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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련포온실농장

by 전선에서 2022. 10. 26.

<련포온실농장>

권말선

알로록달로록 늘어선 집들은
동화 속 꿈의 마을인 듯
드넓게 펼쳐진 농장은
반짝이는 물결, 수평선인 듯

함경남도 바닷가에 마련된
<련포온실농장>
지도위에 손 펼쳐보니
얼마 전 가 보았던
철원에서 딱 한 뼘 거리
멀지 않구나
참 가깝구나

아침마다 출근하는
농장원 마음 얼마나 뿌듯할까?
농자천하지대본
그걸 알아주는 이들을 위한
기꺼운 수고는
저녁마다 퇴근하는
농장원 발걸음 얼마나 신날까?
나라에서 지어준 예쁜 집이
두 팔 벌려 안아주는
벅찬 기쁨은

군인들이 지었다지
그래서 저리 반듯한가
전투기 비행장 자리였다지
그래서 저리 드넓은가
줄 맞춰 늘어선 농장에서 자란
배추, 피망, 오이, 호박, 고추…
인민들 밥상에 오를 때
고마움의 눈물 또 얼마일까
보람찬 울먹임 또 얼마일까

어느 잘 사는 나라라고
어느 대기업이라고
어느 대부호라고
‘수출’이나 ‘판매’, ‘이윤’ 아닌
“인민을 위한 남새 보장” 위해
과연 선뜻 지을 수 있으랴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으랴
어느 먼 남의 나라 얘기였으면
배도 좀 아프고 속도 좀 쓰렸겠지만
하나의 땅덩이를 딛고
한 하늘을 이고 사는
내 동포들이 누리는 복
내 동포들이 안은 기쁨
내 일인 듯 벅차고 자랑스러워

그저 잠시 그려보기는
머잖은 날, 좋은 날에
<련포온실농장>
오이, 호박, 고추, 가지 곁에
남녘의 갖가지 채소들도
옹기종기 씨 뿌려보았으면
찬 동해바람도 거뜬히 막아주는
따스한 온실 속에서 
남녘 채소들도 넘실넘실
함께 어울려 자라났으면
그리하여 또 어느 복된 날
남새와 채소의 끝없는 합창
온 땅 가득 울려퍼지는 걸
곁에서 생생히 들어보았으면
참말로 좀 그리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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