 존재하면서 국가전반을 지도하는 체제인 것이다.
미국에 대한 전방위의 외교공세
연합뉴스의 묘사에서도 확인되듯이 강석주의 유럽방문은 리수용의 방미와 더불어 북한이 대단히 폭넓은 외교공세를 대단히 빠른 속도로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공세의 대상이 미국일 것이라는 것은 특별한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다.
강석주의 유럽행은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순서로 해서 이루어진다.
벨기에 방문에 주목을 돌리는 전문가들이 있다. 유럽연합(EU) 측과의 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이다.
그렇지만 스위스만큼은 아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유년시절에 유학을 했던 곳이 스위스이다. <김정은 식> 외교정치가 강석주를 통해서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그 구체가 확인된 것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스위스의 방문날짜가 11∼13일이라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일본 총리실 납치문제대책본부 수장이 10일 납북 일본인 문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 차 제네바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북일 간 고위급 접촉 가능성이 충분이 있다는 것이 주목해야할 그 구체이다.
강석주의 유럽행이 중국을 경유하는 경로라는 것도 주목된다. 중국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고위급과의 접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석주의 유럽행 중에 북일접촉 여부 만큼이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사안으로 북미접촉설이 있다. 전례가 있어서다. 북미접촉이 유럽에서 이루어진 적이 과거에 적지 않았던 것이다. 또 다시 유렵에서의 북미접촉이 이루어지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그러나 사실, 중요치 않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강석주의 유럽방문에 대해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선뜻 신뢰하기가 어려운 분석이다.
리수용 외무상의 방미와 더불어 전방위적으로 취해지고 있는 북한의 전방위적인 외교공세는 미국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어서이다. 더구나 단선적인 외교공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 주목도는 한 차원 더 끌어올려질 필요가 있다.
전방위적인 군사공세에 기반해서 동시에 구사되는 외교공세
북한은 1일에도 로켓발사시험을 단행했다. 우리 군 당국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오전 10시 반쯤 자강도 용림 인근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것이었다.
자강도 용림은 스커드 미사일 기지가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중국 국경과 불과 60여 km밖에 안 떨어진 중국 근접 국경에서 처음으로 단행되었다는 것에 주목을 돌렸다.
KN-02의 개량형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군사전문가인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이 밝힌 내용이다. <미국의 소리>(VOA)방송 2일자 보도에 의하면 양 연구위원은 KN-02 개량형 미사일은 500kg 가까운 폭약을 장착할 수 있다고 했다. 300mm 장사정포 KN-09의 위협을 뛰어넘는 수준인 셈이다. 특히 사거리 연장에 성공한 것을 강조했다.
올 들어 18번째이며 108발 째인 로켓시험이다. 언제라도 미국을 불편케 하는 군사적 움직임이다. 미국이 즐겨 쓰는 ‘도발’이라는 표현에 이는 고스란히 표현되어있다.
북한의 지속적인 로켓발사 시험은 서해 미사일발사기지의 움직임 그리고 핵실험장 공사가 완료 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북한의 대미 군사공세의 핵심을 구성한다. 여기에 북한이 제 4차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북한의 대미군사공세의 수준이 얼마나 높으며 그 폭 또한 얼마나 넓은 가하는 군사공세의 전방위성을 반증해주는 것들이다.
이는 북한의 전격적인 외교공세가 군사공세와 더불어 동시에 취해지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는 병렬적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개념이다. 북한의 외교공세가 군사공세에 기반해서 전격적으로 취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르는 것이다. 현 시기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케네스 배를 통해 구체화되는 북한의 외교공세
북한의 전방위적인 외교공세는 북한이 케네스 배 등 자국에 억류하고 있는 3인의 미국인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에서도 또렷히 확인된다.
미국의 <시엔엔>(CNN) 방송은 1일 평양의 한 호텔에서 배씨와 매슈 밀러, 제프리 파울 등 미 억류자 3명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이는 명백히 미국에 대한 압박이다. 억류자 3인을 하루라도 빨리 데려가라는 것을 미국에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압박에 들어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메시지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케네스 배와 관련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북한의 외교술에 대해 혀를 내둘러야했다. 이노끼 일본 참의원이 주도한 세계레슬링대회에 <시엔엔>을 초청한 것이 단순초정이 아니라 미 억류인과의 5분 인터뷰가 그 목적이었음이 드러난 것만 해도 그랬다.
더 있었다. 북한이 자국의 입장에서는 범죄자인 케네스 배 등을 통해 미국을 향해 석방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그것이다. 특사를 보내달라고 했다. 케네스 배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네스 배는 세계가 지켜보는 <시엔엔>에 대고 미국이 특사를 보내야한다고 말을 한 것이다. 북한의 의중 그 자체였다.
그렇지만 북한의 외교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북한은 미국이 보내는 특사에 대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어야한다는 것까지도 강조한 것이다.
케네스 배 어머니 배명희 씨를 통해서였다. 배씨는 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를 갖고 북한이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아닌 다른 인사의 방북을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킹 특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인사여서다. 킹이 북한에 밉보인 것은 이것 말고도 사연이 있다. 킹의 방북이 추진될 때마다 미국이 취했던 군사적 움직임과 관련된 문제이다. 북한이 지난해 8월 킹을 초청했을 때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에 B-52 폭격기를 투입했다. 올 2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북한은 그 두 번 다 초청을 취소하는 것으로 미국에 맞섰다.
외교치고는 너무나도 상세한 외교전술이다. 물론 관건은 성사여부이기는 하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정책을 겨냥하는 북한의 전방위적인 대미공세
군사공세까지를 포함해서 북한의 전방위적인 외교공세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했을 때 겨냥의 구체적인 목표물은 오바마행정부의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이다. 오바마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가 현재 북미대결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구체적인 대목으로 되고 있는 이유이다.
아울러 또 하나는 북한의 전방위적인 외교공세가 북미관계가 정상화될 것을 예상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취해지는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당장 알 수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미간의 전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보며 세심히 분석하면서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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