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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다시 논의 되어야할 북한응원단파견문제

by 전선에서 2014. 9. 3.
북한응원단파견문제, 다시 논의될 수 없는가?
<논평>북한응원단에 대한 기대를 접지 못하게 하는 몇가지 지점들



 

" 참으로 유감이다"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응원단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거의 대부분의 반응은 그랬다. 한결같이 다들 아쉬워했다.

 

안타깝게 무산된 북한응원단 파견 

 

가장 먼저 반응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표명했던 곳은 인천시였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관주체다웠다.

여야정치권에서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한 목소리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다. 모든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만을 일삼아 왔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북한응원단 사안에서 일치된 의견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 신선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북한의 응원단파견불가 입장이 확인된 것은 지난 달 29일이었다. 북한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선중앙TV에 출연해서 그렇게 밝힌 것이었다. 손 부위원장은 방송에서 우리 측이 자신들에게 응원단과 관련 대남정치 공작과 남남갈등 조성을 운운하며 험담을 했고, 응원단 규모와 공화국기의 크기, 체류 비용 등을 문제 삼았다는 것을 파견불가 이유로 설명했다.

 

사람들은 탄식을 흘렸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남북 사이에 조성되어있는 반목과 질시 즉 대립의 생생함을 사람들은 그 뉴스에서 확인해야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그것에서 지켜보았던 것은 북한응원단문제가 스포츠영역에서 억지로 끌려나와 정치적 문제로 색깔이 입혀져 사정 없이 난도질당하는 모습 그것이었다. 물론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그 징후를 보았던 것이다.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결국  북한응원단파견문제는 없었던 일로 되고 말았다. 그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그러나 그 정반대편에 또 다른 현실이 그만큼의 무게로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북한응원단파견문제를 아직까지는 완전하게 무산된 문제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인천시의 입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달 29일자 <일간경기>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북한의 응원단파견철회방침에 대해 유감스럽다면서도 대회 개막 전까지 정부와 북한이 협상을 통해 전향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것이다.

 

새정치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정애 대변인이 같은 날 국회에서 가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남북 모두 한 발짝 물러나 전향적인 입장에서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가 재논의되기 바란다" "정부는 북한 응원단 파견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위원장인 같은 당 박주선 의원도 보도자료에서 "응원단 방문이 무산된 것은 정부의 '기싸움'식 대화 방법 탓"이라며 "체육문화 교류 등을 활성화해 화해협력의 물꼬를 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응원단파견문제를 아직까지는 완전하게 무산된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과 관련하여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일본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였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남측은 아량을 보여야 한다"

지난 1 '메아리' 코너에 실린 '미녀군단'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참으로 유감이다"고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한 말이다.

물론 비난이 주요 기조이기는 했다. <조선신보> "북의 미녀군단이 그렇게 무서운가"라며 "이는 정권의 정통성에서도 그렇고 정신문화적으로도 남측 보수지배층의 대북열등감의 가련한 고백"이라고 비꼬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신보>가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문제에서 우리정부에게 아량을 촉구했다는 것은 단순히 볼 문제가 아니다. 그냥 치나칠 문제도 아니다. <조선신보>가 북한 의중을 잘 대변해오고 있는 언론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북한이 마치 우리정부에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전향적인 의사를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기사였다. 물론 과도하거나 주관적인 해석일 수도 있다. 기대를 작용시킨 결과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답은 인천아시안게임 슬로건인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에

 

북한응원단파견문제를 무산된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시민사회진영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응원단 파견이 된다면 남북공동응원단을 꾸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터라 더 그랬다.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을 발표하는 것 등을 통해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반발을 하면서도 우리정부에 재고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 활동 중에는 특별히 주목을 끌만한 것들이 있기도 했다.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가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최근 심양에서 북한의 6.15공동선언 실천 북남측위원회와 응원단 문제 등을 가지고 접촉한 것이 그것이다. 통일부로부터 허락을 받지 못한 채 단행된 행보라 아직까지 그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를 비롯해 야당과 시민사회진영의 이러한 모든 입장과 활동들은 북한 응원단 파견이 남북사이의 스포츠 교류사업에서 뿐 만 아니라 온 겨레가 벌려나가야할 통일운동에 기여한 것이 크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북한응원단의 방남은 세 차례나 된다. 그때마다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는 과정이기도 했다. 종국적으로는 남북관계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행보였다.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참석차 방미를 하는 일정이 확정된 가운데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의 유럽행보가 이미 첫발을 뗀 상태이다. 북미대화의 흐름을 조성시킬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불러오는 정세들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벌이는 와중에 우리정부가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그에 대해 아직까지는 부정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는 것도 염두해 볼 일이다.

 

거두절미하고 인천아시안게임이 확정해 발표한 슬로건에만 집중해도 좋은 답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슬로건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돋보이는 슬로건이다. 그 슬로건에는 북한응원단과 함께 남북이 서로를 응원하며 남과 북이 한 동포 한겨레임을 아시아를 뛰어 넘어 전 세계에 전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이 그 기저에 흐르고 있다.

북한응원단이 오고 여기에 시민사회진영이 준비하고 있는 계획에 따라 공동응원전이 펼쳐진다면 그것은 바로 '평화의 숨결'이 된다.

<조선신보>가 우리정부에게 아량을 보일 것을 주문한 것을 주목해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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