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시::권말선

[시] 열두 해, 아가에게

by 자주통일연구소 2026. 4. 13.

열두 해, 아가에게

 권말선
 
쾅!
바다 건너 멀리서 몰아친
IMF 경제한파
그 쓰나미 속에서도
웃을 수 있게 해 준
동글하고 보들하고 순한
아가,
가없는 기쁨이던 너는
 
쾅!
2014년 그날 그 바다
수학여행 떠난 배 안에서
네가 들었다던 그 소리
해류를 거스르며 배로 덤벼든
정체를 가린 검은 불청객
아가, 
너는 결국 그를 보았는지

4월은 4월에만 있지 않고
무시로 쾅 쾅 가슴 때리는데
왜 세월호만 출항했는지
왜 세월호는 가라앉았는지
왜 가만히 있으라 했는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그날 그 바다 세월호 아래
헤엄쳐 다니던 잠수함들은
정녕 고백할 그 무엇도 없는지
드러난 것도 억지로 가리면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이제 다 끝났으니
그만 입을 다물자 우기는
세월호 열두 번째 참사

아가, 그러니 우리가 틀렸구나
IMF 극복한 나라라 자부했건만
너를 잃고 깨닫는 현실이란
여행도 놀이도 안전하지 못한 나라
자식 잃고 항변도 못하는 나라
모순과 모순이 뒤엉킨 나라
미욱한 어른들이 넘치는 나라
그리하여 여전히
미안하다, 미안하다

할 말 다 하는 야무진 숙녀로
등 넓고 눈빛 당찬 청년으로
지금쯤 그리 자랐을
아가,
열두 해 지나올수록
바다는 그리움은
더 깊고 더 짜구나

돌아오렴....(c) 권말선

'시::권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오월 꽃밥  (0) 2026.05.12
[시] 꺼지지 않는 불꽃  (0) 2026.04.25
[시] 나무  (0) 2026.04.24
[시] CU 앞에 멈춤  (0) 2026.04.24
[시] 바퀴벌레를 때려잡자  (1) 2026.04.17
[시] 사월의 첫자리  (0) 2026.04.01
[시] 촛불답게! 주권자답게!  (0) 2026.03.26
[시] 권오창 선생님 댁 가는 길  (0) 2026.03.26
[시] 어머니 꿈을 꾸고  (0) 2026.03.21
[시] 태우십시오, 그 초가삼간  (0) 2026.03.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