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창 선생님 댁 가는 길
- 93세 생신 축시
권말선
애국지사들 넋이 머무시는
효창공원 그 곁을 지나
권오창 선생님 댁 가는 길
계절은 아직 겨울이라도
이제 곧 봄, 봄이 올 거라고
지붕 위 태양 햇살은 웃으시네
오르막에서 오르막 잇는
수많은 보도블록들은
우리 선생님 살아오신
민족 민주 애국의 세월인가
자동차길과 자동차길 사이
성급히 넘나드는 경적은
자주 통일 반미의 걸음마다
막아서던 무자비한 경고음인가
93세 우리 선생님
걸어오신 생애 어느 하루
고요한 평탄의 날은 없었다고
이 길이 말해주는가
오르막길 다 올라 만나는
<민주유공자의 집>
깊은 의미 어린 자그만 문패가
호흡도 옷매무새도 고쳐주네
문을 잠그지 않으시는 깊은 뜻은
혹 그리운 옛 동지 오실세라
보고픈 후배 동지들이, 어쩌면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문득 오실세라
환하게 웃어 맞아주시는 우리 선생님
구구비 모진 역사 다 끌안고
걷다 걷다 그만 한 몸이 되셨는가
사랑하다 사랑하다 끝내 닮아버린
갈라지고 휘어진 반도 땅 같으신
선생님, 선생님, 권오창 선생님!
뵐 때마다 드리는 마음속 다짐은
'미국놈 몰아내고 적폐도 물리치고
우리 민족 하나되어 손 맞잡을 날
그날을 위해 그날만 위해 살라시던
선생님의 당부 그대로 살겠습니다
파인 권오창 선생님
뒤를 따라, 따라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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