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몽상
권말선
넓은 창을 보면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창 밖을 바라보고 싶어
어두운 밤
달빛만 희끔하고
띄엄띄엄 늘어선 나무도
굳은 듯 멈춰있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풍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봤으면
비오는 날
창으로 주룩주룩 빗물 흐르는
그 모습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어
첫사랑과 찻집에 마주 앉던 날
창가를 두드리던 비
눈물같은 비가 끝없이 흘러줬으면
어제처럼 또
저녁이 어스름 내리는데
벽을 가득 채운 유리창
밖으로 마음이 달아나
눈길을 거두어도 자꾸만
창 밖 어딘가를 서성이게 돼
아직도 마음은 서성이나봐
넓은 창을 보면
그 곁에 정물처럼 앉아
하염없이 창 밖
바라보고만 싶어
2012-02-05
'시::권말선 > 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에게 (0) | 2014.03.19 |
---|---|
푸른숲의 주인들 (0) | 2014.03.19 |
뭉게구름 피는 날엔 (0) | 2014.03.19 |
까치집 우리집 (0) | 2014.03.19 |
저 찬란한 별 (0) | 2014.03.19 |
내가 살고 싶은 집 (1) | 2014.03.19 |
세 살 규민이 (0) | 2014.03.19 |
[시] 풍명실업고등학교 (52) | 2014.03.19 |
낮새 밤쥐 (1) | 2014.03.19 |
어느 잠 못 드는 밤에 (0) | 2014.03.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