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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부품들

by 자주통일연구소 2025. 12. 26.

부품들

권말선


부품1이 산재로 쉴 때
부품2가 끼워졌다, 그 자리에
부품3이 산재로 쉴 때
부품4가 끼워졌다, 그 자리에

"사람을 더 보내주세요!"
"아니요, 사람은 없습니다."

부품들은 주 6일씩 일해야 했다
부품2가 몸살이 났다
부품4도 몸살이 났다
다른 곳에서 일하던 부품5와 6이
잠시 끼워졌다 제자리로 갔다를 반복하며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쳐야 했다

부품1이 산재를 끝내고 출근했다
아직 절룩거리며 일했다
부품2와 부품4가 약을 먹으며 일했다
쉬는 날만 꼽으며 일했다
다들 부품3의 복귀를 기다리며 일했다
다치지 말자고 속 졸이며 일했다


자본가들은 부품 취급하지만 유쾌한 순간들을 즐기며 씩씩하게 일하는 우리는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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