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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뭉게구름 피는 날엔

by 전선에서 2014. 3. 19.

뭉게구름 피는 날엔



                                    권말선




강가 빨래터에서
다정한 언니랑
거머리잡기 빨래하기
나물씻기 머리감기
조잘조잘 재미나게 지내다가
언니는 공장으로 떠나가 버리고

명절날만 볼 수 있는
울언니 너무 그리워
하늘보며 울 때
뭉실뭉실 뭉게구름
가득 피는 그 모습
어찌나 반갑던지

구름 속 저 너머에
울언니 날 기다리며
빨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며 좋아했지
비누거품 뭉글뭉글
커다랗게 만들면서

길다란 사다리 타고 올라가
휘휘 커다랗게 두 팔 저어
흰거품 다 걷어내면
그립던 언니 거기서
나를 보며 환히
웃어 줄 것 같았는데

지금도 가끔
뭉게구름 뭉실뭉실
하얗게 피어날 땐
저 구름 다 걷어내면
어린 날의 다정한
언니 얼굴 볼 것 같아

하늘향해 휘휘
커다랗게
팔 저어 보곤 하지

 

 

201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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