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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광장은 우리의 힘 광장은 우리의 힘권말선너무도 선명해서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민주주의 세워 놓고 마구 총질해댄내란수괴 윤석열을그래, 이참에 다 뿌리뽑자 싶었다제 세상이다 싶어 설치는극우세력과 내란동조 국힘당여기저기 뿌리내린 암적 존재들까지역사청산 제대로 하자 싶었다 빙산의 일각이라 했던가보이는 건 전부가 아니라고생각보다 그들은 더 넓고 촘촘하다생각지 못한 그곳에도 그들이 있다윤석열 뒤에서 김건희 주변에서언론 군부 검찰 정부 그 안에서내란은 아직 스러지지 않은 채이무기 망상처럼 불안스레 꿈틀댄다 일을 하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밥을 먹다가도자칫 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까혹시나 저들이 또 발광하지 않을까나약해진 우군이 타협하지 않을까각성이 소스라치게 벌떡 일어나신경을 마구 두드려 댈 때생각나는 곳은 오직 광장가야할 곳은 오.. 2025. 1. 8.
[시] 다시 깃을 펼쳐 다시 깃을 펼쳐권말선생과 사는 왜 이다지도한 치 빈틈 없이 단호하게다른 세계 다른 영역인가꼭 그래야만 하는가강물이 한 줄기로 엉켜 흐르듯생사도 함께일 수는 없는가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다시는 느낄 수 없는공간 너머 알 수 없는건너지 못할 아득함이토록 가혹해야만 하는가고통은 파동에 실려끝 간 데 없이 번지는데생과 사는 왜 서로넘볼 수도 오갈 수도 없는가왜 그래야 하는가울음으로도 세월로도다독일 수 없는 슬픔사랑이여 내 사랑이여이별이란 말 따위 흙먼지 털듯 툭툭 털어내고 어서 다시 깃을 펼쳐이리로 날아오려무나사랑이여 어여쁜 내 사랑이여 2025. 1. 1.
[시] 총알받이 총알받이- 촛불풍물단 '마마'님의 소회를 받아 적다권말선아들아계엄이터졌단다비상계엄이그염병할인간이드디어미쳤나보다얼렁국회로가야것다사람들이거기로모이고있단다넌집에있거라나오지말어총소리가나도모른척해국회앞에서총맞아죽은사람있다고해도당장은엄마를찾지말어괜히빨갱이자식이란소리들으면어쩌냐너까지잡혀가면어쩌냐나중에나중에엄마가영집에안돌아오면나중에실종자신고나해놔라급히택시잡아타고국회로가는데다리못건너길은막히고걸어서라도가자싶어한강다리건너는데웬젊은사람들이이렇게나많이듣자하니국회로간다고아니젊은너들이거길왜장갑차가깔리고헬기가떴다는데군인들이총을잡았다는데새파란너희들이어쩔라고거길나이많은우리가가면되는데광주에서살아난목숨여태죄스런마음으로살아왔는데그때그총소리아직도들리는데그한오늘에나씻을라고살만치산목숨이제사총알받이라도할라는데젊은너들이어쩔라고이다리를건넌다냐 어머니,.. 2024. 12. 23.
[시] 흥으로 이겼노라 흥으로 이겼노라- 촛불풍물단 헌정시권말선"찬성 204표!" 국회의장 방망이 세 번 다 때리기도 전에우리는 들었노라꽹과리 먼저 일어나 승리를 고하는 소리깨갱깽갱갱그 작은 동그라미에서 시작된 것은덩실 춤 마음껏 춰 보자는 신호환호를 내뱉으라는 허락눈물 웃음 모두 다 쏟자꾸나풍물소리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강강술래, 아리아리랑여기저기 동그라미 어우러져흥겹구나 소중한 승리로구나정으로 의지하며 다져온 시간우리가 오늘의 독립군이라며오랜 세월을 두고 빼앗겨 왔던마지막 한 방울 민중의 피까지다 기억하고 함께 승리하자는가락마다 어린것은 다짐이었다촛불풍물단 가는 길 마다들썩이며 함께 춤추던 시민들흥에 겨워 주고받던 환한 웃음들감히 누가 우리를 막아 세우랴감히 누가 우리 손에서 채를 앗으랴바짝 마른 가죽 온몸으로 때려고요에 젖.. 2024. 12. 21.
[시] 폭설, 그 후 폭설, 그 후권말선목숨까지 위협하며 퍼부었던 폭설산비탈 응달에만 희끗 남았을 즈음살기 앞세운 계엄 폭설처럼 쏟아졌다요망한 것들의 사악한 반란으로오천만 생가슴은 물론이고지난날 이 땅의 목숨이었던어여쁜 산과 강, 작은 길거기 깃든 나무와 풀과 돌하늘에 의지한 별들까지도그만 옛 기억에 움푹찔리고 말았다제 아무리 두꺼운 폭설이라도설령 넘어지고 미끄러진대도아파하고 때론 웃어가며쓸고 밟고 던지고 굴리다 보면결국엔 다 사그라지고 말듯계엄이라는 검은 폭설도 그렇게 없애려던 것일까선뜻 그 속으로 뛰어든 이들은아아, 두려움 대신 발랄한 저항으로아아, 주저함 대신 흥겨운 분노로밀어버렸다, 저 반란 따위 막아버렸다, 아주 단숨에사랑, 아니겠는가나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들을 향한예의, 아니겠는가먼저 가신 이들의 뜨거운 목숨에.. 2024. 12. 21.
[시] 윤석열의 북한타령 윤석열의 북한타령권말선북한이 우크라이나에 참전했다 우리도 파병하자 북한이 촛불집회를 지령했다 간첩을 잡아라 야당은 종북, 반국가세력이다 비상계엄이다 북한이 국회에 침투했다 군대는 집결하라 수시로 필요때마다 꺼내는쉰내나는 거짓말북한이 어쩌구저쩌구 북한이 저쩌구어쩌구 북한이 저쩌구저쩌구 북한이 북한이 북한이(2024. 12. 5.)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409233?ntype=RANKING 2024. 12. 10.
[시] 싸락눈 싸락눈 - 그날 밤 싸락눈이 날렸다 권말선 눈 축에도 못 끼는 싸락눈 겨울을 핑계로 늦은 밤 틈타 날린다마는 차창에 부딪기도 전에 제 풀에 녹아 없어진다 누가 용납하랴 저 싸락눈 같은 한 줌도 못 되는 것들의 비상계엄 따위 망동을 인간 축에도 못 끼는 대통령 참, 같지도 않은 놈의 하룻밤 춘몽, 눈 깜짝할 사이, 그보다 짧게 끝난 야욕 감히 준엄한 민중의 가슴에 꽂으려던 칼, 날 거대한 분노에 먼저 닿아 꺾였다 너에게로 돌려졌다 2024. 12. 10.
[시] 국힘당에게 명령한다 국힘당에게 명령한다 권말선 국민의 편에 서서 반란수괴 윤석열을 끌어내릴 여덟 명의 국회의원이 너희에겐 없느냐 팔십 명도 아니고 단지 여덟 명이! 평소 너희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았다 국민의 대표라는 자부심, 사명 아닌 권력만 좇아 사는 너희 정체 알기에 민생 대신 제 밥그릇 먼저 계산하는 너희 물욕 숱하게 봐 왔기에 말로는 국민국민, 당 이름도 당 그러나 언제나 국민은 뒷전인 채 국민을 팔아 제 배를 불려 온 너희 행태 어제오늘 아니기에 그러니 오늘 너희 당에서 저런  무지막지한 괴물이 나온 게 아니냐 그 모든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절박한 위기 앞에서 너희에게 묻는다 민의의 전당이 군홧발에 짓밟힌 작금의 사태 의원들이 국회담 넘어 계엄을 막아내고 애국 시민이 군대의 총부리 앞에 서 있고 나라의 경.. 2024. 12. 9.
[시] 내어 달아 맺고 풀어 내어 달아 맺고 풀어 - 촛불풍물단 2주년 자축시권말선 서쪽 하늘 멀리서 덩치 큰 구름이 찌푸린 얼굴로 우릴 맞으며 굵은 밧줄로 감아 끌어당기듯 하던 어느 날의 행진을 기억하시는가 긴 시간 애태우며 기다렸다는 듯 회초리처럼 따갑게 볼을 때리던 거인의 서러운 눈물 같은 빗방울도 기억하시는가, 그대 꽹과리 첫 음으로 숭례문을 열었지 종로에서 녹두장군 전봉준 뵈오며  해방까지 달려가리라 굳게 다짐했지 아마 그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안국 지날 무렵 가락은 더 거세졌고 똬리 틀고 앉은 저 미국, 일본 향해 제국의 독기 다 깨버릴 듯 몰아쳤지 아아, 광화문! 그 광장으로 향할 때 구름은 더 큰 비를 뿌려댔고 우리들은 끝까지 기억하자던 4.16 약속 앞에 적폐를 청산하자던 촛불의 약속 앞에 기꺼이 비장 다 드러내.. 2024. 10. 6.
[시] 돌탑 돌탑권말선저녁이 내리고도 한참이니저린 다리를 펴고이제 그만 일어서자너와 둘이서 소소하나 보암직한그런 돌탑 하나 쌓고 싶었나 보다가난한 너와 내가 만나마음 모아 만드는 무엇그거 하나 가지고 싶었나 보다평평하고 동그랗게 바닥을 다지고오며 가며 하나씩 쌓아 올리는 동안우리들 사연 다소곳 깃들딱 우리 키만큼의 그런 돌탑 하나한 입 베먹다 말고 놓고 간아이스크림처럼녹아내린 탑 앞에 쪼그려 앉아아무렇게나 쏟아진 물음표들만이리저리 만져보다가아이스크림처럼 무너진 채로 두고 가자고그러자고 한다내려앉은 어둠 위로 달이 오르고따라오던 그림자 간간 뒤돌아봐도괜찮다, 괜찮다 달래며 절뚝 걷는다아침이 올 게다또 저녁이 또 아침이날이 흐를 게다잊었다 잊었다 나는 잊었다며그냥 걸을 게다먼 먼 언젠가 순한 풀꽃 하나거기 깃들라 2024. 9. 4.
[시] 쇠말뚝 쇠말뚝권말선조선에서 더는 인재가 나지 말라고땅은 병들고 넋은 사라지라고반도 땅 혈맥마다 뼈마디마다호랑 정기 끊으려 박아 넣은일제 쇠말뚝뿌리 한 줄 못 가진 저 흉물다 뽑아 내던졌더니 패망 후에도 침략 야욕 못 버리고뿌리도 내리고 줄기도 뻗으라고이젠 아예 다른 것을 심었구나인간 쇠말뚝대학교수로, 언론인으로종교인으로, 국회의원으로여기저기 촘촘히도 박아두었구나장관, 정부 요직, 대통령까지도!쇠말뚝 뽑히지 말라고 유황, 시멘트 들이부었지인간 쇠말뚝엔 제국의 돈과 권력 쏟아부었겠지그저 부리기 좋은 종놈 신세인 줄 모르고민족을 배반한 쓰레기 된 줄 모르고독도도 역사도 주권도 민족 자존심도제국의 품에 다 갖다 바치고 있구나그러나 우리는 침략에 순응하지 않았고쇠말뚝에 항일의 혼 다치지도 않았다오히려 더 강해졌고 더 영.. 2024. 9. 1.
[시] 반역의 무리여 눈을 감아라 반역의 무리여 눈을 감아라 권말선 “독립군들을 모두 죽이고 불태우고 빼앗자!”며미쳐 날뛰던 일본 앞잡이 간도특설대가 있었지“일본의 식민지배가 영원할 줄 알았다.”던기회주의에 절은 반민족의 혓바닥도 있었지“아가야, 너는 아세아의 아들, 대왕의 용사”라며파리한 죽음 속으로 등 떠밀던 인면수심도 있었지세월 속에 묻힌 줄 알았으나부끄러움 뒤에 숨은 줄 알았으나생각해 보니 저들은 단 한 번도반성한 적 없었지 부끄럼도 몰랐지단 한 놈도 갇힌 적도 빼앗긴 적도 없었지어쩌면 우리가 방심했을 때부터였을까그래서 어쩌면 우리를 만만하게 보았을까지금 또다시 제국의 충실한 앞잡이로 살아난 것은독립기념관에 버젓이 나타나 독립에 대못을 박고사도광산에 강제로 끌려간 아비 영혼에 못질하고성노예로 끌려갔던 어린 가슴에 못질하고독도에 깃.. 2024. 8. 12.
[시] 허공을 딛고 서다 허공을 딛고 서다권말선땅을 잃은 뿌리를 본 적 있는가뿌리의 절반은 땅속에나머지 절반은 허공에맨발 드러낸 채 당황하던 뿌리는어쩔 줄 몰라하다가저와는 반대방향으로 뻗은나뭇가지 올려보며 생각했을 게다맨살 다 드러내고도 두려움 없이 당당히철 따라 잎을 틔우고 꽃과 열매를 맺으려허공을 더듬으며 뻗어 나는 가지그를 보고 뿌리도 결심했을 게다뒹구는 바위를 끌어안기로그렇게라도 무너지지 않아야저 당당한 가지를 받쳐주어야앞으로도 맘껏 허, 공을 수놓을 테니땅속에 안전히 뿌리내렸더라면목도하지 못했을 찬연함이여디딜 땅이 모자라는 두려움 보다붙잡아 버텨주는 절반의 용기와바라보며 끌어안고 의지하며함께 꿈꾸는 동지가 있어다시 우뚝 서는 나무, 나무여 2024. 8. 11.
[시] 까치와 뱀과 밤나무는 몰랐던 이야기 까치와 뱀과 밤나무는 몰랐던 이야기 권말선우리가 마주 보고 앉아 웃던 날에 그녀는 창밖만 보면 까치를 찾았고 까치처럼 볼록 퉁기는 목소리로 어, 까치가 새로 집 짓는다 어, 오늘은 까치가 세 마리네 저 까치 두 마리 서로 싸운다 고 조잘댔지, 까치 까치 까치 그랬지 우리가 마주 앉아서도 웃지 못할 때 나는 창밖을 무심코 바라보다 어제 밤비에 논과 논 사이 도랑물 콸콸 불어난 걸 새삼 놀라워하며 저 물에 뱀 몇 마리 떠내려가겠네 며칠 새 도랑 다시 홀쭉해졌을 땐 뱀 몇 마리 젖은 풀숲 슥슥 헤치겠네 뱀 이야기 속으로만 뱀 뱀 거렸지 둘이 철부지처럼 좋아라 웃던 날에 창밖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났고 놓친 접시 조각에 베인 듯 아플 땐 봄 지나 또 여름이었지 남이야 상처로 쓰리건 말건 까치는 뱀은 풀꽃, 밤나.. 2024. 7. 31.
[시] 백정 백정권말선여덟 시간 내내 고기를 썬다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 뭉치 지방은 적당히 발라내고 살코기 붉음이 돋보이도록 자른다 썬다 휘두른다제법 능숙해지는 칼질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칼과 손은 이미 하나다 칼날 둔해지면 야스리 움켜잡고 날을 간다, 앞뒤로 슥 삭 슥 삭 살점마다 허옇게 들러붙은 기름덩이칼 끝 얹기만 해도 단박에 떨어지게살코기 콱 물고 버틴 뼈다구살짝 힘만 주어도 금세 발라내게바짝 간다, 세운다 칼날, 휘두를 준비가 됐다 어쩌면 전생에 백정이었을까 등판 넓고 피부 거무스름한 사내 남이 정한 신분쯤은 무시하고 제가 닦은 눈빛만은 쨍한 그런 탐관오리 수탈도 양반네 멸시도호시탐탐 집적대던 왜놈도 양놈도움켜쥔 칼 잘 세워진 날로 죄 발라내던 솜씨 좋은 그런 백정이면서 의적 때론 의병이었을까 긴 세월 슬었.. 2024. 7. 13.